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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정 미투' 김지은씨에 악플 단 安측근, '무죄'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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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모씨, 정보통신망법 상 명예훼손·모욕 혐의로 기소돼
지난 2018년 3월 김씨 방송폭로 이후 기사에 '악플' 달아
어씨 측 "이혼사실은 가치중립적 표현이라 명훼 아냐" 주장
"김씨는 공적 인물로 볼 수 있어…공적 관심사에 기여"
당시 어씨 등 고발한 배복주 본부장 "의견서 제출할 것"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대법원에서 징역형을 확정받은 안희정 전 충청남도지사의 성폭력을 고발한 전 수행비서 김지은씨의 기사에 '악성 댓글'을 달아 기소된 안 전 지사의 측근이 법정에서 혐의를 부인했다.

서울서부지법 형사3단독 진재경 판사는 24일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명예훼손)·모욕 혐의로 기소된 어모(37)씨에 대한 첫 공판준비 기일을 열었다. 당초 어씨는 벌금형으로 약식 기소됐지만 정식 재판을 청구했다.

공판준비 기일은 정식 재판에 앞서 재판부가 공소사실에 대해 검찰과 피고인 측 의견을 확인하고 재판계획을 세우는 일정으로 피고인의 출석 의무는 없지만, 어씨는 이날 변호인들과 함께 법정에 모습을 드러냈다.

안 전 지사의 측근이었던 어씨는 지난 2018년 3월 김씨가 JTBC '뉴스룸'에 출연해 피해사실을 밝힌 뒤 김씨 관련기사에 "게다가 이혼도 함" 등 김씨의 이혼사실을 적시하거나 욕설을 연상시키는 '초성'이 적힌 댓글을 단 것으로 조사됐다.

어씨 측은 댓글을 작성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해당 행위가 '범죄'는 아니라는 주장을 펼쳤다. 이혼사실을 언급한 것이 그 자체로 비방이 될 수 없고, 당시 김씨의 폭로에 대해 누구나 공적으로 의견을 표명할 자유가 있었다는 취지다.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어씨 측 변호인은 "(김씨가) 단순히 이혼했다는 사실은 가치중립적 표현으로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한 구체적 사실적시라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씨는) 유력 대선주자였던 안 전 지사의 성폭력을 스스로 방송에 출연해 폭로했고, 당시에는 피해의 진위가 아직 밝혀진 바 없었던 상황이기 때문에 온·오프라인으로 활발한 의견 개진이 이뤄지던 때"라며 "공공성, 사회성을 갖춘 공적 인물, 공적 관심사에 대한 것으로써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에 관해 기여할 수 있는 사실을 (댓글로) 달았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어씨 측은 어씨를 포함한 정무라인 비서들이 직업을 잃게 된 상황에서 김씨가 입은 피해가 사실이라면 왜 주변에 도움을 청하지 않았는지도 납득할 수 없어 표현한 의견의 일환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재판부는 "공적 인물이 왜 비판과 평가의 대상이 돼야 하는 것인지, 그 근거에 대해 생각해볼 이유가 있다"며 김씨가 '공적 인물'에 해당하는지도 고려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공무원이나 공직에 있으면서 그 권한과 가치를 행사하는 분들은 당연히 더 엄격한 잣대가 주어져야 하고 약간의 과도한 표현과 비판도 허용되는 것이 맞아보인다"며 "하지만 여기서 '공적 인물'이란 게 (김씨처럼) 여러 사람이 다 알고 있는 인물이란 것과 똑같은 의미인지 약간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양측이 여러 가지 사실관계를 다툰다기보다 '(이 사실이) 어떻게 평가받느냐, 사회적으로 비난받는 것이 맞느냐, 처벌받는 것이 맞느냐' 등 평가가 주된 쟁점이라 법률적 공방이 중요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앞서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 대표를 지낼 때 어씨 등 안 전 지사의 측근 2명과 '악플러' 20여명을 고발한 정의당 배복주 여성본부장은 재판이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나 "쟁점이 김씨가 공적 인물로서 비방을 해도 되는 사람인지, 초성으로 쓴 댓글이 모욕에 해당하는지 등인데 향후 재판에 참조하도록 의견서를 낼 것이다"고 밝혔다.

또 안 전 지사의 유죄가 확정되기 전이라 의견을 표명할 자유가 있다는 어씨 측 주장에 대해 "박원순 전 서울시장 사건도 그렇지만, 그럼 법정에서 판결이 날 때까지 이런 '2차 피해'가 계속돼야 하는지 질문할 수 있다"며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 말이고, 충분히 (범죄의) 고의성이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오는 9월 4일 공판을 열고 재판을 이어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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