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박한별과 남편인 유인석 전 유리홀딩스 대표. (사진=자료사진)
긴 휴식기를 갖고 있던 배우 박한별이 다시금 세간의 관심을 받았다. 지난 14일 목격자담을 인용한 보도들로 박한별이 가족들과 함께 제주도에 거주하고 있음이 알려지면서다.
박한별은 지난해 4월 종영한 MBC 드라마 '슬플 때 사랑한다' 이후 1년 넘게 연예계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직접적으로 '활동 중단' 의사를 밝힌 적은 없지만 그 계기는 짐작이 어렵지 않다. 박한별의 남편 유인석 전 유리홀딩스 대표가 '버닝썬' 사건에 연루된 이후부터이기 때문이다.
유 전 대표는 '버닝썬' 사건의 핵심 인물로 업무상 횡령, 성매매 알선, 식품위생법 위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과 같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현재까지도 관련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
당시에도 유 전 대표가 박한별의 남편이라는 사실이 전해지면서 박한별에게 언론과 대중의 비난이 집중됐다. 문제 당사자인 유 전 대표보다 연예인인 박한별의 책임론이 거센 후폭풍으로 불어닥쳤다.
이에 박한별은 "저의 남편과 관련된 논란과 사건들, 의혹들로 인해 많은 분들에게 심려를 끼쳐드려 정말 죄송하다. 제 가족과 관련된 사회적 논란 속에 저를 질타하시는 많은 분들께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고 입장을 전한 바 있다.
이번에도 양상은 비슷하게 흘러갔다. '버닝썬' 사건 당사자가 아님에도 인지도 높은 박한별의 거취만 뜨겁게 조명 받았다. 보도가 쏟아진 당일에는 '박한별' 이름이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에서 내려가지 않았다.
소속사 이엘라이즈 측은 '박한별이 남편 유인석과 10개월 전 제주도로 떠나 함께 살고 있다'고 밝히며 활동 계획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불미스러운 사건에 가족이 얽혀 조용히 생활 중이던 연예인에게는 갑작스러운 소환이 아닐 수 없다. 같은 지역에 사는 이효리의 사례처럼 보통 연예인 거주지가 알려지면 사생활 침해 문제에서도 자유롭기 어렵다. 근황에 쏟아진 언론과 대중의 관심이 연예인에게는 큰 압박으로 작용하는 이유다.
언론개혁시민연대 관계자는 16일 CBS노컷뉴스에 "박한별씨의 현재 거주지 정보를 공익 목적,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연예인의 사생활 범위를 다룬 보도들이 대개 그렇다"면서 "연예인이기에 어느 정도 감내해야 하는 '유명세'가 있다 할지라도 사생활 침해 위험까지 감수할 이유는 없다"고 이야기했다.
특히 사건 이후 대응에 별다른 문제가 없었음에도 연예인이라는 이유만으로 가족의 잘못에 '연대책임'을 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한 비난 또는 관심이 연예인에게 집중되면서 사건의 본질적 문제나 책임 소지가 왜곡된다는 것이다.
또 다른 방송계 관계자는 "'버닝썬' 사건에 직접 연관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현재 활동을 하지도 않지만 주기적으로 불려 나오는 형국"이라며 "마이크로닷도 이와 비슷한 경우인데 거짓말의 괘씸죄가 컸다. 하지만 박한별은 관련 사실을 인정, 사과했고 거의 자숙에 가까운 활동 중단 등 개인이 할 수 있는 범위의 도의적 책임은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정도로 했음에도 계속 박한별에게 관심이 집중되는 건 연예인이 가진 화제성 탓이 크다. 그 과정에서 실제 책임과 잘못은 유 전 대표에게 있다는 사실이 흐릿해지게 된다"며 "일종의 본질이 왜곡되는 반작용"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