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속 벽을 넘어봐"…제이미가 들려주는 '희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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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컷 리뷰] 뮤지컬 '제이미' 개막
LG아트센터에서 9월 11일까지

(사진=쇼노트 제공)

 

뮤지컬 '제이미'는 영국 BBC 다큐멘터리 '제이미: 16살의 드래그퀸'(2011)이 원작이다. 2017년 영국 셰필드 초연 흥행 후 같은 해 런던 웨스트엔드로 옮겨 오픈런 공연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공연은 아시아 초연이다.

이 작품은 드래그퀸(Drag Queen·여장 남자)을 꿈꾸는 17세 고등학생 제이미가 세상의 편견에 맞서 진정한 자아를 찾는 이야기다.

극중 제이미는 여장을 좋아하지만, 그를 향한 주변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동급생, 선생님, 따로 사는 아빠까지 그를 혐오한다.

타인을 있는 그대로 존중하지 않는 사람들 때문에 제이미는 상처받는다. 그러나 이러한 상처는 오래 가지 않는다. "하고 싶은 일을 해. 넌 뭘 하든 소중해"라고 응원하는 엄마 마가렛(최정원)과 "넌 숨 막힐 정도로 아름답다"고 말해주는 친구 프리티(문은수), "네 꿈에만 집중하라"고 토닥이는 휴고 아저씨(최호중)가 있기 때문이다.

결국 그는 자신의 바람대로 제이미가 아닌 '나나나'(MIMI ME)가 되어, 학교 졸업파티에 드레스 차림으로 입장한다. '나나나'는 원작에서 제이미가 드래그퀸일 때의 예명이다. 제이미의 넘버(마음 속 벽을 넘어)처럼 비로소 내 마음 속의 벽을 넘게 된 것이다.

이 작품은 드래그퀸이라는 소재를 다루지만, 그 보다는 존중·포용·이해 등 인간애에 집중한다. 제이미가 세상의 편견에 당당히 맞서는 과정에서 보여지는 싱글맘 마가렛의 헌신과 사랑, 히잡 쓴 무슬림 친구 프리티의 친절은 또 다른 관람 포인트다.

(사진=쇼노트 제공)

 

조권과 최정원의 모자(母子) 케미가 돋보인다. 조권은 군 제대 후 첫 복귀작인 이 작품에서 특유의 끼와 에너지를 발산하며 제이미를 맞춤옷처럼 소화했다. 군 복무 중 정기휴가를 내고 배역 오디션을 봤다고 한다. 최정원은 절절한 모성애 연기로 자칫 들뜰 수 있는 극의 분위기를 차분하게 잡아줬다. 신주협·MJ·렌이 제이미를 번갈아 연기한다.

음악과 안무도 기존 뮤지컬 문법을 답습하지 않는다. 흥겨운 팝음악이 어깨를 들썩이게 하고, 스트리트 댄스를 기본으로 한 칼군무가 "와"라는 탄성을 이끌어낸다. 심설인(연출), 김문정(음악감독), 이현정(안무감독) 등 여성 창작진이 의기투합했다.

극중 제이미는 다름을 인정하지 않는 주변의 시선에 움츠리지 않고 "완전 소중"이라고 되뇌며 꿈을 향해 한 발 한 발 내딛는다. 조권은 공연 개막 전 기자간담회에서 "제이미를 통해 나 자신을 찾는 법을 배웠다. 내가 가려고 하는 길을 용기있게 걷는 자체가 아름답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작품은 마음 속의 벽을 깨고 나아가고 싶은 이들에게 들려주는 희망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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