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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학교는 안 돼" 차별에 우는 임대아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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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아파트와 같은 학군 배정 반대 게시물 게재
비난 여론 거세지자 게시 하루만에 사과문 올려
승강기 따로 사용, 외관도 달라…임대 주민을 향한 차별

세종시의 한 아파트 승강기 게시판에 게재됐던 임대아파트 학군 포함 반대 내용을 담은 게시물. (사진=인터넷 커뮤니티 캡처)

 

임대아파트 거주 아동들과 같은 학교에 배정되는 것을 막기 위한 글이 게시됐다가 비난 여론이 일자 하루 만에 삭제와 함께 사과문이 올라오는 촌극이 벌어졌다.

지난 18일 세종시의 한 아파트 승강기 게시판에는 '2021년 O초등학교 학군조정 문제'라는 게시글이 붙었다. 해당 글은 세종시교육청이 해당 아파트 일대의 학군을 조정하는 행정 예고를 발표하면서 인근 초등학교 학군에 임대아파트가 포함되자 이를 반대하는 뜻을 모으자는 것이 주요 골자였다.

특히 해당 글에는 '임대아파트가 포함된 학군으로 분류되어 아파트 이미지 저하가 우려됨'이라는 문구를 강조하면서 임대아파트 거주자를 차별했다.

아파트입주자대표회가 게시한 이 글은 삽시간에 빠르게 퍼져나갔고 입주민과 인근 지역 거주자들이 모인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노골적인 표현. 아이들이 보고 배울까 무섭다", "저기 사는 사람들이 얼마나 잘났는지 모르겠지만 저런 부모들 때문에 아이들이 '휴거' '빌거'라는 말을 하는 것 같다"라는 쓴소리가 쏟아졌다.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입주자대표회장은 19일 사과문을 게재하고 대표직을 사퇴했다. 그는 "아파트 주민들과 초등학교 학부모님들, 지역주민들에게 큰 상처와 피해를 드리게 되어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라며 "이번 일의 책임을 통감하며 회장직을 내려놓고 반성하며 지내도록 하겠습니다"라고 밝혔다.

 

◇승강기도, 겉모습도 따로따로

임대아파트 주민을 향한 차별은 비단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것이 문제다.

서울 마포구의 29층짜리 한 고급 주상복합 아파트는 4층부터 10층까지는 임대 세대가 거주하고 11층부터 일반분양 세대다. 임대 주민과 일반 분양 주민이 사용하는 승강기도 따로 분리되어 있는 것은 물론 10층과 11층도 이어져 있지 않다. 이 때문에 임대 세대에서 화재가 발생하면 옥상으로 대피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지게 된다.

강남구의 A 아파트의 경우 단지 내 행복주택이 배치된 동을 후문쪽에 배치하면서 외관도 다른 동과 다르게 지었다. 최고 층수가 33층인 다른 동과 달리 임대동의 경우 7층으로 저층인 데다 외관이 짙은 갈색으로 되어있어 언뜻 봐서는 상가건물처럼 보인다.

이러한 처사는 '소셜믹스' 도입 취지와 어긋나는 현상이다. 소셜믹스란 아파트 단지 내에 일반 분양 아파트와 공공 임대 아파트를 함께 조성하는 것으로, 사회적·경제적 수준이 다른 주민들이 함께 어울려 살게 함으로써 주거 격차로 인해 사회 계층 간의 격차가 심화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정책으로 2003년 도입됐다.

2020년 9월부터는 수도권 재개발 단지 임대주택 의무 공급비율 상한선이 30%로 높아진다. 그러나 임대 거주 세대를 무시하는 인식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차별 문제 또한 이어질 우려가 적잖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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