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들에게 나라는 존재와 세상의 편견 그리고 한국 현대사의 트라우마를 마주하게 하고 질문을 던질 영화 세 편이 18일 개봉한다.
세상의 편견을 향해 묵직한 직구를 날리는 영화 '야구소녀'(감독 최윤태)는 고교 야구팀의 유일한 여자이자 시속 130㎞ 강속구로 '천재 야구소녀'라는 별명을 지닌 주수인(이주영)이, 졸업을 앞두고 프로를 향한 도전과 현실의 벽을 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담은 여성 성장 드라마다.
여자라는 이유로 제대로 된 평가도 기회도 잡지 못한 수인은 해보지도 않고 포기하지 않는다며 꿋꿋하게 나아간다. 세상이 모두 주수인을 부정해도 주수인은 자신을 긍정한다.
이런 주수인을 연기한 이주영은 반짝반짝 빛난다. 올곧은 눈으로 세상과 관객을 바라보며 공고한 편견과 주류 사회에 균열을 낸다. 스크린을 통해 정면으로 마주하는 이주영의 얼굴에는 모두가 손가락질하고, 아니라며 가로막아 온 주수영의 삶을 한 번도 빗겨 난 적 없이 묵묵히 걸어온 시간이 녹아있다. 다시 한번 이주영에 매료되는 순간이다.
'나는 정말 누구일까'라며 존재에 관해 묵직한 질문을 던지는 영화도 있다.
'사라진 시간'(감독 정진영)은 의문의 화재사건을 수사하던 형사가 자신이 믿었던 모든 것이 사라지는 충격적인 상황과 마주하면서 자신의 삶을 찾아 나서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영화는 '왕의 남자', '7번방의 선물', '국제시장', '택시운전사', '군산, 거위를 노래하다', '풀잎들' 등 다양한 장르의 영화를 비롯해 드라마, 연극까지 폭넓은 활약을 펼쳐온 33년 차 배우 정진영이 오랜 기간 꿈꿔왔던 영화 연출에 도전한 작품이다.
여기에 '명량', '암살', '끝까지 간다', '독전', '완벽한 타인', '블랙머니' 등 수많은 작품에서 매번 강렬한 존재감과 탄탄한 연기력으로 관객들의 사랑을 받는 조진웅이 주연으로 나서 기대를 모은다.
지금껏 알지 못했던 한국 현대사의 깊은 기억을 소환하는 다큐멘터리도 관객과 만날 준비를 하고 있다.
'바다로 가자'(감독 김량)는 실향민 3세인 감독이 이해받지 못했던 아버지의 삶을 마주하고 대한민국 현대사의 깊은 트라우마를 찾아가는 다큐멘터리다.
기존의 북한, 통일 소재의 다큐멘터리에서 관찰할 수 있는 통속적인 화두를 벗어나 실향민 1세 아버지의 삶을 통해 마주한 가족권, 가족 트라우마에 대한 화두를 제시하는 작품이다.
영화는 남-북, 남-남 갈등이 어느 때보다 극심해지고 세대별 이데올로기 갈등이 고조되는 지금, '분단'의 영향이 우리 삶에 얼마나 깊숙하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깨닫고 세대 간 소통의 가능성을 보여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