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의원(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한 2차 긴급재난지원금을 둘러싸고 여당 주요 인사들의 의견이 분분하다. 더불어민주당의 당권과 차기 대권을 모두 노리고 있는 이낙연 의원은 '선별적 지급'을 주장한 반면 다른 당권 주자들과 대선 잠룡들은 일제히 '100% 지급'을 외치고 있어 묘한 전선이 형성되고 있다.
◇이낙연 "차등" vs 김부겸·박주민·이재명 "전국민"이낙연 의원은 상대적으로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계층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는 차등 지원을 강조하고 있다.
이 의원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방역이 시급한 만큼 지금이 재난지원금 지급 여부를 결정할 때는 아니라면서도 지급 방식에 대해서는 "어려운 분들을 더 두텁게 돕는 차등 지원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반면 이 의원과 당권을 두고 경쟁 중인 김부겸 전 의원과 박주민 의원은 모두 100% 지급이 맞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 전 의원은 25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전 국민들에게 지급을 하고 그 대신 고소득자들에게는 연말정산이나 소득 신고 때 환수하는 방법을 택해야 한다"고 밝혔으며, 이후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제가 생각하는 첫째 원칙은 보편적 지급이다. 100% 다 드릴 수밖에 없다"고 거듭 같은 입장임을 강조했다.
박 의원도 입장문을 통해 "통계청 '2020년 2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 등에 따르면 모든 소득분위의 근로·사업 소득이 감소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2차 재난지원금의 지급대상은 전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원칙적으로 맞다"고 밝혔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여권 대선주자 1위를 기록 중인 이재명 경기도지사도 2차 재난지원금 선별 지급 주장에 대해 "이 주장은 재난지원금의 성격을 오해한 것"이라며 헌법상으로도 평등원칙에 위반되지 않으려면 전국민 지급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왼쪽부터 이재명 경기도지사,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전 의원, 박주민 의원(사진=자료사진)
◇잠시 언급됐던 '반낙(反 이낙연)연대' 재난지원금으로 재현되나국회의원들을 포함한 당내의 여러 인사들이 전국민 지급과 선별 지급을 두고 갑론을박을 펼치고 있지만 당권·대권 주자들만 놓고 보면 '이낙연 대 다른 주자들'로 정리된 모습이다.
당 전략기획위원장인 진성준 의원, 당 최고위원 경선에 출마한 신동근 의원과 이원욱 의원 등도 이 의원과 같이 선별적 지급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개진했지만 당권·대권 주자급에서는 이 의원이 유일하다.
때문에 당내 일각에선 당대표 경선 초기에 잠시 언급됐던 '반낙(반이낙연) 연대'가 재난지원금 지급방식을 계기로 다시 부활하는 것 아니냐는 설익은 전망이 나오기 시작했다.
전당대회는 29일로 마무리되지만 차기 대선 출마 가능성이 열려 있는 김 전 의원과 이 지사의 경우 최근 지지율이 다소 하락했음에도 여전히 무시할 수 없는 '대세'로 평가되는 이 의원을 흔들기 위해서는 이러한 차별점을 함께 공략하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내년도 재·보궐 선거에서 서울시장 후보에 도전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박 의원의 경우도 정책적 차별화와 존재감 부각을 위한 전략적 제휴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한 당권후보 캠프 관계자는 "함께 손을 잡고 실질적인 연합전선을 구성하자는 논의는 없었지만 각자 이 의원과 견해가 다른 부분을 강조하면 자연스레 어느 정도의 압박이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