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용은 올 시즌 부진한 성적에 그치는 FC서울의 현 상황에도 불구하고 나아질 수 있다는 희망을 숨기지 않았다. 서울월드컵경기장=박종민기자
“서울은 다시 올라갈 수 있다”
11년 만에 친정팀으로 돌아온 기성용은 냉정하게 현재를 살폈다. 하지만 그 속에서도 분명한 희망을 봤다.
기성용은 22일 서울시 마포구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FC서울 입단 기자회견을 열었다. 2009년 12월 21일 셀틱FC(스코틀랜드) 입단 기자회견을 열고 유럽 무대로 떠난 이후 3867일 만의 K리그 복귀다.
11년 만에 돌아온 K리그에서 서울이 처한 상황은 크게 달랐다. 우승을 경쟁하던 팀은 이제 2부리그 강등을 걱정하는 상황이 됐다.
“스페인에서 시간이 많아 K리그를 자주 봤다”는 기성용은 ‘2강’ 울산과 전북에 대해 “아무래도 좋은 선수가 많아 한 단계 다른 차원의 플레이를 한다고 생각한다”고 솔직하게 인정했다.
이어 “특히 (이)청용이가 간 울산 경기를 보면 정말 선수들이 즐기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경기력 면에서 선두권 팀은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포항이나 강원, 상주도 생각했던 것보다 플레이가 유기적이라는 느낌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올 시즌 극도로 부진한 성적에 극적으로 1부리그에 잔류했던 2018시즌과 흡사한 상황인 서울은 어떻게 진단했을까.
기성용은 “(선두권 팀과) 엄청난 차이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조금 더 집중하면 경기력적인 부분은 크게 차이가 없다”고 분석했다. 그는 “선수들이 소극적인 부분이 보였다. 조금 더 자신감을 갖는다면 서울은 다시 (상위권으로) 올라갈 수 있다”고 말했다.
“팀에 들어가서 경기를 해보면 느끼겠지만 아쉬움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팬들도 서울이 조금 더 우승을 향한 경쟁을 해주길 바라고 있다”는 기성용은 “서울은 K리그에서 모범이 되어야 한다. K리그를 이끌어 줄 구단이 되어야 한다. 내가 왔다고 크게 달라질 거라는 생각은 하지 않지만 후반기부터 팀을 재정비하고 올바른 방향으로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망했다.
부진한 성적 탈출을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도 명확하게 길을 정한 기성용이다.
기성용은 “지금까지 팀을 고르는 데 있어 ‘이 팀에 내가 어떤 것을 줄 수 있을까. 경기장에서 잘 할 수 있도록 내가 도울 수 있나’를 중요하게 생각했다”며 “감독님과 통화하며 이 팀에서 내가 어떤 역할을 하고, 팀에 도움을 줄 수 있을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능력을 보여줄 수 있는 대회가 끝났다”고 활짝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