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EN:]"마리 퀴리, 여성서사 넘어 사람의 가치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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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마리 퀴리' 프레스콜
과학자·여성·이민자 벽 넘어 위대한 과학자 반열
과학자로서의 능력 이면 인간적 고뇌 담아

 

"여성의 서사를 넘어 사람의 가치를 이야기하는 작품이에요."

과학자·여성·이민자.

창작 뮤지컬 '마리 퀴리'는 약소국 폴란드 출신 여성 과학자 마리 퀴리(옥주현·김소향)가 세상의 편견을 극복하는 과정과 라듐의 유해성을 깨닫고 고뇌하는 모습을 담고 있다. 특히 이러한 서사를 친구인 안느 코발스키(김히어라·이봄소리)와의 연대를 통해 전개한다는 점을 주목할 만하다.

6일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에서 창작진과 옥주현을 제외한 출연진이 참석한 가운데 프레스콜이 열렸다.

극을 여성 중심 서사로 풀어나가는 것에 대해 김태형 연출가는 "마리를 이민자 출신 여성 과학자로 설정했다. 이럴 경우 주인공의 조력자나 친구, 라이벌을 보통 남성으로 설정하는데 우리 작품에서는 안느에게 그런 역할을 부여했다"며 "뮤지컬에서 주인공을 이런 성별로 구성해도 재미와 감동을 줄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여성 중심 서사가) 독특한 공연이 아닌 여러 선택지 중 하나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봄소리는 "이전 작품 상대역은 항상 남성이었다. (김)소향 언니·(옥)주현 언니는 무대 안팎에서 모두 성공한 여성이다. 언니들과 극중 기쁨·슬픔 같은 감정을 공유하면서 깊은 연대감을 느낄 수 있어 뿌듯하다. 평생 안느를 연기하고 싶다"고 말했다.

마리와 안느의 밀도 있는 서사와 더불어 주체적이고 입체적인 마리의 캐릭터 역시 눈에 띈다.

김태형 연출가는 "실존 인물인 마리를 부끄럽지 않게 무대에 올리겠다는 마음이 가장 컸다"며 "마리 캐릭터에 제 모습을 많이 투영했다. 극중 마리처럼 저 역시 성과에 대한 자부심과 공든 탑이 무너질지 모른다는 두려움, 누군가 구원의 손길을 내밀거라는 기대감을 동시에 갖고 있다. 이는 동시대 관객도 공감하는 지점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김소향은 "지난 2월 초연 때는 관련 책을 읽으면서 마리 캐릭터를 구축했다. 하지만 공연을 거듭할수록 '배우는 내 안에서 캐릭터를 만나야 한다'고 느꼈다"며 "사실 저와 마리는 비슷한 점이 많다. 저 역시 4~5년간 유학생활을 하면서 상처받고 위축됐던 경험이 있다. 마리는 투쟁하는 여성이 아니라 벽을 조금씩 갉아서 허무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성별·이민자의 벽을 허문다는 마음으로 공연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세속적인 성공은 중요치 않다. 당신 자체가 소중하다는 게 이번 작품의 메시지"라고 덧붙였다.

지난 2월 초연에 이어 4개월 만에 돌아온 이번 공연은 모든 면에서 발전했다. 먼저 공연 장소가 중소형 극장(충무아트홀)에서 중대형 극장(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으로 바뀌었다. 라이브 밴드를 5인조에서 7인조로 확대했고, 넘버를 추가·편곡했다.

김태형 연출가는 "초연 때 선보였던 회전무대를 좀 더 웅장하게 만들었고, 장면이 전환될 때 소품을 배우가 직접 옮기지 않아도 되게끔 했다. 극 초반 마리와 안느가 처음 대면하는 기차, X선 장치를 탑재한 차량, 마지막 장면에서 두 개의 계단 장치 등을 업그레이드했다"고 말했다.

신은경 음악감독은 "넘버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새로 추가했고, 마리의 능동적인 모습을 강조하기 이해 기존 넘버도 새롭게 편곡했다"고 말했다.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에서 9월 27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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