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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슬기로운 프로게이머 생활' 그들의 24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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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6-12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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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버 기자의 프로게이머 생활 돋보기]
우리가 몰랐던 프로게이머의 생활
닉네임은 어떤 기준으로 만들어졌을까
휴가는? 복지는? 어떻게 되나요

10대들이 선망하는 직업 '프로게이머'. TV로 보여지는 화려한 모습을 기억하는 대중들은 많지만 이들이 하루에 얼마나 연습을 하는지, 또 일반 직장인들과 비교해 휴가는 얼마나 사용할 수 있는지 등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한국이 e스포츠 종주국임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베일에 싸여있는 프로게이머의 세계. 과연 그들의 일과는 어떻게 돌아갈까.

시즌 4부터 리그 오브 레전드(LoL)를 시작했지만 아직 실버를 벗어나지 못한 기자는 승격과 동시에 2020 우리은행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스프링 시즌에서 돌풍을 일으킨 설해원 프린스(前 APK 프린스) 게임단과 하루를 보내며 프로게이머 생활을 들여다봤다.

(그래픽=김성기 기자)

 

◇ 남들보다 늦게 시작해 늦게 끝나는 하루

선수들 간의 호흡이 중요한 LOL 종목 특성상 대부분의 팀이 숙소 생활을 한다. 선수들은 숙소 생활을 통해 연대 의식을 키워감은 물론 이런 환경 속에서 오롯이 경기에 집중할 수 있도록 배려받는다. 설해원 프린스 소속 선수들 역시 숙소에서 함께 호흡하고 팀워크를 다진다.

▲ PM 12시
설해원 프린스 선수들의 하루는 정오부터 시작된다. 전날 새벽까지 연습했던 터라 기상 시간도 늦을 수밖에 없다. 오후 1시부터 연습이 시작되기 때문에 이 사이 세면, 점심 식사, 연습실 이동 등이 이뤄진다.

특이한 점은 숙소에는 컴퓨터가 없다는 것이다. 구단 관계자는 "숙소에 컴퓨터를 배치하면 숙면을 취해야할 시간에 선수들이 연습하는 일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일부러 두지 않았다"라며 "휴식 시간이 확실하게 보장되어야만 최상의 경기력이 나올 수 있다. 연습실과 숙소를 분리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라고 설명했다.

설해원 프린스 LoL 팀 연습실 전경.

 

▲ PM 1시
오후 1시가 되자 선수들은 숙소에서 5분가량 떨어진 연습실에 집결해 자신의 자리에 앉아 훈련 준비에 돌입했다. LoL 선수단을 위한 연습실은 2개로 분리돼 있었다. 1군과 2군을 나눠 연습하기 위함도 있지만 같은 공간에서 훈련하다 보면 서로의 다른 오더로 인해 연습에 차질일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장소를 분리했다.

연습이 시작되자 선수들은 이내 숨을 죽이며 게임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평소에는 다른 팀들과의 경기를 통해 기량을 점검하고 다양한 작전을 구사하지만 이날은 내전(內戰)으로 다가올 LCK 서머 시즌 개막을 대비했다.

오후 훈련은 약 3시간 정도 진행된다. 평균 게임 시간은 1경기당 30~40분 정도 소요되지만 경기 이후 코칭스태프의 분석까지 진행되기 때문에 선수들은 3경기 정도 소화한다.

▲ PM 4시
오후 4시부터는 식사와 휴식 시간이다. 설해원 프린스 팀의 경우 연습실 인근 5개의 식당과 계약을 맺고 선수들이 원하는 음식을 선택해 먹을 수 있도록 했다. 음식을 해주시는 조리장을 두는 팀도 있다. 설해원 프린스는 추후 사옥 이전이 진행되면 조리장 영입을 계획 중에 있다.

선수들은 식사를 마치면 저녁 훈련 시작 전까지 은행 업무, 병원 방문 등 연습 시간에 하지 못했던 일들을 처리한다. 몇몇 선수들은 바로 연습실로 이동해 부족했던 부분을 채우기 위해 휴식을 반납하고 연습에 돌입하기도 한다.

▲ PM 7시
설해원 프린스 구단은 오랫동안 앉아서 게임해야 하는 선수들의 건강을 위해 주기적으로 트레이너를 초빙해 관리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스포츠 선수들에게 몸은 자산이다. 프로게이머 역시 마찬가지다. 부상으로 인해 일찌감치 선수 생활을 접는 선수들도 있기에 몸 관리를 철저히 한다. 특히 오랫동안 앉아서 게임을 해야 하는 직업 특성상 손목과 허리 통증은 선수 대부분이 안고 있는 문제다. 구단도 이를 알기에 선수들 건강 관리를 게을리하지 않는다. 설해원 프린스는 주기적으로 트레이너를 불러 선수들의 건강을 관리하며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인다.

▲ PM 8시
저녁 8시부터 다시 시작된 훈련은 자정까지 이어진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코칭스태프와 선수들 간의 활발한 토론을 통해 전술 구상 및 대처법들을 고민하고 공유한다.

▲ AM 1시
프로게이머들은 새벽 1시가 넘어서야 숙소에서 몸을 뉘인다. 진정한 일과가 끝나는 시간이지만 선수들은 이 시간도 헛되이 보내지 않는다. 다른 선수들의 플레이를 모니터링하면서 약점이나 배울점을 찾으며 서서히 잠을 청한다.

◇ '미키' '익수'…선수들은 어떻게 닉네임을 정할까?

'페이커'(Faker)는 알아도 '이상혁'은 모른다는 얘기가 있듯이 사실 프로게이머들은 이름보다는 닉네임으로 불리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선수들도 다양한 방법으로 닉네임을 정한다.

'익수'(Ikssu)라는 닉네임으로 활동하는 설해원 프린스 LoL 팀의 주장 전익수는 "유명한 프로게이머라도 본명을 기억해주는 사람이 많지 않아서 본래 이름을 닉네임으로 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새로운 미드라이너로 합류한 '미키'(Mickey) 손영민은 "어렸을 때 별명이 '쥐새끼'였다. 그런데 그대로 사용할 수 없으니 '미키마우스'의 앞에만 따서 '미키'로 지었다"고 밝혔고 '시크릿'(Secret) 박기선은 "영어 사전에서 제일 먼저 본 단어로 택했다. 처음에는 무슨 뜻인지도 몰랐다"라고 털어놨다.

선수들이 언제든지 이용할 수 있는 휴식공간에 비치된 각종 식음료.

 

◇ 사내복지 '끝판왕?'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프로게이머의 복지 역시 잘 알려지지 않은 부분 중 하나다. 휴가는 언제 얼마나 쓸 수 있으며, 사내 복지는 어떻게 구축되어 있는 지 등은 대중들은 잘 알지 못한다.

대부분의 팀들은 시즌이 시작되면 1주일 중 하루 정도만 쉬고 나머지는 경기 준비에 몰두한다. 이 때문에 다른 프로스포츠 종목들과 비슷하게 프로게이머들 역시 시즌을 마치고 휴가를 보낸다.

다양한 스폰서 계약으로 인해 휴가도 지루하지 않게 보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설해원 프린스의 경우 리조트 '설해원'이 네이밍 스폰서로 되어있어 선수들은 원할 때 언제든지 리조트를 이용 가능하다. 워터파크 '오션월드'와도 스폰서 계약을 맺고 있어 쉬는 날이면 무료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사내복지 역시 무시할 수 없다. 선수들은 키보드와 마우스에 민감하기 때문에 자신에게 맞는 고가의 장비를 따로 준비하곤 한다. 그러나 이를 제외한 나머지 부분들은 구단에서 모두 제공한다.

식사는 물론 휴식 시간에 먹을 수 있는 간식과 시리얼, 커피 등이 항시 구비되어 있다. 냉장고에는 선수들이 원하는 음료를 언제든 시원하게 먹을 수 있게 다양한 종류로 가득 채워져 있다. 또 구단은 연습시 선수의 부상이 발생하면 치료비를 부담해 복귀하는 데 어려움이 없도록 지원한다.

김옥진 구단주는 "선수들의 연령층이 어리기 때문에 식사, 숙소 등 불편함이 없도록 이런 부분들을 챙기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라며 "또 지정병원 도입 등을 통해 선수들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면서 오랫동안 프로게이머로 활동할 수 있는 저변을 구축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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