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메이저리그 사무국과 구단들이 제시하는 2020시즌 개막 방안을 선수노조가 거부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선수노조가 역제안을 날려 눈길을 끈다.
ESPN을 비롯한 미국 주요 스포츠 매체들은 10일(한국시간) 선수노조가 사무국에 팀당 89경기를 치르는 단일시즌 개막안을 제시했다고 전했다.
선수노조의 제안은 다음과 같다.
정규리그는 팀당 89경기 체제로 진행한다. 각 선수는 경기수에 비례한 연봉 전액을 지급받는다. 89경기는 기존 경기수 162경기의 55% 수준이다.
정규리그는 미국 현지시간으로 7월10일에 개막해 10월11일에 막을 내린다. 포스트시즌은 올해는 물론이고 내년까지 총 16개팀이 참가하는 방식으로 확대 운영한다.
구단들과 선수노조의 협상에서 최대 쟁점은 결국 돈이다.
양측은 코로나19의 미국 내 확산으로 시즌 개막이 연기된 지난 3월, 정규리그가 시작할 경우 선수들이 경기수에 비례한 금액을 연봉으로 받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시즌이 끝날 때까지 무관중 개최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수익 감소를 우려한 메이저리그 구단들은 선수들에게 연봉 추가 삭감을 제안했다.
고통 분담을 함께 하자는 것이다.
구단들은 구단 수입의 절반을 선수들에게 배분하는 방안부터 82경기 체제에서 연봉을 차등 삭감하는 방안, 경기수를 50경기로 크게 줄인 상황에서 연봉을 비례 배분하는 방안, 76경기 체제에서 비례 배분 연봉의 75%만 지급하는 방안 등을 제시했다.
선수노조는 구단의 제안이 나올 때마다 크게 반발했다.
세 가지 구단 제시안 모두 표현 방식만 다를 뿐 실질적으로 선수들에게 33% 정도의 연봉을 지급하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갈등이 심화되자 구단들은 재정 손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48경기 체제까지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는 선수노조가 나섰다.
선수노조는 당초 114경기 체제를 희망했다. 경기수가 많을수록 지급받은 연봉도 늘어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협상이 지지부진하자 기존 안에서 25경기를 줄인 89경기 체제를 제안했다.
구단 입장을 대변하는 사무국이 제안한 76경기 체제와의 간극이 많이 줄어들었다. 이는 희망적인 요소다.
하지만 연봉 지급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2020시즌 개막을 장담할 수 없다. 선수노조는 지난 3월 합의안을 따를 것을 주장하는 반면, 구단들은 추가 삭감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양보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양측이 내년 노사협약(CBA) 갱신 협상을 앞두고 미리 기싸움을 벌이는 것이라는 미국 현지 언론의 관측도 있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7월초 개막을 목표로 세웠다. '디애슬레틱'을 비롯한 미국 현지 언론은 지금과 같은 교착 상태에서는 7월초 개막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분석했다.
노사가 합의해도 시즌 개막까지는 갈 길이 멀다. 스프링캠프를 재소집해 시즌을 준비하는 기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ESPN은 노사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메이저리그 사무국 총재가 직권으로 시즌을 개최할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