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아이에게 표백제를 먹인 혐의 등으로 체포되는 여성. (사진=연합뉴스)
소셜미디어서비스(SNS) 모금을 위해 두 살배기 아들이 아파 보이도록 표백제를 먹였다는 의혹이 제기됐던 한 태국 여성의 집에서 독성 물질이 담긴 병이 발견됐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5일 일간 방콕포스트와 온라인 매체 네이션 등에 따르면 경찰은 방콕 북부 빠툼타니 주에 사는 A(29)씨를 지난달 아동학대와 살인 미수, 사기 등 혐의로 체포한 뒤 방콕 집에서 약병 15개를 수거해 검사를 진행했다.
경찰은 이 중 하나에서 강력한 부식성과 독성을 가진 농축액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 병에서 A씨 지문은 발견되지 않았지만, 수사 진행에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A씨는 희소 질환으로 두 살짜리 아들이 아프다면서 SNS에 사진과 동영상을 올린 뒤 치료비를 마련할 수 있도록 마스크를 사달라고 호소해 꽤 큰 돈을 자신의 계좌로 받았다.
그러나 아이가 입원한 병원 측에 의해 범죄 행각이 들통났다.
A씨는 아이가 해산물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희소 질환에 걸렸다고 주장했지만, 검사 결과 거짓이었다.
대신 의료진은 피까지 토한 아이의 입과 위 그리고 장이 산(酸)에 의해 손상된 것처럼 부식됐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병원 측이 의료 기록을 뒤져본 결과, A씨는 이 전에도 네살 여자아이를 딸이라며 병원에 데려온 적이 있었다.
이 여자아이는 두 살배기와 비슷한 증상을 보였다.
당시에도 A씨는 딸이 아프다며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올려 모금을 요청한 것으로 경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
네 살배기는 결국 세상을 떠났고, 병원 측은 이후 A씨가 친모가 아니라는 점을 발견했다.
병원 측은 이번에는 친모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DNA 테스트를 요청했지만, A씨가 거부하자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에 체포된 뒤 이뤄진 DNA 조사 결과, A씨는 두 살배기의 친모인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경찰은 친모가 잔혹한 범죄를 저질렀다는 점에서 그에 대한 정신감정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가 두살·네 살배기 아기가 아프다면서 SNS 모금을 통해 받은 2천만 밧(약 7억7천만원) 중 일부는 행적을 의심한 기부자들에게 돌려줬다면서도, 일부는 온라인 도박에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태국 사회 일각에서는 학대받는 아동들을 보호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