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남중국해 영유권 다툼, 먼 얘기 아니죠

최근 필리핀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이 중국에 남중국해를 양보할 수 있다는 태도를 보이면서 국제사회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당초 사건의 발단은 지난 7월 29일 필리핀 두테르테 대통령이 중국으로부터 코로나19 백신을 제공받으면 남중국해 영유권을 놓고 중국과 대립하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치면서 시작됐습니다.
그동안 필리핀과 중국은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로 강하게 대립해 왔는데요. 이 때문에 두테르테 대통령의 발언은 이례적이라는 반응입니다.
동남아시아 국가 가운데 필리핀 내 코로나 확진자가 두 번째로 많은 만큼 두테르테 대통령이 자국내 코로나 사태 종식에 나선 것으로 관측됩니다.
하지만 이같은 발언 이후 남중국해 지역의 군사적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지난 7월 31일 중국 인민해방군이 남중국해에서 고강도 훈련을 실시한 데 이어 대만 국방부가 남중국해에 대한 정보 감시를 강화하고 나섰습니다. 일본도 지난 11일 베트남에 초계정 6척을 처음으로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그렇다면 남중국해 지역이 이토록 국제사회의 관심을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풍부한 천연자원·전략적 위치…오랜기간 분쟁지역
남중국해 지역은 풍부한 천연자원과 전략적 위치로 인해 오랜 기간 분쟁지역으로 남아 있습니다.
미국 지질연구소에 따르면 해당 지역에 석유 280억 배럴과 천연가스 7500㎦ 정도가 매장되어 있습니다. 확인된 매장량만 석유는 77억 배럴, 천연가스는 1000~1500억㎥에 달합니다.
또 남중국해 지역은 태평양, 인도양, 아프리카 그리고 유럽과 동아시아를 연결하는 바닷길로 인접 국가들에 중요한 해역이기도 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아시아 국가의 상품교역 중 아메리카 대륙을 제외한 무역은 모두 남중국해를 통과하고 있는데요. 이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물동량입니다.
중국, 베트남, 필리핀, 말레이시아, 브루나이, 대만 등과 같은 인접 국가들이 남중국해를 국익과 안보 확보를 위한 중요 지역으로 꼽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이 가운데 중국이 남중국해에 대한 권리를 가장 적극적으로 주장하고 있는데요.
중국은 2013년 7월 이후 이곳에 해양구조센터와 군사기지 인공섬 등을 건설하면서 U자 형태로 9개 선(구단선)을 그린 뒤 남중국해의 90%를 자국 영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의 해양정책연구 '중국의 남중국해 해양관할권 강화정책과 실행에 관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2016년 3월 남중국해 3천m 해저에 자원탐사를 위한 정거장을 만드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블룸버그 통신 등 외신은 군사시설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고까지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중국의 전략은 남중국해 연안국은 물론 미국, 일본, 한국과 같은 역외 강대국의 항해 자유를 방해할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미국은 베트남,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 남중국해 인접 국가들과 연대해 중국을 감시하고 비난해왔습니다.
특히 필리핀은 수십 년간 중국과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을 이어오며 지난 2013년 중국의 남해구단선 적법성 여부를 상설중재재판소(PAC)에 재소, 2016년에 승소하기도 했습니다. 그런 필리핀의 입장이 최근에 달라진 것입니다.
이에 따라 남중국해를 중심으로 호주 등 관련국과 국사적으로 '반중국 포위망'을 구현하려고 했던 미국의 계획이 우방국인 필리핀의 행보로 차질을 빚게 됐습니다.
말레이시아는 남중국해를 놓고 아세안이 미국과 중국을 선택하는 것을 거부하며 회원국이 단합할 것을 주장하고 나섰습니다. 이는 말레이시아 정부의 남중국해에 대한 중국의 영유권 주장이 미국과 중국의 힘대결이 되어 버린 것에 대한 우려로 해석됩니다.
◇세계 두번째로 물동량 많은 바닷길
남중국해 영유권 다툼은 먼 나라 이야기인 것 같지만, 사실 우리나라와도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기도 합니다.
남중국해는 우리나라에게도 중요한 해양교통로인데요. 우리나라는 수출입 물동량의 40%를, 수입 에너지의 90%를 남중국해를 통해 들어오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중국이 남중국해의 90%를 차지해 항해 자유를 방해할 시, 우리나라는 롬보크 해협으로 우회해야 합니다. 약 1천 마일(3일 항해거리) 이상을 더 소요하게 되는 것이지요.
◇남중국해 다음은 한국?
우리나라가 남중국해 분쟁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이유는 또 있습니다.
제주도 남단 마라도에서 서남쪽으로 149km에 위치한 해중암초인 이어도가 그 대상입니다. 우리나라는 2003년 이어도에 해양과학기지를 건설하고 실효지배를 하고 있는데요.
그런데 지난 6월 22일 중국 군용기가 이어도 한국방공식별구역 (KADIZ, 카디즈)에 진입했습니다.
군에 따르면 매년 중국 군용기의 카디즈 무단 진입은 적게는 수십 차례에서 많게는 수백 차례에 달합니다.
이어도는 유엔해양법상 섬도, 간조노출지도 아니기 때문에 영유권 분쟁의 대상이 아닌데요.
다만 한국과 중국의 배타적 경제수역(EEZ)이 중첩되는 지점에 위치하기 때문에 해양관할권을 둘러싼 분쟁 가능성이 존재합니다.
( 그래픽=안나경)
한국해양전략연구소의 '한·중 간 이어도 쟁점의 본질과 중국의 전략적 속내' 자료에 따르면 중국은 한·중 양국 간의 배타적 경제수역 경계확정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보다는 현상유지를 더 선호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 과정에서 중국은 향후 해양 경계협상에서 더 넓은 배타적 경제수역을 확보하고자 우리나라에게 더 많은 양보를 요구할 가능성 또한 있다고 합니다.
중국이 세계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위협 받고 있는 아시아태평양지역의 균형. 정부 차원에서도 중국의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며 적절한 대응은 물론, 국민적 관심 또한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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