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파일러 "안인득, 잠자는 시간 외엔 항상 비정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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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인득, 자신이 잘못됐다는 인식 하지 못해
실체 없는 대상이 피해를 준다는 피해 망상
방화 살인도 자기 방어라고 왜곡해서 인식
조현병이지만 계획범죄 가능성이 높아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하태경 미래통합당 의원 (김현정 앵커 대신 진행)
■ 대담 : 방원우 (경남경찰청 범죄심리 분석관 경사 · 안인득 담당 프로파일러)

경남 진주의 한 아파트에서 자신의 집에 불을 지른 뒤 대피하던 주민들에게 흉기를 휘둘렀던 사람 기억하시죠? 다섯 명을 살해하고 17명을 다치게 한 안인득 사건. 지난해 4월 17일 새벽에 발생했으니 벌써 1년도 훌쩍 넘었습니다. 안인득은 지난해 11월 국민참여재판으로 열린 1심에서 법정 최고형 사형을 선고 받았지만 조현병으로 심신미약을 주장하며 항소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24일 항소심에서 결국 심신미약을 인정을 받아 무기징역으로 감형을 받았는데, 또 대법원에 상고장을 제출했습니다. 계속 억울하다, 부당하다는 입장인데요. 사건 당시 안인득을 직접 면담했던 경남지방경찰청 소속 프로파일러입니다. 방원우 경사 연결해서 궁금증을 풀어보겠습니다. 경사님, 나와 계신가요?

◆ 방원우> 네, 안녕하세요. 방원우 경사입니다.

◇ 하태경> 저도 이게 굉장히 궁금한데요. 호기심도 생기고요. 사형에서 심신미약 인정되고 무기징역이 돼서 국민들 지금 굉장히 화가 나 있습니다. 이런 결과 예상하셨습니까?

◆ 방원우> 사실 최초 면담에서부터 그러한 어떤 증상들이 반복적이었고요. 그런 반복되는 증상으로 봤을 때 심신미약이 인정되지 않을까 어느 정도 짐작은 하고 있었습니다.

◇ 하태경> 조현병이라는 게 어떤 상태인가요? 그러니까 이 사람이 24시간 있으면, 눈 뜨고 있을 때 한 18시간 눈 뜨고 있다고 치면, 몇 %가 정상이고 몇 %가 비정상이고 이렇게 볼 수 있는 건가요?

◆ 방원우> 거의 비정상 상태로 계속 유지가 된다고 보면 되고요.

◇ 하태경> 거의 하루 종일요?

◆ 방원우> 그렇죠. 거의 비정상 상태로 유지가 되고 있으면서 증상 자체가 지속되는, 치료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면요.

진주 아파트 방화살인범 안인득. (사진=연합뉴스)

 

◇ 하태경> 비정상이면 어떤 술 취한 정도의? 어떤 상황이에요?

◆ 방원우> 일상적으로 자신 스스로도 그러한 생각을 하는 게 잘못됐다라고 인식을 못할 만큼, 술 취한 거랑은 다른 측면이에요.

◇ 하태경> 그럼 윤리의식이 아예 없다?

◆ 방원우> 그렇죠, 그럴 수 있죠.

◇ 하태경> 그러면 나쁜 사람은 윤리의식이 없을 수 있잖아요. 그런데 이게 정신적으로 이성적인 기능을 상실했다는 건가요?

◆ 방원우> 그렇죠. 사고의 장애라고 하는 건데요. 실존하지 않는 대상에 대해서 스스로가 인식을 하고 그 인식된 대상이 자신에게 반복적으로 피해를 준다, 그리고 그 모든 주변에 있는 사람들은 나에게 피해를 주기 위해서 존재하는 사람들이다, 이런 피해망상이나 관계망상으로.

◇ 하태경> 그러면 자기가 죽이고 다치게 했던 그 사람들이 자기에게 어떤 피해를 줄 거라고 이렇게 생각을 했다는 건가요?

◆ 방원우> 피해를 주고 있었던 사람이다라고 인식했을 가능성이 높은 거죠.

◇ 하태경> 그러면 가해자한테 자기가 정당방위를 했다 이렇게 생각한다는 거죠?

◆ 방원우> 그렇죠. 자신이 피해를 막기 위해서 방어적인 측면이었다, 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하태경> 아니, 그러면 더 억울하잖아요. 실제로 그분들은 가해를 한 것도 하나도 없고 평범한 이웃인데.

◆ 방원우> 그렇죠. 범죄라는 패턴만을 놓고 봤을 때는 분명 피해자에게 어떤 억울한 측면들이 상당히 높은 거고 실제로도 억울한 상황인 거고요. 그런데 이게 질환의 특성으로 봤을 때는 자신이 그게 실존한다고 알고 있고, 믿고 있기 때문에. 심지어 실제 존재하지 않는 소리를 듣고 있기 때문에 그게 현실이라고 받아줄 수밖에 없는 이 질환의 특성입니다.

◇ 하태경> 그러니까 안인득이 저 사람이 나를 공격할 수 있는 사람이야, 라는 생각을 매일매일 하는 거예요?

◆ 방원우> 그렇죠. 그래서 평소에도 소리를 지르거나 아니면 위층에 올라가서 오물을 뿌리거나 했던 것들이 기본적으로 나에게 피해를 주는 사람이기 때문에 그러한 것들을 스스로 해결하겠다, 라는 측면으로 접근을 했던 거고요.

◇ 하태경> 그러면 평소에 안인득 본인 입장에서, 자기가 정당방위를 하고 있었다는 전조가 있었네요? 오물을 뿌리고, 소리를 지르고.

◆ 방원우> 그렇죠. 증상들은 계속 가지고 있었던 거예요.

 

◇ 하태경> 그러다가 어느 날 폭발해서 불을 지르고 살인까지 가게 된 거네요?

◆ 방원우> 그렇죠. 다만 이게 범행도구인 휘발유를 준비했다든지 범행도구 흉기를 준비했다든지 했던 것들이 단순히 일반적인 조현병에서 볼 수 있는 우발 충동적인 범행이 아니라 계획적이었을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 하태경> 그러니까 그 부분이 이해가 안 되는 게 이성 기능이 제대로 작동 안 하는데 어떻게 계획은 세울 수가 있어요?

◆ 방원우> 그렇기 때문에 제가 판단했을 때는 일반적인 조현병과는 조금 거리가 있다, 차이가 있지 않나라고 생각을 합니다.

◇ 하태경> 일반적인 조현병은 계획 세우는 것도 쉽지 않은 모양이죠?

◆ 방원우> 그렇죠. 기능 자체를 많이 상실하기 때문에 그러한 어떤 체계적인 범죄를 구성할 수 있는 정도의 수준이 안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 하태경> 그러면 계획 세울 때는 이 사람이 정상으로 돌아온 거네요?

◆ 방원우> 아니, 그런데 조금 다른 측면으로 봐야 되는 게, 일반적인 사람이라면 그러한 범행계획이 구체적인 대상을 특정하고 내가 어떠어떠한 현실적인 피해를 봤을 것이다라는 측면으로, 실존하는 대상을 가지고 이야기를 한다면 안인득이라는 사람은 실존하지 않는데 그것을 믿어버리고 했기 때문에 가상의 대상을 인식하고 범행을 했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차이는 있고요.

◇ 하태경> 아니, 그러면 이게 묻지마 집단 범죄라고 보이는데 그게 아니라 어떤 특정 A, B, C, D, 이런 사람들이 있으면 어떤 사람들은 나에 대해서 나에 대해서 더 공격하는 사람이고, 어떤 사람은 덜한 사람이고, 이렇게 구분을 합니까?

◆ 방원우> 아파트 주민 전체가 위해 세력이다라고 생각을 했었던 거고.

◇ 하태경> 포괄적으로.

◆ 방원우> 그렇죠. 그중에서 특정 한두 명. 자신과의 어떤 안 좋았던 경험이나 접촉이 있었을 때는 그 사람들을 더욱 공격해야 되겠다라고 인식하고 있었던 거고요.

◇ 하태경> 그러면 이 사람 마음속에는 ‘저 사람은 내가 죽여야겠다, 저 사람은 다치게 해야겠다’ 이런 식으로 구분하는 모양이죠?

◆ 방원우> 어느 정도는 구분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 하태경> 그렇습니까? 저도 물어보면서 떨리는데요. 그리고 실제로 어떻게 보면 국민들 입장에서 보면 살인마잖아요. 이런 사람들의 심리사회를 좀 엿볼 수 있게 됐는데요. 그러면 이런 분들이 앞으로도 계속 나올 수 있잖아요.

◆ 방원우> 발굴되지 않은, 위험성을 가지고 있는 정신질환자도 일부 분명 있고요. 그런데 여기서 조심해야 될 것은 조현병, 즉 '정신질환 = 범죄자의 가능성이 있다'라는 공식은 상당히 위험할 수가 있어요.

◇ 하태경> 그건 아니다, 일반화시키면 안 된다.

◆ 방원우> 그리고 안인득 범행 같은 경우에는 사전에 미리 이 사람을 치료하기 위해서 다양한 어떤 가족들의 노력이 있었지만 치료받지 못했다라는 측면에서 더 아쉬움이 많이 남는 것이고.

◇ 하태경> 아니, 그러면 조현병 환자는 잠재적인 범죄자가 아니다.

◆ 방원우> 아니죠.

◇ 하태경> 아니면 조현병 환자 중에 어떤 사람들은 범죄자가 됩니까?

◆ 방원우> 조현병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치료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특히나 공격성을 띠고 있는 경우에, 가령 예를 들면 폭력을 행사를 한다든지 아니면 지나가는 사람에게 시비를 건다든지 즉 피해와 관련된, 피해망상과 관련된 증상을 갖고 있을 때는 범죄와 연루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지는 거죠.

◇ 하태경> 그럼 조현병 환자 중에 피해망상 조현병이 있고 또 공격성이 좀 없는 조현병도 있나요?

◆ 방원우> 그렇죠. 상당히 위축되고 소극적이고 혼자서 사회적으로 철수된 채 지내는 분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그런 분들은 공격성을 띠지 않는 경우가 더 많죠.

◇ 하태경> 아니, 그러면 주변에 조현병 환자가 있을 때 그 전조가 나타나면 ‘저 사람은 아주 극단적인 폭력까지도 행사할 수 있다’고 봐야 되겠네요?

◆ 방원우> 가능성은 충분히 열어둘 필요가 있는 거죠. 그리고 그 사람이 치료를 하고 있느냐, 받지 않느냐 이 부분도 상당히 눈여겨 볼 필요가 있습니다.

◇ 하태경> 완치가 가능합니까?

◆ 방원우> 조현병에 있어서 완치는 사회에서 어느 정도로 적응하고 사회에서 수용할 수 있는 정도이냐를 판가름할 수 있는 게 완치의 기준이라고 봤을 때, 약물을 먹으면서 충분히 개인적인 생활을 영위하시는 분들도 상당히 많거든요. 그러한 측면으로 보면 완치라기보다는 사회에 적응적인 상태로 살아간다, 라는 게 더 맞는 표현일 수 있고요.

진주 아파트 방화살인범 안인득을 태운 호송버스가 지난 24일 오전 경남 창원시 창원지방검찰청에 도착, 관계자들이 관련 시설 셔터를 내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하태경> 그러면 지금 안인득은 감옥에 있으면서 치료를 하고 있는 상태입니까?

◆ 방원우> 글쎄요. 치료감호소를 갔다 왔기 때문에 어느 정도 약물치료가 병행될 거라고 예상은 되지만, 실질적으로 치료를 하고 있는지는 저로서는 알 길은 없습니다.

◇ 하태경> 지금 확인이 안 되니까요.

◆ 방원우> 네.

◇ 하태경> 대법원 상고는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 방원우> 우선 안인득이라는 이 사람, 제가 그전에 면담을 했던 상황으로 봤을 때는 자신의 어떤 형량을 줄이는 게 본인의 목적이 아니라 본인은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이 받았던, 즉 실존하지 않은 대상들로부터 받은 피해를 알리고 싶은 취지가 더 강할 거고요. 아마 변호인단에서는 그러한 접근조차 심신미약의 상황이다라고 지금 이야기를 하고 싶은 거고.

◇ 하태경> 그런데 안인득은 피해자들한테 반성문은 썼나요?

◆ 방원우> 글쎄요, 그건 제가 확인되지 않습니다.

◇ 하태경> 상고하기 전에 반성문부터 쓰는 게 먼저인 것 같은데요. 그런데 감옥에 있으면 어느 정도 지금 정상적인 상태로 조금은 돌아왔을 거라고 봐야 되지 않습니까?

◆ 방원우> 그런데 이게 정신질환이라는 게 약물 병행했을 때 무조건 치료가 된다라는 공식이 성립하지는 않거든요. 개인에 따라서 난치성 질환도 있고 또 약물 치료만으로만 증상이 좋아지는 경우도 많지가 않아서, 이 사람의 증상에 호전 여부 그리고 악화 여부에 대해서는 조금 더 면밀하게 살펴볼 필요는 없죠. 객관적으로 평가를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닌 것 같습니다.

◇ 하태경> 답변 감사합니다.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방원우> 네, 수고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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