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음주운전' 강정호의 사과쇼, KBO가 더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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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완 칼럼]

술 끊고 재능과 연봉 기부에도 팬들의 반응은 싸늘
KBO의 온정적이고 원칙없는 대응이 문제
음주, 도박, 폭력, 성추문에도 징계는 순간일 뿐 곧바로 복귀
개혁없는 KBO와 정운찬 총재의 무능에 질타 쏟아져
정치는 정치인이, 야구는 야구인이 하는 야구판 되야

KBO리그 복귀를 추진 중인 전 메이저리거 강정호가 지난 23일 서울 상암동 스탠포드호텔에서 열린 음주운전 관련 공개 사과 기자회견에서 인사하는 모습.(사진=박종민 기자)

 

음주운전으로 물의를 빚은 프로야구 선수 강정호가 23일 공식 사과 기자회견을 했다.

4년째 술을 끊었고 유소년 선수들에게 재능기부를 하고 첫해 연봉을 음주운전 피해자들에게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팬들의 반응은 여전히 싸늘하다.

가장 큰 이유는 그의 음주운전 경력이 단 한번의 실수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의 음주운전은 메이저리그에서 활동하던 2016년에 앞서 2009년과 2011년에도 있었다.

음주운전 상습범이었다는 얘기다.

"야구로 보답하겠다"는 강정호의 첫 사과가 공허하게 들리는 이유다.

그래서 "야구할 기회를 다시 달라"는 강정호의 사과회견이 복귀를 위한 '사과쇼'일 뿐이라는 냉담한 반응이 나오는 것으로 보인다.

류대환 한국야구위원회(KBO) 사무총장이 지난 23일 서울 강남구 KBO에서 열린 2020년 제4차 실행위원회에서 발언하는 모습.(사진=연합뉴스)

 

앞서, KBO(한국야구위원회)는 강정호에게 1년 선수자격 실격 징계를 내렸다.

그러나, KBO의 징계는 징계의 의미 보다 선수복귀의 길을 열어줬다는 눈총이 많았다.

그동안 야구팬들은 KBO의 오락가락 행정과 무능함을 익히 보아왔다.

특히, 정치인 출신 정운찬 총재가 취임한 2018년 이후 KBO는 권위와 신뢰를 완전히 잃었다.

프로야구판에 음주운전 사례는 강정호만이 아니다. 이름을 일일이 거론하기 어려울 정도다.

그런데 KBO 징계의 징계는 그때 그때 달랐다. 원칙도 단호함도 없었다.

고무줄 징계로 음주운전 선수가 잠깐의 징계기간을 거친 뒤 복귀하는 사례가 수두룩하다.

음주운전만이 아니다. 도박과 폭력, 성추문 사건도 끊이지 않고 있다.

그런데, 한번도 단호한 징계가 없었다. 온정적이고 형식적 징계가 있었을 뿐이다.

지난 16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0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 역투하는 오승환.(사진=연합뉴스)

 

도박으로 물의를 빚은 삼성 라이온즈 오승환 선수만 하더라도 한국프로야구에 복귀하면서 삼성측의 절묘한 복귀 타이밍으로 겨울 비시즌 동안 징계시간을 충분히 소진한 뒤 얼마전부터 마운드에 오르고 있다.

KBO가 이를 모를리 없다. 그저 부화뇌동, 부창부수해주었을 뿐이다.

오히려, 강정호 선수의 징계가 역설적으로 억울해보일 정도다.

그렇다고 KBO가 리그 운영을 잘해 존재감을 주는 것도 아니다.

큰소리쳤던 FA 등급제, 수익구조 개편, 통합 마케팅 추진 등 무엇 하나 제대로 개혁한 것이 없다.

키움히어로즈 경영권 분쟁에는 무책임한 대처로 오히려 사태를 더욱 복잡하게 만들어놓았다.

이에는 정운찬 총재의 무능이 결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정운찬 총재는 리그운영은 물론 위원회 내부 성추행 문제와 선동렬 감독의 국회출석 문제 등에 유체이탈 화법으로 질타를 받았다.

'허수아비 총재'라는 비아냥이 나왔다.

그냥 야구만 좋아하는 정치인 출신이 야구판 총재 노릇을 하고 있는 것이다.

정운찬 KBO 총재.(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야구판까지 능력없는 정치인이 끼어들고 낙하산이 판을 쳐서는 안된다.

강정호의 복귀 사과쇼의 연출자가 KBO라는 과장된 촌평에 공감이 갈 정도다.

사고를 치면 "야구로 보답하겠다"는 프로야구 선수들의 상습적인 멘트보다 KBO의 안이한 대처에 더 화가 난다.

제발 야구는 야구인이 하고 정치는 정치인이 하는 세상이 되고 KBO가 명실상부한 한국야구의 대표기구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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