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히어로즈 김하성 (사진=연합뉴스)
키움 히어로즈의 손혁 감독은 외국인 타자 에디슨 러셀의 합류를 계기로 팀 분위기가 다시 살아나기를 희망했다. 지금까지는 순조롭다. 러셀은 공수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있고 더불어 김하성의 방망이도 살아나고 있다.
키움은 31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0시즌 KBO 리그 삼성 라이온즈와의 원정경기에서 나란히 대포를 쏘아올린 김하성과 러셀의 활약에 힘입어 10대3으로 승리했다.
러셀이 먼저 대포를 가동했다. 러셀은 1회초 첫 타석에서 삼성 선발 라이블리를 상대로 좌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포를 쏘아올렸다. KBO 리그 데뷔 3경기 만에 터뜨린 첫 홈런이다.
러셀과 김하성은 팀이 1대2로 뒤진 6회초 역전의 발판을 마련하는 역할을 했다.
김하성이 2사 후 볼넷으로 출루하자 러셀이 우측 방면 2루타를 때려 김하성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곧바로 이정후의 역전 적시타가 터졌다. 계속된 만루 기회에서 전병우가 밀어내기 볼넷을 골라 스코어가 4대2로 뒤집혔다.
김하성의 활약은 계속 됐다. 김하성은 7회초 삼성 이승현을 상대로 시즌 17호 솔로홈런을 터뜨렸다.
키움은 9회초 2사 만루에서 터진 이정후의 적시타와 허정협의 투런포를 묶어 5점을 추가하고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결국 키움은 삼성을 10대3으로 완파하고 4연승을 질주했다. 박병호와 박동원은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했음에도 불구하고 막강한 화력을 자랑했다. 김하성과 러셀의 역할이 컸다.
함께 훈련하는 김하성과 에디슨 러셀 (사진=연합뉴스)
이날 경기에서 김하성은 주포지션인 유격수를 맡았다. 러셀 영입 후 처음이다. 손혁 감독은 지난 2경기에서 유격수로 선발 출전한 러셀을 지명타자로 내보내 체력을 안배했다.
김하성으로서는 자신의 포지션에 외국인 타자를 영입한 구단의 결정이 조금은 서운할 수도 있다.
하지만 "러셀은 든든한 지원군"이라며 "어느 포지션에서든 그 자리에서 최고가 되도록 노력해왔고 그렇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차분하게 말했다.
분명 긍정적인 자극이 됐을 것이다.
김하성은 러셀 영입 후 3경기에서 13타수 8안타, 2홈런, 8득점, 3타점을 기록하며 크게 활약했다. 러셀은 3경기에서 타율 0.357, 1홈런, 5타점을 쓸어담으며 "잘 치는 타자가 오면 좋겠다"던 손혁 감독을 만족시켰다.
김하성과 러셀 모두 "우리 내야는 최강"이라고 입을 모은다. 러셀은 유격수와 2루수를 모두 소화할 수 있고 김하성은 이미 러셀이 오기 전부터 체력 안배 차원에서 종종 3루를 맡았다.
두 선수가 조화를 이루면 키움의 내야 유동성은 크게 좋아진다. 팀 전력도 마찬가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