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54조 어디로 갔나? 160조 어디로 갈까?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지금 대한민국이 겪고 있는 저성장의 위기, 저출산 고령화, 청년실업, 경제적 불평등과 양극화 등 국가위기의 근본원인은 바로 좋은 일자리의 부족입니다..(중략).. 이명박 정부가 4대강 사업으로 강바닥에 쏟아 부은 국가예산 22조원이면, 연봉 2200만원짜리 일자리를 무려 100만개 만듭니다."
문재인 당시 대통령 후보는 2017년 1월 18일자 정책 공약 발표에서 이렇게 말했다.

 

문재인 정부는 출범후 '일자리정책 5년 로드맵'을 추진했다. 그러면서 2017년, 2018년 집행된 일자리 예산 36조원, 2차례 추진된 추가 경정예산 14조 8천억 원, 일자리 안정자금 3조원 등을 합친 54조원을 일자리 예산에 투입했다.

 

지난 2018년 8월 19일 일자리예산 추이 국회예산정책처가 발표한 '일자리 정책 재정사업 분석' 자료에 따르면 정부는 2017~2018년 동안 42조 5819억원의 예산을 일자리 정책에 집행했다.
국회 관계자는 당시 투입된 일자리 예산 54조원과 차이 나는 이유에 대해 "예산이 아직 세부 배정이 안된 경우가 있을 수도 있고 일자리 예산 명목으로 예산을 탔지만, 자료에 누락됐거나 지방정부 고용 인건비 등은 자료 취합이 안됐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국회예산정책처는‘일자리정책 5년 로드맵’에 맞춰 각 부처에서 추진한 189개 사업 예산을 분석하기도 했다. 부문별로 보면‘일자리 안전망 강화 및 혁신적 인적지원 개발’부문에 예산이 22조 8759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하지만 이중 몇몇 사업들은 일자리 사업의 본연의 성격과 다소 거리가 있다.‘직장어린이집 지원’(2017년, 1217억 6900만원)이나 ‘항공전문 인력양성’(2017년, 4억 3천만원),‘연수사업’(2017년, 190억 9800만원) 등이 대표적이다.
이에 대해 예산정책처도“(이런 사업들은) 일자리 사업이라기보다는 복지사업 성격이 강하거나 인력양성사업”이라며 "정부가 양산한 일자리들이‘양적 지표’에만 초점을 맞췄다"고 우려했다.
또 지난 7월 6일 기획재정부는 추경예산 미집행 현황을 알렸다. 2017년 일자리 창출과 일자리 여건 개선 지원으로 11조 333억원, 2018년 청년 일자리 고용·산업위기지역 지원으로 3조 8317억원을 편성했다. 이 중 미집행된 예산은 각각 842억원, 640억원으로 총 1482억원에 달한다.

 

고용 동향을 살펴보면 고용률은 2017년 60.8%, 2018년 60.7%, 2019년 60.9%에 이른다. 수십조를 투입한 일자리 예산에 비해 고용 증가률은 지난 2017~2019년동안 0.01% 증가했다. 실업률도 3.7%에서 3.8%로 0.1% 올랐다.

 

20~29세 고용률 증가률은 57.6%에서 58.2%로 0.6%증가했고 60세 이상은 39.9%에서 41.5%로 1.6%증가했다. 반면 20~29세 실업률은 9.9%에서 8.9%로 1%감소했고, 60세 이상은 2.9%에서 3.4%로 0.5% 증가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우리는 바이러스와 언제 끝날지 모르는 전쟁을 치르고 있습니다..(중략).. 160조원 투입으로 새로운 일자리도 2022년까지 89만 개, 2025년까지 190만개가 창출될 것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7월 14일 '한국판 뉴딜 국민보고대회'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이렇게 강조했다.

 

뉴딜정책은 미국 루즈벨트 대통령이 대공황 당시 국가 차원에서 대규모 사업들을 일으켜 일자리를 직접 만들겠다고 추진한 정책이다.
"대한민국 대전환 선언", "새로운 100년 설계"로 발표한 '한국판 뉴딜정책'은 그린 뉴딜, 디지털뉴딜, 안전망 강화 등 3개 분야를 정책방향으로 제시한다. 2025년까지 국고 114조원이 직접 투자되고 민간과 지자체까지 포함해 약 160조원이 투입된다.
문재인 정부 마지막 해인 2022년까지 국고 49조원 등 총 68조원을 투입해 89만개, 2025년까지 190만개의 일자리가 창출해 코로나 위기 극복과 글로벌 경제를 선도하겠다는 주된 발표 내용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기대와 함께 우려의 시선도 교차하고 있다. 정부 주도 정책에 대한 실효성과 혈세낭비 우려가 꾸준히 제기되는가 하면, 책 패러다임이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을 경우 과거 정부의 ‘창조경제’나 ‘녹색성장’처럼 구호에 그칠 것이란 우려다.
또 경제발전을 위해선 결국 민간기업이 살아나야 하는데, 지나치게 정부 주도 사업에 치우친 데다 산업 발전을 저해하는 법과 제도적 리스크 해소 부분이은 없다는 걸 지적하기도 한다.
인재 양성, 취업·근무환경 개선 등 계획을 내놨지만 추상적이라 실질적으로 일자리 창출이라는 결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란 분석이다.

 

‘한국판 뉴딜’을 발표한 후 리얼미터가 한국판 뉴딜 정책의 경제위기 극복 전망을 조사했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응답이 46.5%, '도움이 안 될 것'이라는 응답이 40.3%로 나타났다.

 

4대강 예산의 8배에 달하는 160조원를 투입하는 '한국판 뉴딜정책'. 모두가 원하는 만큼의 성과를 얻어 '160조 어디로 갔나'가 아닌 '160조 국민에 갔다!'란 문구에 공감대가 실리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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