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에디슨 러셀(사진 오른쪽)이 28일 잠실에서 열린 두산전을 마치고 방송 인터뷰를 할 때 3루 키움 팬들이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노컷뉴스)
"자존심이 크게 상하지는 않았다. KBO 리그는 내게 새롭고 다른 리그다. 앞으로 리스펙트를 받는 게 중요하다. 여기 문화에 적응해나가도록 노력하겠다"
28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KBO 리그 경기 9회초 1사 2,3루에서 두산 베어스가 키움 히어로즈의 김하성을 고의볼넷으로 내보내고 자신과의 승부를 선택했을 때 기분이 어땠을까. 이에 대해 에디슨 러셀이 남긴 답변이다.
에디슨 러셀은 담담하게 상황을 받아들였다.
그는 시카고 컵스의 2016년 우승 주역이자 올스타전 출전 경력을 자랑하는 등 근래 한국 무대를 밟은 외국인 야수 중 최고 수준의 명성을 자랑한다.
하지만 두산은 상황상 만루 작전을 시도해볼만 했다. 또 이제 막 데뷔전을 치르는 러셀에게는 여전히 의문부호가 달려있던 것도 사실이다.
에디슨 러셀은 실력으로 응답했다. 두산 불펜 이형범의 초구 투심패스트볼을 때려 2타점 좌전안타로 연결됐다. 3대2였던 스코어를 3점차로 벌리는 쐐기 적시타였다. 결국 키움은 두산을 6대2로 꺾었다.
데뷔전에서 4타수 2안타 2타점 1득점으로 활약한 러셀은 "야구를 재밌게 즐기면서 하고 싶었다. 마침 팬들이 입장했고 첫 경기를 이겨서 기분이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9회초 적시타 상황에 대해서는 "자신감 있게 타석에 임하려고 했다. 크게 뭔가 한다기보다는 내 전략대로 하려고 했다. 추가점이 필요한 상황이라 내가 해야 할 일을 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키움 히어로즈 에디슨 러셀 (사진=노컷뉴스)
에디슨 러셀은 KBO 리그에 입성한 이후부터 늘 밝고 긍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날도 훈련 때부터 경기가 끝날 때까지 미소를 잃지 않았다. 방송 인터뷰를 마친 뒤에는 관중석에서 사진 촬영을 하는 팬들에게 고개숙여 인사를 건네기도 했다.
그만큼 야구가 많이 그리웠다. 그에게는 9개월 만의 첫 1군 경기다. 에디슨 러셀은 "다음에 언제 또 야구를 할 수 있을지 걱정이 많았다. 키움의 제안을 받아 기뻤고 오늘 야구를 할 수 있어 기뻤다"고 말했다.
이어 에디슨 러셀은 앞으로의 목표를 묻는 질문에 "팀 플레이어가 되고 싶다. 꾸준한 선수로서 잘하다 보면 나머지 부분도 따라올 것"이라며 "우리 내야는 탄탄하다고 생각한다. 그 안에 잘 들어가 좋은 내야를 잘 유지하고 이끌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한편, 손혁 키움 감독은 "러셀이 깔끔한 수비를 보여줬고 공격에서도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허튼 플레이를 하지 않고 모든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