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산서원, 옥산서원, 필암서원 등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서원들이 등재 1주년을 맞아 한시백일장, 전통무예, 과거시험, 서원스테이 등 갖가지 축제행사로 세계유산축전을 연다.
이번 '2020 세계유산축전-한국의 서원'은 7월 3일 경북 안동 도산서원에서 열리는 개막식을 시작으로 31일까지 '서원, 세계의 꽃이 되다'라는 주제로 소수, 남계, 옥산, 도산, 필암, 도동, 병산, 무성, 돈암서원에서 진행된다.
강세황의 도산서원도 (사진=문화재청 제공)
도산서원에서 열리는 개막식에서는 퇴계 이황 선생의 이야기를 담은 '인류의 스승 퇴계 선생' 영상 상영과 국악 실내악, 전통 타악 등 축하 공연이 펼쳐진다. 축전을 축하하는 음악회에서는 퇴계 이황이 지은 '도산 12곡' 합창을 시작으로 판소리·가야금 등의 국악과 소프라노·바리톤·첼로·플롯·피아노 등의 서양 음악이 한데 어우러진다. 개막 전날인 2일부터 19일까지 '도산서원, 인류의 정신 가치를 이야기하다'라는 주제로 전시회도 진행된다.
소수서원 향사 재현 (사진=문화재청 제공)
경북 영주의 소수서원에서는 '제향(제사)으로 올리는 사은(師恩, 스승의 은혜)'이라는 주제로 7월4일 소수서원 향사(鄕祠) 제향을 진행한다. 우리나라 첫 번째 사액서원(賜額書院, 조선 시대 세워진 서원 중 국가로부터 공인받은 서원)의 향사로서 의미가 깊다. 향사는 학문이나 정치 등에 이바지한 인물을 추모하는 사당으로, 서원 내에 향사 기능을 갖춘 곳을 '향사 서원'이라 칭한다.
남계서원 한시 백일장 및 서예 실기대회 (사진=문화재청 제공)
경남 함양의 남계서원에서는 조선 전기 대표적인 사림파 학자이자 문인인 '일두(一蠹) 정여창 선생을 그리며'라는 주제로 서예와 한시 백일장 대회가 열린다. 전북 정읍의 무성서원에서는 '국악은 풍류를 타고'라는 주제로 국악인 왕기석, 박애리, 유태평양, 이선수와 백제풍류회, 정읍수제천보전회 등 국악단의 공연이 어우러진 KBS 프로그램 '국악한마당' 행사와 촬영이 10일 진행된다. 전남 장성의 필암서원에서는 19일 '서예로 품는 선비의 삶'이라는 주제로 세계유산 1주년 기념 축전이 열린다. 대구 달성의 도동서원에서는 11일 '지혜로 여는 대동세계'라는 주제로 과거제 재현행사를 진행한다.
병산서원 충효기행 프로그램 (사진=문화재청 제공)
경북 안동의 병산서원에서는 '서애 선생의 나라사랑'이라는 주제로 2박 3일을 서원에서 지내며 조선 중기 정치가로 임진왜란 당시 큰 활약을 한 서애(西厓) 류성룡이 보여준 나라사랑을 느낄 수 있는 충효기행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또한 '서원 체험(서원 스테이)'을 7월 한달간 6번에 걸쳐 진행한다.
돈암 만인소 운동 체험마당 (사진=문화재청 제공)
충남 논산의 돈암서원에서는 9일부터 11일까지 '사람됨을 위한 정성'이라는 주제로 돈암 만인소(萬人疏, 조선 시대 지식인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연명해서 왕에게 올린 청원서) 운동 체험마당이 진행된다. 경북 경주의 옥산서원에서는 '동방의 지혜, 세상을 밝히다'라는 주제로 학문 교류를 통한 한·중 학술대회가 열린다.
세계유산축전은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국내 세계유산의 가치와 의미를 널리 알리기 위해 문화재청이 올해부터 새롭게 추진하는 사업으로, 이번 행사는 문화재청이 주최하고 한국의 서원 통합보존관리단이 주관한다.
뒤이어 경주 대릉원과 첨성대, 하회마을과 부석사 등 여러 세계유산을 보유한 경상북도와 화산섬과 다양한 용암동굴을 보유한 제주도가 8월부터 9월까지 각각 한 달간의 일정으로 세계유산축전을 개최할 예정이다. 제주도는 원정대와 탐험대를 꾸려 제주 용암동굴과 분화구 일대를 걷거나 탐험하는 행사를 준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