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도구 빼앗고 발길질' 거리공연 망친 남성의 행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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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절곶에서 거리공연하던 예술가, 공원관리인 사칭인에게 제지당해
울주군 허가받고 진행된 공연…시민들도 공연 막은 남성 질타
울주군 관계자 "용역 업체 직원의 소행…계약 해지 검토"

시민들 앞에서 거리공연을 펼치던 예술가가 제대로 된 설명도 듣지 못한 채 한 남성에 의해 공연이 중단되는 사태를 겪었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클라운쏭'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며 코믹마임 등을 선보이고 있는 예술가 송정배씨는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웬 남자가 무대에 난입해 가로막고 (공연) 도구를 빼앗아 땅에 던지며 '가'라고 했다. 한쪽에 세워뒀던 거리예술가 배너를 보여주려는데 거침없이 발로 차서 넘어뜨렸다"라며 "내 일생 처음으로 공연이 중단된 기분 더럽고 짜증 나는 날이다"라는 글을 게재했다.

울산 간절곶에서 예술 공연을 하던 예술가 '클라운쏭' 송정배씨가 공원관리소장을 사칭하는 한 남성으로부터 공연을 제지 당하는 사태를 맞았다. (사진=송정배씨 페이스북 영상 캡처)

 

울산 간절곶에서 진행된 당시 공연 상황이 담은 영상도 함께 공개됐다. 해당 영상에는 모자를 쓴 남성이 호루라기를 불며 무대에 난입해 공연하고 있던 송씨의 물건을 빼앗는 장면이 고스란히 담겼다.

송씨는 갑작스러운 상황에도 넌버벌(말을 하지 않는) 공연을 이어가기 위해 조용히 무대 옆으로 이동해 울주군청의 허가를 받은 거리예술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배너를 보여줬지만 공연 중단을 요구한 남성은 이를 발로 차고 송씨의 공연 도구함도 발로 닫아버리는 과격한 행동을 보였다.

결국 더는 공연을 이어갈 수 없다고 판단한 송씨는 관객들에게 머리를 숙이며 죄송함을 표했다. 그리고 울주군의 정식 허가를 받아 진행된 공연이라는 점을 설명했다.

공연을 지켜보던 시민들도 공원관리소장이라고 밝힌 해당 남성의 과격한 행동에 불쾌감을 드러냈다. 한 시민은 "아무런 설명 없이 발로 차는 행동을 보이는 게 어디있냐. 아이들도 다 보고 있는 데 뭐하는 것이냐"라고 지적했다. 또다른 시민은 "이러한 볼거리가 있다는 자체가 좋은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해당 남성은 시민들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설명 없이 반말로 송씨를 몰아붙였다. 이에 송씨는 공연을 제대로 마치지 못하고 씁쓸하게 발길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사실 송씨의 공연은 전혀 문제 될 것이 없었다. 송씨는 지난 3월 울주군청에서 진행한 거리공연 예술가 선발 모집에 지원해 심사를 받아 최종 선발된 17개 팀 중 한 팀이다. 공연 일시와 장소 등도 모두 울주군과의 조율을 통해 확정됐다.

실제 울주군 홈페이지 8월 공연 일정에는 2일 '클라운쏭 관객참여형 코미디 광대극'이 간절곶공원에서 열린다고 적혀있다. 발길질에 날아간 배너 역시 거리공연을 해도 된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울주군에서 제작한 것이다.

울주군 홈페이지에 등록된 거리공연 예술가 공연일정표. (사진=울주군 홈페이지 캡처)

 

송씨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공원관리소장이라고 밝힌 인물은 두 달 전에도 여기서 공연할 때 제 앞을 가로막고 1분 정도 서서 공연을 방해했다. 그때 저한테 다시는 여기에 오지 말라고 얘기했다"라며 "다른 거리예술가 역시 저와 비슷한 일을 당했다고 들었다. 공연을 중단한 사람으로부터 어떠한 사과도 듣지 못했다"라고 호소했다.

공원관리소장이라고 밝힌 신분 역시 거짓으로 드러났다. 울주군 관계자는 "해당 남성은 공원 내 불법 취사 행위 및 노점상을 단속하기 위해 고용된 용역 업체 직원이다"라며 "앞서 비슷한 민원이 발생해 해당 업체에 재발 방지를 당부했지만 또다시 이런 일이 생겨 난감하다"라고 밝혔다.

해당 직원이 속한 업체의 대표는 사고 이후 울주군을 찾아 사과의 뜻을 전했다. 이 대표는 "직원이 너무 의욕만 앞섰던 것 같다. 울주군과 공연을 하던 예술가, 그리고 관객들 모두에게 죄송하다"라며 "문제를 일으킨 직원과는 계약을 해지할 계획이다. 또 송씨에게도 직접 사과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울주군은 문제가 발생한 용역 업체와의 계약 해지를 논의 중이다. 또 울주군의 이미지를 실추한 것에 대한 손해배상 역시 검토 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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