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무부 장관(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이른바 검언유착 사건과 관련해 윤석열 검찰총장이 건의한 '독립적 수사본부' 설치안을 곧바로 거절했다.
추 장관은 8일 저녁 7시 50분쯤 "총장의 건의사항은 사실상 수사팀의 교체, 변경을 포함하고 있으므로 문언대로 장관의 지시를 이행하는 것이라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윤 총장이 독립적 수사본부 설치를 건의한 지 1시간 30여분 만에 나온 답변이다.
윤 총장은 앞서 저녁 6시 10분쯤 "검찰총장은 법무부 장관의 지휘를 존중하고 검찰 내·외부 의견을 고려해 '독립적 수사본부'를 구성해 검찰총장의 수사지휘를 받지 않고 수사결과만 보고하는 방식을 건의한다"고 법무부에 입장을 밝혔다. 추 장관이 이 사건 관련 윤 총장이 결정한 전문수사자문단 절차를 중단하고 수사팀에서 사실상 손을 떼라는 취지로 지시한 지 6일 만에 나온 입장이었다.
윤 총장은 수사지휘 직후 전국 검사장 회의를 소집하며 의견수렴에 나섰지만 이날까지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검사장 회의에서는 제3의 특임수사 임명 등의 아이디어가 제시됐지만 이에 대해 추 장관은 "이미 때늦은 제안"이라며 거절 의사를 명백히 했다.
이에 따라 윤 총장은 특임검사 임명 등을 피하는 한편, 현 수사팀을 포함하면서도 본인과 이성윤 서울지검장 모두의 지휘를 벗어난 수사본부 설치를 제안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은 셈이다.
추 장관의 거절로 두 사람의 갈등국면은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되는 기류다. 추 장관이 지휘 거부를 이유로 윤 총장에 대해 감찰 등 강경 조치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