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현준 "한국인이 유독 집값에 집착하게 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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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MHz (18:25~20:00)
■ 방송일 : 2020년 7월 01일 (수요일)
■ 진 행 : 정관용 (국민대 특임교수)
■ 출연자 : 유현준 (홍익대 건축도시대학원 교수)

 


CBS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MHz (18:25~20:00)
■ 방송일 : 2020년 7월 1일 (수요일)
■ 진 행 : 정관용 (국민대 특임교수)
■ 출연자 : 유현준 (홍익대 건축도시대학 교수)

◇ 정관용> 요즘 가장 핫한 건축가 하면 누구를 꼽으시겠습니까? TV 또 강연에서 화려한 외모와 준수한 말씨로 여러분들을 사로잡고 있는 분이죠. 바로 유현준 교수. 오늘부터 격주로 저희와 함께 귀한 시간을 내주기로 했습니다. 유현준 교수가 집과 공간을 보는 좀 새로운 시각, 공간과 문명에 대한 자신의 성찰 이런 것들을 여러분들과 함께 나눠보고자 해서 새롭게 꾸민 코너예요. 유현준의 <스페이스 오딧세이=""> 오늘 그 첫 번째 시간입니다. 어서 오십시오.

◆ 유현준> 안녕하세요.

◇ 정관용> 제가 한참 추켜줬죠?

◆ 유현준>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제가 민망합니다.

◇ 정관용> 제목 어때요? 스페이스 오딧세이.

◆ 유현준> 저는 SF를 좋아하니까 스페이스 오딧세이 약간 느낌도 좀 나고 좋은 것 같습니다.

◇ 정관용> 그리고 유현준 교수가 원래 건축학과 교수고 건축설계자 출신이지만 단지 건축에만 관심이 있는 사람이 아니잖아요.

◆ 유현준> 이거저거 그냥 두루.

◇ 정관용> 도시, 공간, 문명, 역사 그렇죠?

◆ 유현준> 깊게는 아니고요. 얇게 거기다 만화에 이런 것까지. 건축을 하다 보면 복합적으로 생각할 수밖에 없다 보니까 그런 생각들이 여기저기 그냥 걸쳐 있는 것 같습니다.

◇ 정관용> 공간, 만화, 문명, 역사.

◆ 유현준> 영화도 넣어주십시오.

◇ 정관용> 영화. 너무 범위가 넓은 거 아니에요?

◆ 유현준> 그런데 뭐 제가 고등학교 다닐 때부터 워낙에 저희 세대는 많은 과목을 배웠던 사람이라서 한 18과목 배웠던 사람이니까 그 정도로는 다 아마 저희 세대는.

◇ 정관용> 그 많은 과목을 배웠지만 대학 들어가서 다 잊어버리고 딱 한 가지밖에 나중에는 기억을 못하잖아요. 그런데 유현준 교수는 다 기억하세요?

◆ 유현준> 시험에 안 나온 거는 유독 기억이 오래가는 그런 특징이 좀 있는 것 같아요.

◇ 정관용> 특별하시네. 지적 취향이 강하시군요, 그러니까.

◆ 유현준> 아니요, 별로 그렇다고. 제 주변 사람들하고 비교해서 저는 그닥 그렇게 지적으로 호기심이 많거나 그렇다고 느껴본 적은 없거든요, 저는.

◇ 정관용> 그런데요?

◆ 유현준> 그러게요, 모르겠어요. 저도 잘.

◇ 정관용> 그냥 오지랖이 넓은 겁니까, 그럼?

◆ 유현준> 그냥 좋게 봐주셔서 그런 거고요. 깊이도 별로 없고요. 그냥 그렇습니다.

◇ 정관용> 아무튼 2주에 한 번씩 모셔서 이런 얘기, 저런 얘기, 공간과 문명에 얽힌 모든 이야기를 한번 좀 다 해 보도록 하고. 오늘은 워낙 뜨거운 주제라서 제가 제목을 이렇게 한번 붙여봤어요. 그 시끄러운 집값, 집값을 바라보는 유현준의 시각 이렇게 한번 붙여봤어요.

◆ 유현준> 저도 너무 민감한 주제이기도 하고 저도 되게 집값에 관심이 많습니다.

◇ 정관용> 그렇죠.

◆ 유현준> 그렇기 때문에 저는 부동산 전문가도 아니기 때문에.

◇ 정관용> 그런데 우리 국민들이 참 집값에 민감하잖아요.

◆ 유현준> 그렇습니다.

◇ 정관용> 유현준의 시각으로 우리는 왜 그래요, 유독 그렇게?

◆ 유현준> 제가 볼 때는 우리의 주거 형태가 너무 단순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생각을 합니다. 대부분 다 아파트에 사시고 우리의 아파트 평면도는 거의 중산층의 아파트 평면도 다 비슷하게 생겼잖아요. 쓰리베이 아파트에 방 3개, 모양이 비슷하다 보면 이게 집이 약간 화폐의 기능을 가지게 되는 거죠. 환금성이 똑같기 때문에 서울의 집값, 부산과 대전, 광주 다 비슷하게 생기면.

◇ 정관용> 거기가 거기고.

◆ 유현준> 그러다 보면 사람들이 어떻게 보면 자기 집의 가치 판단의 기준도 특별하게 자기 본연의 가치를 못 찾고 집값에서만 찾게 되는 그런 성향이 생기죠.

◇ 정관용> 내 집만의 특징이 없으니까 그냥 사고파는 자산일 뿐이다?

◆ 유현준> 그렇죠. 모든 것이 다 획일화가 되면 가치관이 좀 정량화되는 성향을 띱니다. 그게 제가 볼 때 우리나라의 어떻게 보면 집의 가장 큰 문제가 아닌가, 나만의 가치가 없는 것.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17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왼쪽),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과 함께 6.17 부동산 대책 ‘주택시장 안정을 위한 관리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이한형기자

 


◇ 정관용> 몇몇 브랜드에서 내부설계를 좀 다양하게 시도하고 이런 것들이 꽤 있었어요, 한동안. 그런데 또 소비자들이 쓸데없다. 그냥 다 비슷하게 지어라 이런대요.

◆ 유현준> 왜냐하면 자기가 살던 그 스타일을 깨뜨리기 싫어서 그런 거겠죠. 그런데 사실은 우리 국민들이 공간에 대해서 좀 취향이라든지 그런 게 생기면 좋겠습니다.

◇ 정관용> 그러면 주거공간이 조금 안 똑같고 다양하다면 그냥 주거공간을 화폐로 보는 시각과 눈이 좀 달라지나요?

◆ 유현준>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제 친구가 40억짜리 타워팰리스에 살아도 우리 집은 빗소리 들을 수 있는 조그마한 마당이 있다라든지 아니면 테라스가 있는데 보이는 장면이 좀 독특하다든지 다락방이 하나 있다라든지. 이런 식의 자기만의 독특한 공간이 있다면 그런 질로써 사람들이 비교하지는 않거든요. 비교하기가 어려운 거죠. 그런데 그게 똑같이 생기니까 결국에는 집값밖에 생각을 안 하게 되는 것 같아요.

◇ 정관용> 그럼 지금 친구분은 40억짜리 타워팰리스에 살아요. 유 교수님은 그 타워팰리스 줄까, 마당이 있는 집 줄까 그러면 뭐 가지실래요?

◆ 유현준> 당연히 타워팰리스 갖죠.

◇ 정관용> 그거 무슨 얘기예요, 그러면.

◆ 유현준> 타워팰리스 갖고 난 다음에 그걸 갖고서 다른 걸 사면 되는 거죠. 그러니까 물론 저는 돈이 많다거나 그걸 거부하는 사람은 아니고요. 사실 돈 많으면 좋죠. 누가 싫어하겠습니까? 그런데 그 돈 말고도 사실은 다른 데서 가치를 찾을 수 있는 그런 게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하는 거죠.

◇ 정관용> 우리 사회의 부동산, 주거공간을 바라보는 시각이 마당과 빗소리와 이런 시각도 좀 있어야 되는데 너무 없다 이 말이군요?

◆ 유현준> 우리 국민들이 선택권이 거의 없다고 봐야 돼요, 사실은. 그 몇몇 메이저 건설사들이 만들어놓고 공급하는 그런 것들밖에 없고요. 저만 하더라도 아파트 설계할 기회가 몇 번 있었는데 대부분의 의사결정을 건설사 상무님들이 하시거든요. 그러면 그 메이저 건설사 상무님들이 거의 대한민국의 주거문화를 다 장악한다고 봐야 되는 거예요.

◇ 정관용> 유 교수가 제시한 안을 다 거부해요?

◆ 유현준> 그렇죠. 시장에서 안 된다고 그러고 심지어는 분양사무실에 있으신 분들도 그렇게 하시면 안 된다고 얘기하고.

◇ 정관용> 왜 안 된다고 그래요?

◆ 유현준> 그러면 안 팔린다 그렇게 얘기하면 할 말이 없는 거죠.

◇ 정관용> 전부 단순하고 획일적인 걸 좋아한다, 우리 국민이? 진짜 그런가요?

◆ 유현준> 그런데 극소수의 아주 최상위 어떤 주거환경에서는 조금씩 변화는 생기고 있습니다.

◇ 정관용> 최상위만 그렇죠?

◆ 유현준> 그렇습니다. 그게 안타까운 것 같아요.

◇ 정관용> 중산층은 정말 너무 획일화돼 있어요. 유독 우리나라가 그렇습니까?

◆ 유현준> 네. 우리나라가 유독 그렇습니다.

◇ 정관용> 왜 그럴까요?

◆ 유현준> 글쎄요. 공급자 중심으로 주택환경이 만들어졌기 때문인 것 같아요. 일단 워낙에 70~80년대 때 집이 워낙 부족했으니까 빠르게 대량생산해야 되는데 가격을 다운시키려면 표준화를 해야 되는 거고요. 표준화와 대량생산이 되다 보니까 당연히 획일화가 되는 거고요. 그게 워낙에 고착화돼 있기 때문에 그 관성을 깨뜨리기가 상당히 어려운 상황이죠.

◇ 정관용> 다른 나라는 그럼 어때요? 아파트를 평수가 아닌 다른 걸로 짓습니까?

◆ 유현준> 일단은 싱가포르 같은 데는 되게 다양한 형태들이 나옵니다. 또 비슷하거나 똑같거나 하면 아예 허가가 안 나온다는 얘기가 있고요. 그러니까 다양성을 계속해서 만들어가고 여러 가지 집합주거임에도 불구하고 디자인 규범들이 그렇게 다 뭐랄까요? 딱딱하지가 않은 것 같아요. 형태들도 다양하게 나오고. 특히 일본과 우리나라가 많이 비교가 되는데 한국은 사실 프리츠커상 수상자가 거의 없거든요. 그 이유가 뭔가를 생각을 해 보면.

◇ 정관용> 프리...

◆ 유현준> 프리츠커상이라고.

◇ 정관용> 건축 유명한 상?

◆ 유현준> 건축계의 노벨상이라고 하는 그런 상이 있는데. 그게 결국에는 우리나라가 대부분이 우리나라가 아파트에 사시는데 그게 획일화돼 있는 것 같아요. 왜냐하면 3000세대의 집을 우리는 3명의 건축가가 설계를 하는데 일본 같은 경우 3000세대 아파트를 못 지어요, 지진이 많기 때문에. 그럼 대부분 다 목구조로 짓잖아요. 그럼 2층 이상을 안 짓습니다, 저는. 3층 이상을 안 지어요. 그러니까 3000세대의 집을 한 300명의 건축가가 작업을 하면 다양성이 많이 생길 수밖에 없죠.

◇ 정관용> 이처럼 획일화된 집에서 사는 건 모두를 집값에만 집착하게 하는 것 말고도 또 다른 폐해가 클 것 같아요.

◆ 유현준> 가치관이 정량화된다라는 거 그거가 제일 큰 것 같고요. 딱히 저도 지금 막 생각은 안 나네요.

◇ 정관용> 가치관을 정량화한다는 거.

◆ 유현준> 저는 그게 제일 큰 것 같습니다.

◇ 정관용> 획일화된 평가 기준 뭐 이런 거 아닌가요?

◆ 유현준> 그렇죠. 그게 제일 심각... 그래서 저희가 보면 우리나라가 집값, 성적, 연봉, 키, 체중 이런 걸로 사람들을 판단을 내리죠.

◇ 정관용> 그러니까요. 학생들을 모두 다 대학에서 뽑아봅시다 했더니 모두가 머리를 쥐어뜯고 싫어하잖아요.

◆ 유현준> 그것도 또 다른 불공정이 생기는 거죠, 그 안에서.

◇ 정관용> 앞으로 그럼 어떻게 해야 될까요? 건축에 대한 획일적 규제만 풀면 됩니까?

◆ 유현준> 일단은 저는 그게 첫 번째 단추라고 생각을 하고요. 다양성을 키우는 쪽으로 갔으면 좋겠고 부동산 가격 책정 방식도 좀 바꿨으면 좋겠다.

◇ 정관용> 어떻게요, 어떻게요?

◆ 유현준> 지금은 면적 중심으로만 가격을 매기잖아요. 그런데 그러니까 모든 아파트의 천정고가 2.4m밖에 안 되는 거거든요. 높은 천정고를 만들면 손해가 나는 거예요.

◇ 정관용> 당연하죠.

◆ 유현준> 부동산 가격 책정 방식을 면적에서 채적으로 바꾸면 좋겠다 생각을 합니다.

◇ 정관용> 잠깐, 잠깐만요. 바닥 면적 옛날식으로 말하면 몇 평, 평당 얼마 이것만 있는데 채적으로 바꾼다는 것은?

◆ 유현준> 거기다 높이를 곱하는 거죠.

◇ 정관용> 세제곱미터로?

◆ 유현준> 네, 그렇죠. 가로, 세로, 높이. 예를 들어서 건설업자들이 왜 2.4m 이상 천정고의 아파트를 안 만드냐 하면 만들면 손해가 나니까 그런 거예요. 그러다 보니까 전국의 모든 집은 다 천정고가 낮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우리가 30평짜리 아파트라고 하더라도 2.4m 천정고와 3m 천정고는 가치가 다르죠.

◇ 정관용> 가치도 다를 뿐 아니라 삶의 쾌적도도 달라지죠.

◆ 유현준> 창의력도 보통 연구 결과에 의하면 2. 6m 천정고에서 공부한 아이보다 3m 천정고에서 공부한 아이가 창의력이 2배가 높게 나오거든요. 그러니까 사람의 생각도 영향을 미치고요.

◇ 정관용> 그럼 30평 아파트 2.4m짜리가 10억이에요. 30평 아파트 4.8m짜리가 20억이에요. 뭐 사실래요?

◆ 유현준> 20억까지는 될 수가 없죠. 제가 볼 때는 한 5억 정도가 차이가 난다든지 그거를 보면 아마 딱 환산을 하면 나올 거라고요.

◇ 정관용> 중요한 포인트네요. 첫 번째 포인트네요, 그렇죠?

◆ 유현준> 네.

◇ 정관용> 바닥 면적으로만 따지지 말고 채적이라는 개념을 한번 동원해 보자. 또, 또 어떤 게 있을까요?

◆ 유현준> 그리고 외부공간도 사실은 가격에 좀 포함시켰으면 좋겠어요.

◇ 정관용> 우리는 기존에 있는 테라스도 다 터버리지 않나요?

◆ 유현준> 그렇죠. 기존에 있던 테라스를 다 실내공간으로 만들죠.

◇ 정관용> 그렇죠.

◆ 유현준> 그리고 만들어봤자 어차피 분양 면적에 안 들어가거든요. 그러니까 사람들이 잘 안 만들려고 하는 경우도 있고 발코니 확장법이라고 하는 거가 사실은 그것 때문에 우리나라 국민의 모든 외부공간을 빼앗아갔다고 할 수 있는데 필연적으로 그럴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점점점점 잘살게 되면서 침대도 사고 소파도 사고 냉장고도 양문형으로 사고 물건이 점점 커졌기 때문에 집이 좁아졌거든요. 그거를 발코니 확장으로 포함을 시켜서 실내 면적을 키운 건데, 편법을 만든 거죠. 그랬기 때문에 국민들이 외부공간도 없는 곳에서 천정고는 낮고 계속해서 똑같은 집의 평면에 살게 되는데 그것들을 향후 만약에 발코니나 테라스 같은 하늘을 볼 수 있는 그런 것들을 조금 가격에 넣을 수 있게 해 주면.

◇ 정관용> 지금은 아예 넣고 싶어도 못 넣어요?

◆ 유현준> 보통 그걸 인정을 잘 안 해요. 실내 면적만 카운트를 하잖아요, 저희가. 그러니까 실질적으로...

유현준 홍익대 건축도시대학 교수 (사진=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유튜브 라이브 캡쳐)

 


◇ 정관용> 또또 어떤 게 있습니까, 또?

◆ 유현준> 또 저는 아파트를 만약에 하나를 설계를 한다면 동이 3000세대가 30개 동으로 만들어졌다는. 그것도 많겠네요. 여러 개 동으로 되면 각 동들을 다른 건축가들이 설계하는 것도 괜찮을 거라고 생각을 해요.

◇ 정관용> 그런데 그렇게 할 수 있게끔 하는 기존에는 3000세대를 3명이 했다 그랬잖아요. 적어도 30개 이상의 동이 되면 30명 이상이 투자 때 투여되어야 한다 그럼 비용이 늘어나잖아요.

◆ 유현준> 그렇겠죠.

◇ 정관용> 그걸 대신 회수할 수 있는 무슨 길을 터줘야죠.

◆ 유현준> 그러니까 약간의 용적률을 풀어준다든지.

◇ 정관용> 건축 다양성을 가져오면?

◆ 유현준> 그렇죠. 거기서 건폐율을 약간 테라스를 만들면 건패율에 좀 완화를 준다든지. 사실 우리가 좋은 주거환경을 만들기 위해서 만들어놓은 게 건패율과 용적률과 이런 시스템인데 실제로 오히려 그런 것들이 지금은 우리를 옭아매고 있는 다양성을 죽이는 게 된다면 어느 정도의 완충지역은 만들어놓고 다양성을 만드는 쪽으로 사람을 이렇게 좀 뭐라 그럴까요? 인센티브를 주는 쪽으로 갈 필요가 있고 생각합니다.

◇ 정관용> 아예 아파트뿐만 아니라 좀 다세대, 다가구 내지는 단독 이런 걸 적절히 섞도록 하는 규제 이런 건 어때요?

◆ 유현준> 그런데 현재 지금 보면 대부분 다 35층으로 규제를 한다든지 그런 높이를 딱 정해 놓고 있기 때문에 그 안에서 최대한으로 이익을 산출하기 위해서 사람들이 만들잖아요.

◇ 정관용> 돈이죠, 돈.

◆ 유현준> 돈이기 때문에 낮은 층수를 만들 이유가 없는 거죠, 이 사람들 입장에서 봤을 때는. 무조건 35층으로 다 만들어야 되니까 그걸 높게 만들면 낮은 곳도 생길 수 있고 전체 용적률만 우리가 컨트롤을 좀 한다든지.

◇ 정관용> 단지 전체에?

◆ 유현준> 단지 전체에 용적률을 규제를 하고 최대 어느 정도 이상은 하지 말아라. 이 정도만 완화를 해 주면 그 안에서 여러 가지 다양성들이 나올 수 있을 거라고 저는 생각을 합니다.

◇ 정관용> 그리고 우리 유현진 교수가 트레이드마크처럼 강조하시는 게 우리 아파트 단지는 섬처럼 다 고립돼 있다, 이거 문제다 그랬잖아요. 아파트 단지가 주변과 어우러지게 통할 수 있게끔 만들어지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하셨잖아요. 그럼 그렇게 주변과 어우러지는 아파트 단지를 만들면 또 무슨 혜택을 줘야죠, 예를 들어서.

◆ 유현준> 예를 들어서 저층부에다가 공원을 제공한다든지 시민도서관을 만들어주면 꼭대기 펜트하우스의 분양가 상한제를 풀어준다든지 거기서 이익금을 받으라, 네가 높은 층 하지 말고 평당 분양가를 더 높게 받아라. 대신에 그거의 번 돈만큼의 80%는 밑에다가 시민들을 위해서 쓰는 공간으로 만들어라.

◇ 정관용> 공공공간으로 만들어라.

◆ 유현준> 그걸 조금 더 투명하고 더 당근을 좀 많이 주는 쪽으로 한다면 우리 도시도 더 나아지지 않을까 생각을 합니다.

◇ 정관용> 다양성, 한마디로? 다양성을 추구하는 규제 혁파. 건축 관련 규제 혁파 이것부터 출발해 보자?

◆ 유현준> 그렇습니다.

◇ 정관용> 공무원들이 이런 얘기하면 뭐라 그럽니까?

◆ 유현준> 일단 자기네들은 법을 바꿀 수 있는 힘이 없다. 공무원분들은.

◇ 정관용> 그런데 필요하다고 동의는 해요, 안 동의해요?

◆ 유현준> 글쎄요. 저는 별로 그렇게 동의하시는 분을 그렇게 많이 만나본 것 같지는 않습니다.

◇ 정관용> 저는 그냥 교수님 말씀 들으면서 머릿속에 다양한 아파트 모양도 그려보고 아파트 동의 모양도 다를 뿐만 아니라 동 안에 있는 집집의 모양도 좀 다를 것 같고,그렇죠? 그리고 서로 그냥 다 갇혀서 소통도 안 되는 게 아니라 서로 테라스에서 저쪽에 손 흔들면서 바이바이 인사도 하고 아니면 그 테라스와 테라스가 연결돼서 잠깐 모여서 같이 차도 한 잔 마시고 별의별 공간이 떠오르거든요. 우리가 해외 사이트에서 멋진 집 해서 막 소개되는. 왜 우리는 그게 없을까.

◆ 유현준> 지금 저희가 디자인할 때 여러 가지 룰들이 있거든요, 디자인 코드라고 저는 얘기를 하는데 그걸 다 따라가면 지금 아파트 나옵니다. 차이가 제가 심사를 하러 하잖아요. 그러면 LH에서 만드는 어떤 공모전 심사를 하러 가면 아파트가 7동으로 풀었냐, 6동으로 풀었냐 이 정도 차이밖에 없어요. 누구를 뽑느냐 상관이 없어요. 다 똑같이 생겨서요. 그러니까 그게.

◇ 정관용> 결국 규제 혁파로군요. 규제 혁파.

◆ 유현준> 그렇습니다. 그런 거를 사실은 요즘에 인터넷이 발달했으니까 싱가포르 아파트나 네덜란드에 있는 아파트 이런 걸 한번 찾아보십시오. 그러면 이런 것도 가능한가 싶은 곳들이 많을 거예요.

◇ 정관용> 그러니까요. 저는 그런 걸 봤거든요. 그렇게 하면 다양성이 부여되면 집을 바라보는 시각의 변화가 생길 것이고 그러면 집값에 대한 인식도 달라질 것이다 이 말인 거죠?

◆ 유현준> 저는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

◇ 정관용> 그런데 100년은 걸리겠네요. 이렇게 해서 집값 잡으려면?

◆ 유현준> 아니, 뭐 그건 모르겠습니다. 이미 올라간 집값을 어떻게 떨어뜨릴지에 대해서는 저는 잘 모르겠고요.

◇ 정관용> 그러니까 유 교수한테 제가 그것까지 물어본 건 아닌데 중요한 접근이에요. 우리의 집을 바라보는 또 건축 설계의 모양을 바라보는 획일화된 시각을 바꿔봅시다.

◆ 유현준>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그걸로는 집값 잡기로는 100년 걸리겠다. 그게 솔직한 제 평입니다.

◆ 유현준> 그런데 저희가 생각해 보시면 지금의 이 도시가 만들어진 데에는 70년대부터 사실은 한 40년?

◇ 정관용> 그러네요. 그럼 한 40년이면 잡을 수 있겠네요.

◆ 유현준> 저는 뭐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더 많이 빨리 바뀔 거라고 생각합니다.

◇ 정관용> 유현준의 <스페이스 오딧세이=""> 오늘 첫 시간이었어요. 2주 후에 또 뵙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유현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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