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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종차별 반대, 세계는 왜 한쪽 무릎을 꿇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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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MHz (18:25~20:00)
■ 방송일 : 2020년 6월 3일
■ 진 행 : 정관용 (국민대 특임교수)
■ 출연자 : 김민하 기자

 


◇ 정관용> 높은 곳에서 다른 시선으로 뉴스를 바라보는 ‘김민하의 고공비행’. 김민하 기자, 오늘 새롭게 바라본 뉴스는?

◆ 김민하> 블랙아웃 튜즈데이(Blackout Tuesday)이다.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으로 인종차별 항의시위가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 각계각층에서 시위에 연대한다는 뜻 밝히고 있다. 특히 문화예술계에선 블랙아웃 튜즈데이라는 이름의 캠페인을 통해 적극적 목소리를 내고 있다

◇ 정관용> 블랙아웃 튜즈데이란?

◆ 김민하> 인종차별 항의시위에 연대와 지지의사를 표명하는 수단으로서 현지시간 2일 화요일에 업무를 멈추자는 것. 이런 캠페인은 SNS에서 쇼는 중단돼야 한다란 해시태그와 함께 퍼지고 있다. 미국 음악방송 채널 MTV는 8분 46초동안 검은 화면에 숨을 쉴 수 없다는 자막만 냈다. 게임업체들도 지금은 게임을 할 때가 아니라며 신제품 출시를 연기하겠다고 밝혔지.

◇ 정관용> 스타들도 적극적으로 입장 표명을 하는 모양이더군

◆ 김민하> 팝스타 비욘세의 배우자인 힙합 가수 제이지는 2일자 미국 주요신문에 반인종주의 광고를 실었다. 과거 마틴 루서 킹 목사가 사람은 옳은 것을 위해 일어서기를 거부할 때 죽는다고 연설한 내용을 인용하고 광고 게시에 함께한 경찰폭력 사망자 유가족, 인권운동가, 변호사들의 이름을 연명했다.

그 외에 수많은 스타들이 SNS에 검은 화면을 올리거나 흑인의 생명은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올리는 걸로 시위 지지 의사 밝혔다. 미국의 유명 감독 스파이크 리는 BBC 인터뷰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그는 갱스터다, 독재자가 되려고 한다’며 대놓고 비난했다.

◇ 정관용> 기업들도 엄청나게 메시지를 내놓고 있던데?

◆ 김민하> 애플의 팀 쿡, 구글의 순다르 피차이, 마이크로소프트의 사티아 나델라 등 주요 IT 기업 CEO들도 시위 동조 의사를 밝히고 직원들을 독려하고 있다. 제너럴모터스의 메리바라나 테슬라의 일론머스크 등 기업인들도 마찬가지 행보를 보였다. 심지어 백인 기득권의 상징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는 월스트리트의 금융업계도 인종차별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발표했지. 골드만삭스의 CEO인 데이비드 솔로몬은 지금은 침묵을 지킬 때가 아니다 라고도 했다. 나이키는 미국에 아무런 문제가 없는 척 하지말라, 인종 차별에 등을 돌리지 마라 라는 메시지를 담은 광고를 선보이기도 했지. 저스트 두 잇을 포 원스, 돈 두 잇으로 바꿨다.

 


◇ 정관용> 미국 밖에서도 연대 지지 의사 표명하는 흐름 이어지던데?

◆ 김민하> 대표적인 게 유럽 축구리그다. 독일 분데스리가 선수들이 한쪽 무릎을 꿇는 골 세리머니로 인종차별에 항의하는 뜻을 나타냈다. 또 영국 축구팀 리버풀과 첼시 등도 훈련에 앞서 단체로 한쪽 무릎을 꿇는 퍼포먼스에 동참했다. 한쪽 무릎을 꿇는 포즈는 4년 전 미국 풋볼 선수인 콜린 캐퍼닉이 흑인에 대한 경찰의 과잉진압에 항의하는 표시로 국가 제창을 거부하고 한쪽 무릎을 끓는 모습으로 시위를 한 것에서 비롯됐다. 이 포즈는 시위에 동조하는 미국 경찰들이 시위대와 함께 취하기도 해서 화제가 되기도 했지.

◇ 정관용> 그런데 스포츠에서 정치적 의미를 담은 세리머니를 하면 제재를 받기도 하지 않나?

◆ 김민하> 스포츠가 정치와 거리를 둬야 한다고 믿는 사람들이 많고... 축구 리그엔 실제 정치적 의미를 담은 행위를 하면 징계한다는 규정도 있다. 그런데 피파는 오히려 홈페이지를 온통 검은색 상징들로 바꾸고 이떤 종류의 인종차별에도 반대한다고 밝혔다. 또 지아니 인판티노 피파회장은 자기 명의로 추가입장을 내고 분데스리가 경기에서 이뤄진 선수들의 세리머니에 대해선 처벌이 아니라 박수를 보내야 한다라고 했다. 피파의 이런 입장에 따라 유럽 축구리그에서의 인종차별 반대 세리머니는 더 활발히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 정관용> 인종차별은 더 이상 논란의 대상이 아니란 거지.

◆ 김민하> 많이 언급되는 사례가 1968년 멕시코시티 올림픽인데... 당시 육상 200미터 경기에서 미국의 흑인 선수 토미 스미스와 존 카를로스가 금메달과 동메달을 땄지. 이 선수들은 시상대에 올라 국가가 울려 퍼질때 검은 장갑을 낀 채 한 손을 들어 올렸다. 이것은 당시 흑인 민권운동의 한 흐름인 블랙파워에 대한 지지의사를 표시하는 포즈였다. 아시다시피 이 선수들은 메달 박탈당하고 선수 자격도 정지됐지. 이런 사례와 비교하면 확실히 세상이 나아지고 있기는 한 모양이다.

◇ 정관용> 이렇게 다들 나서는데,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진압 분위기는 여전한 듯하다.

◆ 김민하> 트럼프 대통령은 주 정부들에 시위대에 대한강경진압을 주문하면서 시위대를 쓰레기라고 부르기도 했다. 또 시위대에 의해 피해를 본 교회를 일부러 방문해서 사진을 찍는 기행을 하기도 했다. 민주당 소속 주지사들이 공개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에게 반기를 들고 있지만...

각 주별로 야간 통행금지령 이어지고 있고 29개 주에서 주 방위군 1만8천명이 배치된 상황이다. 이 병력 규모는 이라크, 시리아, 아프가니스탄에 파견된 규모와 맞먹는다고 한다.

◇ 정관용> 트럼프 대통령이 비난을 자초하는 이유가 뭘까?

◆ 김민하> 자기 핵심 지지층인 백인 비주류 계층을 향한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코로나19 때문에 이 계층에서 지지를 일부 상실했는데 인종차별 시위에 강한 모습 보여주면서 스윙 스테이트에서의 지지층 결집을 도모하려는 걸로 해석된다. 국내적으로는 백인 기득권 회복, 국외적으로는 중국 때리기라는 컨셉을 일관적으로 유지하고 있다.

◇ 정관용> 다들 비난하는데, 과연 대선에 유리할까?

◆ 김민하> 앞서 스포츠 문화예술 미디어 업계 등이 적극적인 목소리 내는 건 당연한 귀결이다. 하지만 백인 비주류의 세계관에서 흑인 스포츠 스타나 아티스트 등은 자신들을 밀어내고 성공한 기득권의 일원인 것이다. 더군다나 이들은 어차피 민주당을 지지하게 돼있다는 게 백인 비주류들의 시각이다.

기업과 심지어 월스트리트까지 인종차별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는 상황은 이들의 피해의식을 더 심화시킬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에서 코로나19 사태 때문에 당장 내일 대선을 치르면 패배할 판이다. 그래서 백인 비주류 계층의 심리를 이용한 위험한 장난을 계속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과 둘째 부인 사이에 태어난 막내딸 티파니트럼프 까지 인종차별 항의 시위에 연대의사를 보이고 있는 상황은 트럼프의 도박이 최종적으로 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 의문을 갖게 하는데... 미국인의 양식을 믿어봐야 할지..

◇ 정관용> 김민하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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