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 노동자가 원하는 것, '공짜노동 계산'과 ‘주5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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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특수 택배 영업이익 2배, 노동자 사망사고 3배
산재보험 가입 택배노동자, 5만명 중 7000명뿐

CBS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MHz (18:25~20:00)
■ 방송일 : 2020년 8월 13일 (목요일)
■ 진 행 : 정관용(국민대 특임교수)
■ 출연자 : 김태완(전국택배연대노조 위원장)

 


◇ 정관용> 택배업계 28년 만에 첫 휴일을 가진답니다. 대형 택배회사들이 내일 바로 14일을 택배 없는 날로 정했고 배송을 하지 않기로 한 겁니다. 그리고 앞으로 매년 8월 14일 그렇게 하겠다 이런 약속까지 했다고 그래요. 모처럼 달콤한 휴식시간을 갖게 됐는데 그런데 정작 며칠 휴일 이후 후폭풍이 더 두렵다 이런 반응도 나오고 있네요. 그래서 오늘 전국택배연대노조 김태완 위원장을 스튜디오에 직접 초대했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 김태완> 안녕하세요.

◇ 정관용> 택배노동자가 모두 몇 만이라고 봐야 됩니까, 우리나라에?

◆ 김태완> 노동부나 이런 데에서 공식적으로 얘기하는 건 한 5만 명 정도라고 얘기하고 있는데 구체적 통계를 갖고 얘기하는 건 아직 없는 것 같아요.

◇ 정관용> 지금 노조에는 몇 명 정도?

◆ 김태완> 지금 저희가 4000명 갓 넘고 있습니다.

◇ 정관용> 내일이 28년 만의 첫 휴일이다, 어떻게 생각하세요?

◆ 김태완> 너무 생각만 해도 되게 기분 좋죠. 저희 현장에 있는 조합원들 다 그런 분위기입니다.

◇ 정관용> 그런데 전원이 다 쉬는 건 또 아니라면서요?

◆ 김태완> 그러니까 특수고용노동자로서 이제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지 않는 분들이 이번에 다 쉬고 이제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일반 노동자분들은 적용하고 있지 않고요.

◇ 정관용> 직고용되는, 직고용되는 택배노동자들은 그분들에게 순환근무에 따라서 그냥 가는 거니까.

◆ 김태완> 네.

◇ 정관용> 직고용이 아닌 형태는 전원이 그러면 쉬게 됩니까?

◆ 김태완> 이번에 발표한 데만 그런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CJ대한통운, 로젠, 롯데, 한진 이런 데들이 같이.

◇ 정관용> 그 4곳이 제일 큰 대형 택배회사들 맞죠?

◆ 김태완> 거기에 우체국.

◇ 정관용> 우체국까지. 그렇게 되면 그래도 거의 대부분이라고 봐야죠?

◆ 김태완> 그렇죠. 거의 대부분이 쉰다고 봐야죠.

◇ 정관용> 게다가 내년부터 올해.. 그러니까 올해부터 매년 8월 14일을 그렇게 하기로 협약을 하셨다고요?

◆ 김태완> 저희가 협약을 한 건 아니고 이제 노동부가 택배사들하고 협약식을 오늘 한 거죠.

◇ 정관용> 그런데 결국은 내일하고 모레, 그다음 월요일 임시공휴일은 또 못 쉬죠?

◆ 김태완> 우체국은 원래 공공기관이니까 쉬고 나머지 민간택배사들은 안 쉬는 걸로 이제 알고 있습니다.

◇ 정관용> 그렇죠. 그런데 그렇게 며칠 쉰다고 해서 택배물건이 줄어드는 것도 아니잖아요. 그러면 다시 근무하는 날은 어마어마하게 많이 해야 합니까, 어떻게 되는 겁니까?

◆ 김태완> 저희가 일반 근로자들은 이제 시간당 근로를 하는 개념이잖아요. 그런데 저희는 물건 배송 건당 수수료를 받는 개념이기 때문에 저희가 쉬면 그 물건이 사라지는 게 아니라 그다음 날 이제 원래 그다음 날 와야 될 거하고 얹어져서 두 배의 물량이 되는 이런 구조가 되는 거죠.

◇ 정관용> 그렇죠. 결국은 일은 똑같이 해야 되는 거잖아요.

◆ 김태완> 그렇습니다. 그런데 저희가 이제 기계가 아니라 사람이다 보니까 중간중간 계속 이제 쉬면서 다시 에너지를, 다시 이제 몸을 회복하면서 움직여야 되는데 쉼없이 주 6일을 해 버리니까 이게 이제 사람들이 회복이 안 되는 상태였던 거예요. 그래서 좀 그다음번에 무리스럽더라도 한 번 쉬어주는 이런 게 필요하다. 실제 몸 회복하는 것도 그런 반응을 다 합니다.

◇ 정관용> 우리 그러니까 일반 국민들도 택배 없는 날, 주문 안 하는 날 그러니까 택배 물량을 좀 줄여드리자 이런 운동까지 하더라도요.

◆ 김태완> 저희는 너무 고맙게 생각하고. 저희 직업에 대한 보람도 느끼고 이제 그런 모습들을 보면서 힘을 많이 받죠.

◇ 정관용> 코로나 때문에 업무량은 폭증했죠?

◆ 김태완> 물량 자체가 한 20~30% 증가했고 그렇습니다. 그래서 보통 저희가 평균적으로 한 250개 배송을 하는 구조인데 한 300개 정도씩 배송한다고 보면 되고 배달만 이제 전담하셔서 하시는 분들 같은 경우에는 하루에 400개에서 500개씩 배송하고 있다 이렇게 보시면 됩니다.

◇ 정관용> 그런데 장마가 오래 지속되다 보면 비 오고 그러면 힘들죠, 더욱?

◆ 김태완> 그렇죠. 비 오면 이제 체력적으로도 더 힘들고 또 차량 주차하는 거라든가 운행하는 거라든가 모든 게 다 어렵고 또 이제 고객 클레임도 많이 생겨요, 물건이 젖기 때문에.

(사진=연합뉴스 제공)

 


◇ 정관용> 그렇죠. 그렇게 쉼 없이 물량은 더 늘어나고 게다가 더 어려운 비 오는 와중에 *미루다 부어서 그런지 2012년부터 2019년까지 8년 동안 택배업 산재사망자가 18명인데 올해는 1월부터 6월 사이에만 무려 9명이 산재로 사망했대요, 맞아요?

◆ 김태완> 네, 맞습니다. 그게 이제 작년치까지 같이 반영이 된 건데 어쨌든 해마다 추이로 보면 갑작스럽게 이제 늘어났다 이렇게 보이는 추이고 9건 중에 이제 2건이 사고건이고.

◇ 정관용> 교통사고나 이런.

◆ 김태완> 7건이 이제 질병에 의한 내용인데 질병의 내용이 이제 다 동일해요. 그러니까 내심혈관계 질환이라고 해서 다 과로사한 거예요. 산재로 판정받은 내용들이니까. 그리고 이것뿐만이 아니라 저희가 지금 올해 발표하고 있는 노동조합에서 하고 있는 내용들은 다 아직 산재 판정받지 않은 내용들입니다. 그래서 3월에 한 분, 그다음에 4월에 한 분, 5월, 6월, 7월. 지금 7월까지 다섯 분의 사망사고가 생겼는데 이분들이 다 동일하게 과로사고 아직은 산재 판정까지 나지는 않았지만. 그런데 이제 노동조합이 파악하지 못한 것까지 포함하면 몇 분인지 잘 모르는 거죠.

◇ 정관용> 그래서 택배노동자 과로사대책위원회까지 꾸리셨죠?

◆ 김태완> 네.

◇ 정관용> 어떤 활동들을 지금 계획하고 계신 겁니까?

◆ 김태완> 저희가 이제 과로사대책위를 꾸리게 된 것은 지금 택배사들이 유족에게 제대로 된 사과조차 하고 있지 않고 있고 또 산재 신청을 위한 자료 요구에도 이제 불성실하게 임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유족들은 현장에서 다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기를 바라고 있고 이를 반영해서 이제 저희 택배현대노조랑 한 67개 시민사회단체가 이런 문제를 해결해 보자 이러면서 대책위를 구성하게 된 거고요. 엊그제 이제 민주당의 을지로위원회 소속되신 의원님들하고 과로사 재발 방지를 하자 이제 이런 기자회견을 진행했고. 핵심적으로는 분류작업에 인력을 투입할 것. 이제 이런 거 요구하고.

◇ 정관용> 분류작업에 인력을 투입하라? 그 얘기는 지금은 택배 하시는 분들이 분류작업까지 동시에 하고

◆ 김태완> 그렇죠. 저희가 한 13시간 평균 노동하고 있고 그중에 이제 코로나 때문에 한 14시간, 15시간씩 가는데 그중에 5시간에서 7시간 정도가 분류시간이에요. 그런데 이게 원래 저희 업무가 아닌 거죠. 거기에 이제

◇ 정관용> 그 택배물건 건당 얼마씩 수수료를 받는 건데 분류작업은 내 일이 아닌데도 해야 한다?

◆ 김태완> 그렇죠. 그리고 이제 이게 예전에는 이런 논의가 불가능했었는데 지금 이제 코로나 특수기라 그래서 택배업계가 이제 택배사들이 영업이익이 거의 두 배 이상씩 다 증가하고 있어요.

◇ 정관용> 그랬겠죠.

◆ 김태완> CJ대한통운만 예를 들어도 지난해 한 670억의 영업이익을 냈는데 올 상반기 추이로 보면 1300억 이상의 영업이익을 낼 것이라고 예측이 되고 있고. 그 정도면 충분히 분류작업 인력을

◇ 정관용> 별도 노동력을 고용할 수 있는데.

◆ 김태완> 그래서 이런 부분들에 대한 대책을 좀 사회적으로 같이 논의를 할 수 있어야 하지 않냐라는 이런 걸 이제 제안드리고 있는 거고 또 노동부가 어쨌든 지금 사망사고가 계속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이 실태를 구체적으로 조사하고 통계를 내야 되지 않냐. 그래서 발생하는 문제를 좀 해결할 수 있는 그런 산업안전 근로감독 실시 이런 거를 노동부가 좀 해야 되지 않나 이런 얘기들을 하고 있고 또 이제 제도적으로도 문제가 심각한데 산재보험 관련해서 적용제외신청을 할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보통 일반 근로자들은 산재보험하면 사업주가 다 내고 다행히 의무가 되고 이렇게 되는데 저희는 이제 특수고용노동자라 그래서 사장하고 저희하고 이제 반반 부담하게 돼 있고 또 적용제외신청서를 또 쓰게 돼 있어요. 그럼 적용제외신청서를 쓰게 되면 산재 가입을 못 받는 거죠.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 김태완 위원장 (사진=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유튜브 라이브 캡쳐)

 


◇ 정관용> 그럼 지금 산재 가입돼 있는, 산재보험 가입돼 있는 택배노동자가 몇 퍼센트 정도라고 봐야 돼요?

◆ 김태완> 이게 지금 통계에서도 이런 형태가 되다 보니까 통계도 이제 앞뒤 안 맞는 통계들이 나오는데 노동부에서 이제 5만 명이 택배기사다 이렇게 얘기를 해요. 사업주들이 산재사업장이라고 신고를 해야 이 집계가 되거든요. 그런데 신고하지 않은 데가 3만 명이 넘는 거예요. 그리고 신고한 데 중에 또 절반 이상이 적용재해 신청을 쓰게 되고 그러니까 5만 명 중에 7000명만 가입돼 있는 꼴인 거죠.

◇ 정관용> 산재보험에.

◆ 김태완> 그래서 이건 사실상 제도적 허점을 지금 이제 사용주들이 악용하고 있는 거고 노동부가 이에 대한 대책을 뻔히 알고 있으면서 개선하고 있지 않다 이렇게 보여지는 거죠.

◇ 정관용> 앞으로도 택배회사와 택배노동자들은 점점 커지고 늘어나지 않을까요? 그렇죠?

◆ 김태완> 그렇겠죠.

◇ 정관용> 점점 사회가 그쪽 방향으로 가고 있으니까. 그렇죠? 그런데 지금 보니까 생활물류서비스산업발전법. 이런 게 꼭 필요하다라는 주장을 하고 계신데 이런 기본법 같은 게 지금 전혀 없어요? 이쪽 업계에 대한.

◆ 김태완> 없습니다. 생활물류 영역이라는 게 물류 그러면 예전에 다 전통물류라고 그래서 큰 차들 기업 간의 거래가 이제 기본이었는데 지금 이제 택배라는 산업이 이제 도입되면서 배달이라든가 이런 다양한 것들이 이제 확장이 되기 시작을 했고 여기에 대한 법이 있어야 되는데 법이 없는 거죠. 그래서 이에 대한 법을 만들자 이제 이런 얘기를 하고 있고 또 여기에 종사하는 일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다 특수고용노동자예요. 그러다 보니까 노동기본법을 보장받지 못하고 있고 그리고 소비자들도 산업법이 있으면 그 산업 안에서의 각 주체들의 책임과 의무 이런 걸 다 정해야 되는데 그런 게 다 불분명해 버리니까 소비자들이 다 피해를 보게 되는 거죠. 택배에서 대표적인 거는 이제 백마진 같은 거예요, 리베이트 이런 거.

◇ 정관용> 어떤 거죠, 그런 게?

◆ 김태완> 홈쇼핑이나 이런 데에서 할 때 보면 고객들은 택배 가격이 2500원인 줄 알고 내는데 실제 택배사하고 그 고객사하고의 계약은 1700원, 1800원 이렇게 되는 거죠.

◇ 정관용> 그러면 홈쇼핑 업체가 돈을 더 받는군요?

◆ 김태완> 그렇죠.

◇ 정관용> 물건값을.

◆ 김태완> 그리고 이게 택배사들이 경쟁하는 데에서 중요한 내용이 되는 거죠. 그래서 결국 이게 다 소비자가 피해 보게 되는 거고 일하는 저희 노동자들이 피해 보는 이런 내용들인데 이런 걸 어쨌든 생활물류서비스법이라는 걸 통해서 제도적으로 안정적으로 만들어줘야 된다 이제 이런 요구를 하는 겁니다.

◇ 정관용> 국회에서 그동안 이런 입법안이 발의됐다든지 그런 예도 전혀 없었습니까?

◆ 김태완> 그러니까 지난해 발의됐다가.

◇ 정관용> 폐기됐어요?

◆ 김태완> 재벌 택배사들이 반대한 것도 있고 또 이제 주요 민생법안으로 거론이 되기는 했었는데 다른 민생법안들하고 같이 이제 정치권 상황 때문에 통과가 안 됐었죠. 올해 다시 지금 입법 발의돼 있는 상태입니다.

◇ 정관용> 이미 발의는 되어 있고 지금 본격적인 논의를 해야 되겠네요. 대부분 특수고용직인데 택배회사에 직고용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지 않습니까?

◆ 김태완> 그런데 이제 워낙에 직고용제가 되면 참 좋기는 한데 그 가는 과정에서의 갭이 워낙에 커서 아직까지는 저희들이 이제 그러한 주장은 하고 있지 않고 주효하게 요구하는 게 어쨌든 현장에서 많이 나오는 내용들에서 공짜노동 분류작업을 계산해 달라는 거 그다음에 장시간 노동 개선을 위해서 주 5일제, 휴가 이런 걸 좀 제도화해 달라는 것 그다음에 일상적인 계약해지를 막을 수 있는 고용안정대책, 안전하고 건강하게 일할 수 있게 해 달라는 거 그리고 택배산업이 시작되고 나서 저희 수수료가 올라간 적이 없어요. 계속 내려가기만 했습니다. 그래서 이런 부분들도 제도적으로 개선을 해 달라 이제 이런 요구들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당장 분류작업만 안 해도 5시간 정도를 버는 거 아니에요.

◆ 김태완>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렇게만 모으면 주 5일제도 할 수 있겠네요. 그렇죠?

◆ 김태완> 그렇죠.

◇ 정관용> 아무튼 내일 꿀맛 같은 휴가 얻게 되셨는데 잘 쉬시고 그나마 매년 8월 14일 하루라도 하게 됐으니 다행이지 않습니까?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의 김태완 위원장 함께 만났습니다. 고맙습니다.

◆ 김태완>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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