태풍 '마이삭'의 위력. (사진=연합뉴스)
제9호 태풍 '마이삭'이 몰고 온 강풍과 집중호우의 영향으로 원전 운영이 중단되거나 주택침수, 정전 등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부산을 강타한 태풍 '마이삭'의 영향으로 원전 4기 운영이 중단됐다. 한국수력원자력은 "3일 새벽 운영 중이던 고리 3, 4호기, 신고리 1, 2호기의 원자로가 정지됐다"고 밝혔다.
부산에서는 또 태풍으로 첫 사망자가 발생했다. 3일 새벽 1시 35분께 부산 사하구 한 아파트에서 60대 여성 A씨가 베란다 창문에 테이프 작업을 하던 중 유리가 갑자기 깨졌다.
이 사고로 A씨가 왼속목과 오른쪽 팔뚝이 베이면서 많은 피를 흘려 병원으로 급히 이송돼 치료를 받았지만 숨졌다.
고리원전. (사진=연합뉴스)
해운대구 한 편의점 앞에서 강풍에 흔들리는 아이스크림 냉장고를 붙잡던 60대 남성은 냉장고가 쓰러지는 바람에 깔려 기절했다가 구조됐다.
제주에서는 지역별로 최대 1000㎜ 이상 많은 비가 내렸다. 폭우에 만조 현상이 겹쳐 해안 부근 마을인 제주시 삼도 119센터 인근 저지대 마을이 침수됐다. 우도면 천진항도 물에 잠겼다.
제주시 외도동에서는 도심권 하천인 월대천이 위험수위에 도달해 주민 90여 명에 대한 대피령이 내려졌다.
서귀포시 중산간서로 색달 구간에서 버스 등 차량 8대가 침수된 채 한 때 고립되기도 했다.
2일 태풍 '마이삭'의 북상으로 강풍이 불면서, 부산의 한 상점 간판이 추락한 모습. (사진=부산 소방본부 제공)
역대 7위 강풍에 고압선 등이 끊어지면서 정전도 잇따랐다. 전국 6만4000가구가 정전으로 큰 불편을 겪었다.
순간 초속 46.6m(통영 매물도 기준)에 달하는 강한 비바람을 동반한 '마이삭'으로 통영, 창원 등 8개 시군에서만 2만514가구가 정전됐다.
또 경남 진해에서는 아파트 창문 유리가 깨지는가 하면, 간판과 외벽 패널이 강풍에 이기지 못하고 떨어져 나가기도 했다. 부산 동구 수정동 교차로에는 가건물 형태의 이동식 집이 도로에 나뒹굴기도 했다.
태풍이 휩쓸고 지나간 곳곳에 나무가 뿌리 채 뽑히고 간판이 떨어져 나가거나 건물 외벽이 뜯겨나가는 피해가 발생했다.
2일 오후 태풍 '마이삭'의 북상으로 많은 비가 내리면서 강원 강릉시내 차량들이 침수된 도로에서 서행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마이삭'의 영향으로 강원 영동 북부지역도 주택과 차량, 도로 침수피해가 발생했다. 이 지역은 동해안을 중심으로 시간당 30~70㎜의 많은 비가 쏟아졌다.
강한 비바람의 영향으로 국내선 여객기 대부분이 결항됐고 열차도 일부 구간이 통제됐다. 뱃길도 상당부분 막혔다.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2일 전국 공항에서 출발하는 국내선 항공기 가운데 모두 437편이 결항했다.
공항별로 보면 제주공항에서 출발하는 항공편 180편이 취소됐다. 또 김포공항에서 출발하는 149편도 취소됐다.
열차 운행도 중단되거나 차질을 빚었다. 부산~김해 경전철은 2일 밤 9시 37분부터 운행을 조기 종료했고, 부산도시철도 3호선 대저~구포역 구간에서는 초속 27m에 달하는 강풍 탓에 전동차가 거북이 운행을 했다.
코레일은 경부선 열차 5편의 부산역~동대구역 구간 운행을 중지하기로 했고 동해선은 전동열차 6편의 부전역~일광역 운행이 중지된다.
제9호 태풍 '마이삭'이 한반도를 향해 북상하고 있는 2일 오전 서울 김포공항 국내선청사 항공기 출발 안내판에 결항이 표시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또 강릉과 울릉도, 독도를 잇는 항로를 비롯해 전국 103개 여객선 항로 가운데 70개가 통제됐다.
'마이삭'은 2003년 사망·실종 등 인명피해 131명과 재산피해 4조2천억원을 낸 태풍 '매미'와 경로와 강도가 비슷한 것으로 분석된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태풍 피해가 우려됨에 따라 공공·민간기관에 출·퇴근과 등·하교 시간을 조정해 줄 것을 요청했다.
앞서 중대본은 태풍 위기경보를 최고 단계인 '심각'으로 격상하고 중대본 비상대응 수위도 가장 높은 3단계를 발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