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점 한 달 안 돼 '물 줄줄'…속초 청년몰 '부실공사'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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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대책 방안 논의…속초시 "장마 전까지 해결하겠다"
원인 놓고는 시-시공업 '입장차'…시공 능력 vs 촉박한 시간

속초 청년몰 '갯배St' 건물 안 화장실 천장에서 빗물이 줄줄 새고 있다. (사진=독자 제공)

 

청년들을 위해 야심차게 문을 연 강원 속초 청년몰 '갯배St'가 개점 한 달도 안 돼 발생한 누수문제로 뭇매를 맞고 있다. 속초시가 대책마련에 나섰는데, 전문업체를 통해 조사한 결과 방수 부분에서 '부실공사'가 확인됐다.

누수문제는 지난달로 거슬러 올라간다. 준공한 지 불과 2주가 흐른 지난달 8일 속초 청년몰에는 밤사이 쏟아진 비로 누수가 발생했다. 내부 곳곳에는 '물웅덩이'가 만들어지고, 천장에서는 물이 줄줄 새면서 상인들은 영업에 차질을 빚었다(CBS노컷뉴스 5월 11일. 누수문제 시정하겠다더니…'또' 물 샌 속초 청년몰).

이후에도 비만 내렸다 하면 속초 청년몰은 누수문제로 골치를 앓았다. 이 때문에 상인들은 앞으로 다가올 장마를 걱정하며 대책마련에 나설 줄 것을 촉구했다. 결국 속초시는 전문업체를 선정, 누수문제 원인 잡기에 나섰다. 시는 지난달 30일쯤 방수 전문업체에서 결과보고서를 받고, 지난 1일 시공업체와 사업단 등과 함께 대책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업체에 따르면 방수 부분에서 '부실시공'이 확인된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으로 타일 사이사이를 메우는 메지작업 부실, 난간 방수시트 틈새 문제, 옥상 방수처리 미흡, 창호 실리콘 마감처리 허술 등이다. 준공 이후 감리 검사도 통과했지만, 어찌된 일인지 문제를 발견하지 못했다.

속초 청년몰 옥상으로 올라가는 벽면에 금이 가 있고(왼쪽), 옥상에는 바닥과 벽면 틈새를 땜방식으로 메운 흔적이 보였다. (사진=유선희 기자)

 

취재진이 지난 3일 직접 속초 청년몰을 둘러본 결과 옥상으로 향하는 벽면에 금이 갈라진 모습이 눈에 띄었고, 옥상에는 갈라진 틈을 땜방식으로 메운 곳도 보였다. 공사가 진행 중인 2층 천장에는 빗물로 얼룩진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수요일 휴일인 이날 1층에서는 방수 작업이 한창이었다.

청년몰 조성사업은 지난 2018년 11월 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 공모사업에 선정되며 본격 추진됐다. 중기부 사업에 공모를 낼 당시 속초시는 구 수협 건물을 철거하고 청년몰을 신축하는 것으로 계획했다. 하지만 구 수협 건물의 역사성을 살리자는 의견이 제기됐고, 시는 결국 안전진단 등급을 새롭게 거쳐 '리모델링' 방식을 택하기로 했다.

좋은 취지와 달리, 당초 계획과 차이가 발생하면서 준공 예정일도 뒤로 밀렸다. 건물 안전진단을 새롭게 하고 중기부에 사업계획 변경 승인을 받는 동안 본 공사가 진행되지 못한 탓이다. 시공업체에 따르면 리모델링 공사는 지난해 12월에서야 시작됐다. 이마저도 구조보강 공사가 늦춰지면서 공사 일정에 차질을 빚었다.

예산에도 변화가 있었다. 청년몰을 신축할 경우 건축비만 20억 원(신축 14억 원, 철거 6억 원)이 소요될 예정이었지만, 리모델링은 구조보강 등 작업까지 진행해야 하는 탓에 예산이 껑충 뛰었다. 특히 철거 후 신축하는 건물은 약 250평이었지만, 보강·리모델링의 경우 건물 면적은 약 758평으로 확대했다. 결국 당초 세운 전체 예산 30여억 원에서 시비 18여억 원이 추가돼 속초 청년몰 리모델링 사업은 총 48여억 원이 투입됐다.

취재진이 상세 사업예산을 살펴보니 전체 48여억 원 예산 중 구조보강은 11여억 원, 리모델링은 27여억 원이 투입됐다. 리모델링 공사에는 방수작업이 포함된다. 국비가 포함되지 않고 추경으로 투입된 시비 18여억 원만 따로 떼어 놓고 살펴보면, 리모델링 공사 중 방수작업을 포함하는 '내장공사' 예산이 11억여 원으로 가장 많다.

지난 4월 24일 개장한 청년몰 '갯배St'로, 현재 2층은 공사 중이다. (사진=유선희 기자)

 

준공 예정일을 맞춰야 하는 상황에 더해 상당한 예산이 투입된 속초 청년몰에서 발생한 부실시공을 놓고, 그 이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시공업체 측은 촉박한 시간 탓에 방수작업이 온전히 이뤄지기 힘들었다고 지적한다. 반면 속초시는 시간은 충분했다며 시공 자질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어, 미묘한 입장차를 보이고 있다.

속초시 관계자는 "오래된 건물인 데다 처음 시작하는 사업인 만큼 미흡한 부분이 있는 것은 인정하지만, 청년 상인들이 피해를 보지 않고 영업에 매진할 수 있기를 바랄 뿐"이라며 "일단 누수 수습에 집중해 장마 전까지는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속초시의회 강정호 의원은 "방수가 안 되니 누수는 물론 감전 우려로 상인들은 불안하게 영업을 하고 있고, 바닥 시공 과정에서 물 빠짐 처리가 안 돼 영업장 사용에도 상당히 불편함을 겪고 있다"며 "명백히 부실시공으로 속초시는 조속히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일갈했다.

이어 "속초에서 야심차게 준비한 청년몰이 개점 이후 계속 피해가 속출하고 있어 안타깝다"며 "특히 부실시공 원인이 시공사의 자질 부족인지 아니면 신축에서 리모델링으로 변경되면서 촉박하게 진행되는 과정 중 불거진 문제인지 등을 자세히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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