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경제부총리가 24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을 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4차 추경과 2차 재난지원금을 두고 야당이 정부와 여당의 등을 거듭 떠미는 모습이다.
정부는 2차 재난지원금을 포함한 4차 추경은 100% 국채 발행에 의존해야 하고, 공무원 임금 일부 삭감도 쓸 카드가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
재정 악화를 우려한 당정이 머뭇거리며 일단 방역이 급선무라는 신중론을 편 사이 소득 하위 50% 선별 지급과 전국민 지원 등 방식을 두고 정치권의 판단도 엇갈린다.
◇ 정부 "앞으로 지원금 주면 100% 국채 발행에 의존할 수밖에"
24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정부가 밝힌 2차 재난지원금에 대한 입장은 "구체적인 논의에 들어가지 않았다. 방역 상황을 더 지켜보고 판단하자"는 것이다.
빚을 내야 한다는 게 머뭇거릴 수밖에 없는 이유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국회 예결위에서 "앞으로 지원금을 주게 되면 100% 국채 발행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미 3차례 추경으로 쓸 만한 카드는 다 썼다는 것이다.
1차 재난지원금 지급 당시 정부는 기존에 책정된 예산을 구조조정 해 10조원 이상을 매꿨다. 14조원 이상이 지급되면서 정부가 12조2천억원을 담당했는데, 국채발행을 최소화하려는 조치였다.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의원이 "추가적인 지출 구조조정을 할 수 있는 여지가 없느냐"고 묻자, 홍남기 부총리는 "1차 추경 때도 했고 2차도 그렇고 3차도 마찬가지였다"며 "25조원 정도의 추가 구조조정을 했고, 남아있는 기간과 예산이 별로 남아있지 않아 한계가 있다. 구조조정 할 수 있는 사업은 사실상 거의 다 했다고 저희는 판단한다"고 답했다.
홍 부총리는 그러면서 "2차 재난지원금은 1차 때와 같은 형태로 이뤄지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24일 오전 국회에서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가 열리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 통합당, 저소득층·자영업자 등 선별 지급 주장…민주당, 공식 입장은 아직통합당은 그래서 선별적 차등 지급을 제안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당 회의에서 "어차피 정부는 4차 추경을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면서도 "재난지원금을 나눠줄 수 있어도 양극화 문제를 염두에 두고 어디에 집중해야 할지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후 기자들과 만나 "지난번처럼 일률적으로 전국민에게 가구당 100만원 씩 주는 지급은 해서도 안 되고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통합당 코로나19대책특위 신상진 위원장은 전날 "재정에 한도가 있기 때문에 취약계층이나 피해가 가장 큰 저소득층 등에 대한 우선적으로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제조업 종사자분들이 폐업과 생계 위험에 처해 있으니 정부가 먼저 살펴봤으면 좋겠다는 것도 통합당 입장이다.
민주당 일각에서도 소득 하위 50% 지급 등에 관한 주장이 나오지만, 당 공식 입장은 아니다. 이날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는 2차 재난지원금에 관한 언급이 없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 이재명·정의당 "선별 지급은 차별…전국민에 일괄 지급"
반면, 정의당 심상정 대표는 당 회의에서 2차 재난지원금 지급에 대해 "빠를수록 좋다. 하위 50% 선별 지급 같은 소모적 논쟁을 할 시간이 없다"며 "전국민에게 서둘러 일괄적으로 지급하라"고 촉구했다.
선별을 위한 행정비용 낭비, 불필요한 시간 소모, 50% 경계 소득 역전 현상, 낙인효과 등 선별 지급에 따른 부작용이 만만치 않다는 이유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도 "2차 재난지원금 선별 지급 주장은 상위소득 납세자에 대한 불합리한 차별이자 여당의 보편복지 노선에서 보면 어불성설"이라고 전국민 대상 지급을 주장했다.
◇ 공무원 임금 삭감 주장에…정부 "100만 하위직 공무원 삭감해 3달 모아봐야" 난색시대전환 조정훈 의원이 4차 추경의 재원 마련 일환으로 공무원 임금의 20% 삭감을 주장하면서 정치권의 논쟁이 붙기도 했다.
이에 대해 홍 부총리는 국회 예결위에서 "공무원 인건비에서 재원을 하려면 인건비의 80%를 차지하는 하위직 보수를 삭감해야 하는데 두 가지 제약이 있다"고 설명했다.
100만 하위직 공무원의 반발이 우려될 뿐만 아니라, 이미 8월말이 지나 준비 기간을 1달 정도로 잡으면 남은 3개월 동안에 충분한 재원이 모이기 어렵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