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콩쥐팥쥐를 이제 동화에서 제외해야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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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아동, 영화와 현실 모두 '겁줘야하는 대상'
CBS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MHz (18:25~20:00)
■ 방송일 : 2020년 7월 3일 (금요일)
■ 진 행 : 정관용 (국민대 특임교수)
■ 출연자 : 강유정 (강남대 교수), 김만권 (정치철학 박사)


◇ 정관용> 다양한 사회 문화 현상들 짚어보는 강유정, 김만권의 <시선> 코너입니다. 강남대학교 강유정 교수, 정치철학자 김만권 박사. 두 분 어서 오십시오.

◆ 김만권> 안녕하세요.

◆ 강유정> 안녕하세요, 강유정입니다.

◇ 정관용> 오늘은 사실 별로 얘기하고 싶지 않은 주제예요.

◆ 강유정> 맞아요.

◇ 정관용> 제목이 한국에서 아동으로 살아남기 이런 제목을 붙였거든요. 정말 별로 말하고 싶지 않아요.

◆ 강유정> 방금 저희 방송 들어오기 전에 어린이라는 말보다 왜 아동이라는 말을 많이 쓰게 됐지 생각해 보니까 아동이 법률 용어다 보니까.

◇ 정관용> 그렇죠, 법률 용어죠.

◆ 강유정> 오히려 부정적인 상황에서 더 많이 쓰게 되는 거예요.

◇ 정관용> 그러네요.

◆ 강유정> 아동학대라든가 이런 걸 쓰다 보니.

◇ 정관용> 그럴 때 어린이 학대라는 말 안 하죠, 보통?

◆ 강유정> 잘 하지 않게 되죠.

◆ 김만권> 그렇죠. 잘 그렇게 쓰지 않죠.

◆ 강유정> 그거 자체가 우리가 아동으로 이야기를 나누자고 한 것 자체가 어떤 점에서는 이미 부정적인 의미가 들어가 있다.

◆ 김만권> 부정적인 의미가 들어가 있는 거 같아요.

◇ 정관용> 우리나라의 미래입니다, 이런 얘기할 때는 전부 어린이, 어린이는 이러는데.

◆ 김만권> 어린이라는 말 자체가 방정환 선생님이 쓰실 때 젊은이와 늙은이와 맞춰서 같이 이제 존칭어로 만든 용어라서 어린이라는 말 자체가 존경의 의미가 담겨 있었죠, 시작할 때.

◇ 정관용> 그런데 이 얘기를 안 할 수 없는 세태 아닙니까? 최근 또 왜 이래요? 이게 하여튼 끊어지지 않고 계속 이어지긴 했습니다마는 최근 막 몇 가지 사건이 몰아치는 것 같아요.

◆ 강유정> 결국은 사회 구조하고 아동의 권리가 좀 연동이 될 수밖에 없잖아요. 그러니까 돌아보면 아동의 역사들을 돌아보자면 근대 국민 국가 시절에는 군대식 학교가 있었고 그다음에 중세에는 가만 보면 학교가 수도원 비슷했던 거고 그리고 19세기는 가만 보면 병영하고 비슷하고 이렇게 같이 가고 있는데. 그래서 한동안은요. 아동의 권리가 굉장히 신장되고 젊은이들의 목소리가 훨씬 더 컸을 때는 어떤 현상이 있었냐면 1970년대 공포영화의 붐이 일었는데 그때 공포를 주는 주체가 다 어린이였어요. 오멘의 아이가 굉장히 저주 걸린 아이라든가 엑소시스트의 소녀 기억나시죠? 어린 소녀가 사람들을 위협했는데 사실 이때는 비트 제너레이션이라든가 해서 굉장히 젊은 세대들이 힘을 얻어서 되려 기득권 그리고 어른들을 위협할 정도가 됐을 때는 아이들이 되려 이제 겁을 줄 수도 있는 존재까지도 간 거죠.

◇ 정관용> 재미있는 해석이네요. 역시 영화평론가들은 보는 게 달라요.

◆ 강유정> 그러니까 왜냐하면 언제나 서구에서 먼저 발달한 개념이 아이들은 보호해야 되는 개념 이러다가 그 당시에...

◇ 정관용> 그런데 공포영화에 공포를 주는 주체로 어린이가 등장한 것의 시대적 배경은...

◆ 강유정> 젊은 세대들이 굉장히 힘이 세지고 그 오히려 기득권들이 이 힘을 뺏길 수 있다는 위협이 있고.

◇ 정관용> 그래요? 저는 그냥 어린아이가 섬뜩하게 나오면 더 무서우니까 그렇게 한 거 아닐까 싶었는데.

◆ 강유정> 그 발상의 전환에 사회적 배경이 있는데 그런 걸 보자면. 지금 다 처음 말씀하신 코로나 시대의 언택트 그리고 한편으로는 자택근무 시절과 이 아동학대가 증가할 수밖에 없는 건 필연적 연관이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 정관용> 그렇군요. 그렇군요.

◆ 김만권> 사실 이게 자꾸 코로나 시대 때 아이들이 갇혀 있는 공간이 다 사적 공간이잖아요. 그런데 이 사적 공간의 본질이 원래 공적 영역과 사적 영역을 나누면 공적 영역은 보여야 되는 공간이고 사적 공간은 원래 숨겨져야 되는 공간이거든요. 그런데 주로 아이들이 숨겨져 있는 공간에 있는 거죠, 그 연령대는.

◇ 정관용> 그렇죠.

◆ 김만권> 그리고 우리가 아동의 정의는 18세 미만의 사람들을 가리킨다, 이른다라고 이렇게 이야기를 하잖아요. 그럼 18세 미만에 있다라는 말은 투표권도 없고 우리가 권리가 있는 존재지만 그 권리를 스스로 행사할 수 없는 상황에 있거든요. 그래서 공적 영역으로 나올 수 있는 자격 자체가 부여되지 않은 상황인 거죠. 그러면 그 아동들이 주로 갇히게 되는 공간은 사적 공간이거든요. 그래서 원래 아동이라는 건 어린이라고 부르지만 이 아동의 본질 자체는 뭐냐 하면 존재는 있지만 그 존재가 보이지 않는 곳에 있어야 되는 사람인 거예요. 존재들인 거예요.

◇ 정관용> 누군가의 보호를 받으니까 독립된 주체로 공적 공간에 공개되지 않는.

◆ 김만권> 않는. 그런 주체로 숨겨져 있어야 되는 존재다 보니까 거기서는 숨겨져 있는 상태에서 학대도 일어나고 이제 거기서 뭐라고 해야 될까요. 어린 자기들이 감당할 수 없는 일이 일어났을 때 밝혀진 공간에 못 나가니까 스스로 그것을 알릴 수가 없는 그런 상황에 갇히면서 여러 가지 난관이나 어려움에 처했을 때 아이들이 어떻게 해야 될 바를 모르는 그런 상황들이 많이 발생하는 거죠.

◇ 정관용> 자기가 스스로 고발할 능력이 아직 갖춰지지 못했으니 사회가 돌봐야 되는 거 아니에요?

◆ 김만권> 당연하죠.

◆ 강유정> 그렇죠. 그래서 가만 생각해 보면 우리가 아파트 문화 시작되면서 이웃에 애들이 몇 명이나 있는지 혹은 그 집에 애가 있는지 없는지도 이렇게 모르고 살기 시작해서 과거에는 좀 아동학대 양상이 달랐는데. 뭐냐 하면 그 집의 애들이 괴롭힘 당하는 걸 동네 사람들이 알긴 알았던 겁니다. 그런데 말하자면 과거에는 계모라더라, 계부라더라, 이게 알리바이가 돼버렸죠. 그러니까 애들을 좀 심하게 다룬다더라. 이런 문제였다면 지금은 오히려 정보 자체가 서로 원치 않으면 전혀 알리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 되다 보니 이렇게 아이가 있는 줄 몰랐다라는 말씀들을 참 많이 하세요, 이런 아동학대 피해 사례가 등장하면.

◇ 정관용> 맞아요. 완전 감춰져 있는 거죠.

◆ 강유정> 그 애가 있었는지 몰랐다.

◆ 김만권> 엄청나게 유명한 일본 영화 하나 있죠. 아무도 모른다.

◆ 강유정> 아무도 모른다. 맞습니다. 그 아무도 모른다도 보면 엄마가 애를 트렁크 안에 넣어서 이사를 다녀요.

◇ 정관용> 맞아요.

◆ 강유정> 당연히 애가 많으면 세를 더 내야 되니까. 그런 상황에서 역시 그 주변 사람들은 모르고 있거든요. 그런데 이런 문제들을 가만 보면 예전에는 오히려 애들을 너무 애들 취급 안 해서 문제, 아동학대가 일어났어요. 가령 아이들이 막 일을 해야 한다든가. 그러니까 이를테면 농업국가에서는...

◇ 정관용> 아동 노동.

◆ 강유정> 아동 노동. 그리고 영화 킹덤이나 라스 폰 트리에 영화를 보면 계속 소녀 유령이 등장한다. 알고 보니 그 친구가 과거에 산업혁명 시절 이후부터 계속 말하자면 세탁 노동을 하던 소녀였던 거예요. 그런데 예전에는 그게 되게 당연하게 여겨졌잖아요. 그냥 걷기만 하면 일을 하는 게. 지금은 그런데 정반대죠.


◇ 정관용> 유럽사회 산업혁명 이후에도 아동 노동이 아주 어마어마했어요.

◆ 강유정> 어마어마했고 사실 저희도 돌아가신 전태일 열사 있고 하지만 그때 유명했던 게 뭐냐 하면 각성제니 뭐니 이런 얘기가 왜 나왔냐 하면 사실은 소녀 노동들을 그냥 사회적으로 묵인을 했던 거였는데 지금은 말 그대로 이제 더 이상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그게 가능하다라고 말씀하시는 분 없지만 여전히 김 박사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보육에 있어서만큼 아동의 책임은 전적으로 부모의 것 아니냐라고 사람들이 자꾸 그걸 사생활 영역에 넣어버리니까 그 공적인 관심을 갖는 것 자체도 부담스럽고 한편으로 옆에 사람들도 책임감을 못 느끼고 그렇게 하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 정관용> 지금 아주 정확한 구도가 잡혀 있어요. 아동에 대한 공적 관심의 정도. 그게 한 사회의 척도거든요, 어떻게 보면. UN이나 이런 데서도 굉장히 일찍부터 아동 권리 보호 협약 같은 걸 만들고 하지 않습니까?

◆ 김만권> 그래서 사실은 우리나라의 소년 소녀 가장이 있었잖아요. 요즘 통계를 찾아보면 소년, 소녀 가장 숫자가 엄청 줄어 있어요. 그러면 실제로 그게 줄어 있느냐가 아니에요. 이게 소년, 소녀가장이 너무 어린아이들에게 너무 많은 부담을 지우는 거라 그래서 UN이 공식적으로 우리나라에 소년, 소녀 가장제도 이걸 지원해 주거나 공식적으로 만드는 거에 대해서 반대하는 그걸 바꾸라는 권고를 내렸고요. 그 이후로 이게 가정위탁으로 옮겨가는 거예요, 제도가. 소년, 소녀 가장제도가 사라지는 거죠. 그래서 실제로 UN이 오래전부터 아동에 대한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었고요. 그리고 거기에 권리를 향상시켜주려는 노력이 있었고 그리고 실제로 그걸 따라서 우리도 제도가 그렇게 어느 정도 변한 게 대표적인 사례가 소년, 소녀 가장제도가 이제 가정위탁으로 바뀌어간 그 제도입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제도나 법상으로는 우리가 UN이나 이런 국제사회 기준에 거의 손색이 없을 정도로 만들어놨어요. 그런데 이 분야를 전공하시는 분들을 보면 한결같이 하시는 말씀이 우리 정도의 사회, 경제적 수준을 가진 다른 나라랑 비교조차 할 수가 없다. 이런 얘기를 하거든요.

◆ 강유정> 그럼요. 제가 레미제라블 한창 화제가 됐을 때도 결국 그곳에서 장발장이 한 건 코제트라는 버려진 애를 데려다가 자신이 양육함으로써 공공 육아 내지는 보육이 무너졌을 때 시장이거든요. 그 사람이 사실은 이름은 장발장이지만 사람들한테 시장이라는 이를테면 사회적으로 지위를 갖춘 사람이었는데 버려진 아이를 데려다가 자신의 딸처럼 직접 키우는 건데 저는 위고의 얘기가, 빅토르 위고의 얘기가 거기에 가 있다고 생각을 할 정도예요. 뭐냐 하면...

◇ 정관용> 그게 벌써 몇 년 전 얘기입니까?

◆ 강유정> 그러니까요. 벌써 몇 세기 전부터 시작됐던 얘기인데 거기에서 시작된 것과 달리 우리는 이런 부분에 대해서 여전히 한편으로는 너무 개인적인 문제로 보고 특히 제가 잠깐 농담처럼 얘기했지만 동화 속에서 계모, 계부 얘기 나왔던 것들이 너무 당연하게 생각해 왔던 게 사실 우리의 좀 서사적 DNA 안에 있죠. 계부와 계모에 의한 일종의...

◇ 정관용> 콩쥐팥쥐 이야기.

◆ 강유정> 학대는 당연한 거 아니냐라고 생각할 정도인데 사실 그런 문제들에 있어서 물론 그렇게 새로운 가정에 대해서 부담을 지우는 건 아닙니다마는 그렇게 우리가 조금은 남의 일이라고 사생활의 영역이라고 미루는 동안 아이들이 입이 없는 사이에 입 없는 아이들로 그냥 세상에서 사라지는 일이 너무 많다는 거죠.

◇ 정관용> 강 교수께서 거듭 계부, 계모 얘기를 하시니까 제가 한 가지만 지적을 하면 물론 저도 한 20년 전 정도 더 전에 쓴 책에 제가 그런 글을 직접 쓰고 방송에서 칼럼을 한 적이 있습니다. 시대가 변했으니 콩쥐팥쥐 이야기를 이제는 동화책에서 뺍시다. 그거 정말 친한 친구가 이혼을 했어요. 아이가 있는 상태에서. 재혼을 하려고 하는데 그 제 친구의 아이가 그 콩쥐팥쥐 이야기 때문에 그렇게 무서워 하더라라는 거예요. 제가 그 얘기를 듣고 20년도 전에 진짜 그렇겠구나. 시대가 변했으니 이제 동화책에서 콩쥐팥쥐 이야기 같은 걸 빼야 된다 이런 주장까지 한 바 있거든요. 그래서 저도 그런...

◆ 강유정> 아동심리학자들은 뭐라고 얘기하냐면 동화 속의 계부와 계모는 사실 다 친모와 친부라는 거예요.

◇ 정관용> 그래서 지금 현재 우리나라의 아동학대를 보면 계부, 계모 사건이 자꾸 언론에 크게 보도될 뿐이죠.

◆ 강유정> 그럼요.

◇ 정관용> 사실은 친부, 친모에 의한 학대가 훨씬 많아요.

◆ 김만권> 거의 80%가 친부, 친모예요.

◇ 정관용> 그러니까요.

◆ 강유정> 저희가 학대로 여기지 않는 것 중에 하나가 방임이잖아요. 거의 무관심이라든가 내버려두는 아이들. 그래서 왜 과거에 이런 얘기 많이 들었잖아요. 외국에서는 이웃에서 아이가 맞거나 하면 이웃이 신고를 한대라는 걸 굉장히 놀랍게 받아들였고 사실 이게 우리가 그럴 수 있다라고 생각은 하지만 여전히 현실 속에서 말하자면 옆집에서 학대가 일어나는 것 같은데 옆집 사람이 신고한다? 전혀 아직 현실화돼 있는 문제가 아니죠.

◇ 정관용> 신고 해야 됩니다.

◆ 강유정> 그러나 이 문제를 사람들은 다들 꺼려한다는 거죠. 약간 모르는 척하기 마련이고.

◇ 정관용> 그러니까요. 그게 우리 사회의 공적 관심 정도가 아직.

◆ 강유정> 굉장히 낮은 거죠.

◇ 정관용> 그렇죠. 왜 그렇다고 보세요? 왜 그렇다고 보세요?

◆ 김만권> 저는 사실 되게 놀라운 건 뭐냐 하면요. 서양 사회에서는 공사 영역이 명백하게 구분이 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적 영역에 원래 본질적으로 존재해야 되는 아동들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고 신고를 하거나 이런 문화가 있는데 우리는 이상하게 공사 문화도 없는데 공사 문화도 없는 상황에서 지금 이렇게 구분이 잘 없는 상황이었죠. 그런 상황에서도 이상하게 아동학대 같은 것들이 일어났다 그러면 마치 그것이 사적 영역에서 일어난 일인 것처럼 해서 묻어두고 그것을 갖다가 사람들이 그건 저 집안에서 알아서 할 일들이야. 저 집안에서 해결해야 할 일들이야라고 했던 일들인데요.

◇ 정관용> 남 집안일에 관심은 훨씬 많은 게 우리인데요.

◆ 김만권> 그렇죠.

◇ 정관용> 그런데 왜 아동에 대해서만큼은 외면을...

◆ 강유정> 방금 말씀하신 게 핵심인 것 같아요. 저는 때때로 나오는 아동학대 문제도 있고 이번에는 코로나 때문에 아이들이 어린이집에 안 가서 최근에 물론 또 안산에서 사고가 하나 있긴 했었지만 과거에 비해서 최근 몇 년에 비해서 어린이집 안전사고가 조금 줄어든 것처럼 보이죠. 그때마다 이 이야기들이 가십성으로 소비되는 게 너무 안타까운 거예요. 그때 당시 야, 이런 일이 있었다더라, 큰일 났다 내지는 안전을 더 강화해야 한다고 해놓고는 사람들이 금방 또 관심권에서 멀어지는 게 결국은 이 아이들이라는 게 아까 잠깐 김 박사님이 말씀하셨지만 선거권도 없어서 그런가. 혹은 발언권이 너무 적어서 자기들이 말 그대로 국민 청원을 올릴 수 없어서 그런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결국은 어린이를 보호해야 될 대상 혹은 관리해야 될 대상이 아니라 정말로 키워야 될 대상. 관리와 키운다는 것 사이에 굉장히 큰 간극이 있는데 여전히 우리는 관리 대상으로만 보고 있는 게 아닌가 싶어요.

◆ 김만권> 어린이를 갖다가 어떻게 보면 우리가 하나의 인격체로 대하고 있는 게 아니죠. 이제 어떻게 보면 거기서...

◇ 정관용> 핵심이 바로 거기에 있어요.

(그래픽=안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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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만권> 인격체로 보지 않고 우리가 가지고 있는 일종의 소유물로 보는 데 있는 것 같아요.

◇ 정관용> 맞아요.

◆ 김만권> 내가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소유물, 그리고 내가 낳았기 때문에 내가 마음대로 할 수 있다라는 그런 발상이 은연중에 또 깔려 있고요. 그리고 사실 이게...

◇ 정관용> 그게 문화권하고 관련이 있나요?

◆ 김만권> 아니요.

◇ 정관용> 서양 문화권, 동양 문화권?

◆ 김만권> 아닙니다. 이건 동서양을 막론하고 이건...

◇ 정관용> 한국만 이래요?

◆ 김만권> 자식들의 소유물로 여기는 문화는 있었어요. 왜냐하면 로마시대 같은 경우는...

◇ 정관용> 서양도 있었다고요?

◆ 김만권> 로마시대에는 법, 제도 사이에 아버지가 자식들에 대해서 가지는 특히 아들들에 대해서 가지는 생사여탈권 자체가 있었어요. 그러니까 아버지가 아들의 목숨을 마음대로 할 수 있었어요.

◇ 정관용> 서양에도.

◆ 김만권> 서양에도.

◇ 정관용> 고대에는?

◆ 김만권> 고대에는요.

◇ 정관용> 그럼 언제부터 어떻게 바뀐 거예요?

◆ 김만권> 이게 저도 중간에 쭉 내려오다 보면 사실 이게 역사적으로 돌이켜 보면 저는 이 서양의 이 문화가 사라지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 정관용> 아직도?

◆ 김만권> 네. 왜냐하면 이게 사람들이 이름을 보면 무슨무슨 1세, 무슨무슨 2세, 무슨 무슨 3세거든요. 이게 뭐냐 하면 내가 내 각각의 개체성을 가지는 게 아니라 내 부모, 내 조상으로부터 계속 자신의 정체성을 물려받는 거죠. 그러면서 이게...

◇ 정관용> 글쎄, 그건 이어지는데 우리도 정씨 내지는 강씨 다 성씨 이어갖고 하잖아요. 그런데 아동학대를 바라보는 시각이나 아동을 하나의 객관적 주체로 바라보는 시각은 서양하고 우리랑 지금 많이 다르잖아요.

◆ 김만권> 서양에서는 한번 부권주의를 깨려고 하는 노력들이 엄청나게 있었고요. 이게 존 로크의 통치론 같은 게 통치론에서 제일 열심히 싸우고 있는 게 부권주의예요. 이 부권주의를 깨뜨려야 시민 정부가 들어설 수 있다.

◇ 정관용> 어찌 보면 시민혁명의 수백 년에 걸친 과정이 인권 개념의 달라짐과 아동 인권까지 이어지는 거군요.

◆ 김만권> 그렇죠.

◇ 정관용> 우리는 그런 게 없었던 거고.

◆ 강유정> 한국 같은 경우는 그게 다 조금은 수입된 것이다 보니 어떤 부분에서 천천히 진행이 되고 있는데 한편으로는 우리는 아동 노동권 문제는 약간 자유로워지고 말 그대로 아동의 다른 권리들을 얘기하고 있지만 지금 그런 문제가 없느냐? 왜 커피 공정무역 얘기할 때마다 나오는 거 있죠. 아이들이 커피를 따는 아이들이 여전히 있어요. 그래서 영화 설국열차 보면 맨 마지막에 좀 스포일러성이긴 합니다만 결국에 최하위 노동하는 그곳에 뭐가 있냐 하면 아이가 있어요. 작은 몸집의 아이의 노동력까지도 빨아먹어서 그래서 설국열차가 굴러가는 장면이 나오는 걸 보면 사실은 이 아동학대 문제를 우리 사회 내에서도 얘기할 수 있지만 세계적으로 봤을 때 방금 말씀하신 것처럼 편차와 격차가 여전히 너무 심하다라는 겁니다.

◇ 정관용> 이제 우리는 이제부터라도 시작해야 돼요.

◆ 강유정> 법제화 해야 되고...

◇ 정관용> 법제화는 이미 많이 됐어요.

◆ 강유정> 그러니까 법의 효용성을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요. 의식이 따라가야 되고요. 그러자면 지금 학대하고 있는 부모의 의식을 바꿔내야 한다 이 말이 아니고 주변에서 적극적으로 감시하고 들어가야 돼요.

◆ 김만권> 주변에서 감시하고 신고하고 이런 일들이.

◇ 정관용> 그 방법밖에 없어요.


◆ 김만권> 이루어져야 되는데요. 그리고 더 나아가서 법 확실히 강유정 교수님 말씀한 대로 이게 이렇게 되면 확실히 처벌받는다는 걸 보여줘야 되는데 우리나라 같은 경우에는 되게 솜방망이 처벌이 되게 특히 아동학대에 있어서는 이루어져 왔어요.

◇ 정관용> 아니아니, 최근 들어와서는 아동학대 진짜 가중처벌합니다.

◆ 강유정> 저는 집단감시가 이루어져야 될 것 같아요. 왜냐하면 집안에서 일어나기 때문에 아이가 만약에 정말로 최악의 경우에는 아이의 증언 능력이 굉장히 사라져버리고 증거 능력이 사라지기 때문에 결국은...

◇ 정관용> 집단감시.

◆ 강유정> 집단감시라는 게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 정관용> 마지막으로 아동, 어린이란 무엇이다, 한마디로. 강 교수님.

◆ 강유정> 여기서 말씀드리기가 되게 어렵지만 아동은 결국 우리의 의무다. 오늘은 그렇게 딱딱하게 얘기하고 싶습니다. 지켜야 될 의무다.

◇ 정관용> 김 박사님.

◆ 김만권> 사회도 부모도 함께 성장해야 펼쳐지는 미래인 것 같아요.

◇ 정관용> 사회도.

◆ 김만권> 부모도 모두 함께 성장해야.

◇ 정관용> 성장해야.

◆ 김만권> 펼쳐지는 게.

◇ 정관용> 펼쳐지는 게. 어렵네요. 그런데 그게 어린이, 아동을 정확히 표현한 말 같아요. 우리 사회와 우리 부모가 서로 생각을 변화시키고 우리가 함께 성장해 줘야 진정한 아동의 권리가 커갈 수 있다. 그거 아니겠어요?

◆ 김만권> 그렇습니다.

◇ 정관용> 참 부끄러워요. 사실 저는 이런 통계나 이런 자료들이 나올 때마다. 우리가 무슨 지금 경제력이 어떻고 이런 거 자랑할 때가 아닌데 이런 생각 들거든요.


◆ 강유정> 맞습니다.

◇ 정관용> 집단감시 빨리 철저히 합시다.

◆ 강유정> 네, 그렇습니다.

◇ 정관용> 강남대학교 강유정 교수, 정치철학자 김만권 박사 두 분 수고하셨습니다.

◆ 김만권> 감사합니다.

◆ 강유정>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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