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통합당 박형준 전 선거대책위원장이 10일 국회에서 열린 미래통합당 초선의원 공부모임 명불허전에서 '21대 총선의 의미와 국회의 역할'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미래통합당 4‧15 총선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던 박형준 동아대 교수는 10일 "6070세대들의 일종의 베테랑 콤플렉스를 반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통합당 초선모임 '명불허전보수다'의 강연자로 나서 "6070세대는 사회 발전을 이끌어왔다는 향수에 젖어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6070 주류 세대교체 필요…3040들의 시대 감각 수용하고 배워야"이번 총선에서 통합당은 기존 지지층인 50대 이상에서 상당수가 이탈하면서 참패를 당했다. 선대위원장으로 총선을 이끌었던 박 교수는 세대교체의 필요성과 함께 인식의 전환을 촉구했다.
박 교수는 "영국 노동당이나 보수당에서 젊은 지도자들이 나오는 것은 원로들의 의식적인 노력이 있는 것"이라며 "우리나라 6070세대들은 발전 세력으로서 정당성이 있지만 '과거엔 어땠다'는 식의 인식은 별로 도움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류세대 교체에 대한 자각을 하고 젊은 세대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아야 한다"며 "3040세대들의 시대감각을 수용하고 배우려는 자세가 필요한데, 가르치려고 들면 젊은 세대 입장에선 거부감이 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50대도 이제 결코 우파의 진지가 아니고 우세한 지지기반이 아니라는 것이 분명해졌다"며 "87년 민주화를 경험한 세대가 50대를 차지하고 있고, 그들의 의식속에는 연대의식과 민주화에 대한 심리적 부채의식이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10일 국회에서 열린 미래통합당 초선의원 공부모임 명불허전에서 의원들이 박형준 미래통합당 전 선거대책위원장(가운데)의 '21대 총선의 의미와 국회의 역할'에 대한 강연을 듣고 있다.(사진=연합뉴스)
◇"60대 이상·영남권·보수 유튜버에 너무 둘러싸여 있다"
통합당이 그동안 주요 지지층인 영남권, 60대 이상 등에 갇혀 있었다는 점을 지적하는 동시에 이를 경계해야 한다고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박 교수는 "국회의원 재직 시절 당시 한나라당이 가장 신경을 쓴 게 조선일보 사설과 영남권 지지층 반응 등이었다"며 "요즘은 보수 유튜버 반응 등이 우리의 생각을 결정하는 중요 요소가 돼버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 스스로 60대 이상, 영남권, 보수 유튜버에 너무 둘러싸여 있는 건 아닌지에 대한 자각이 항상 필요하다"며 "4차 산업혁명과 코로나 위기 관련 생태학적 인식 등 의제들에 대해 우파 쪽에서 대안을 만들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기본소득 논의에 적극 뛰어들어야"최근 주목을 받고 있는 기본소득에 대해선 통합당이 논의에 적극 뛰어들 필요가 있다며 이슈를 주도하는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을 높이 평가했다.
박 교수는 "정당에선 주도할 수 있는 담론을 만들어야 하는데, 기본소득 문제는 통합당 입장에서도 해볼 만한 이슈"라며 "이 문제를 접근하는 우리의 방법을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본소득은 재정도 고민해야 하고, 미래세대를 위해 복지 체계 개편과 노동시장 유연화 등이 같이 돌아가는 프로그램"이라며 "자기계발을 통해 직업 선택을 유연하게 만들면서 간다고 하면 프로그램을 짤 수 있다"고 말했다.
박형준 미래통합당 전 선거대책위원장(왼쪽)이 10일 국회에서 열린 미래통합당 초선의원 공부모임 명불허전에서 '21대 총선의 의미와 국회의 역할'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링컨 대통령 연구 필요"보수진영 정권 탈환과 합리적인 권력 운영을 위해 링컨 전 미국 대통령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박 교수는 "역사적으로 공화주의 원칙을 잘 구현한 대통령이 링컨이라고 본다"며 "링컨은 철저히 권력을 팀으로 운영한다는 생각으로 통치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쟁 상대를 좌파보다 더 심하게 공격하고 비난해 제거하려고 하는 등 지금은 우파가 분열지향적"이라며 "이런 문화를 내부에서 걷어내고 권력을 팀워크로 운영하는 협력의 질서를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