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지사. (사진=연합뉴스)
'국민생활 안정'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2차 재난지원금(재난소득) 지급이 필요하다는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주장이 점차 힘을 얻고 있다.
이 지사는 지난 29일 '재난지원금으로 국민 1인당 20만원씩 추가 지급하기 위해 10조3685억원 규모의 예산편성이 필요하다'는 내용의 건의서를 정부에 제출했다.
정부는 6월 중 3차 추가경정예산 편성과 국회통과를 추진 중이다.
◇ 이재명 "20만원 추가 지급해야" · 김두관 "'2차, 3차 재난지원금 각오해야"
이 지사의 주장에 가장 먼저 힘을 실어준 정치인은 더불어민주당 내 차기 대권 후보 중 한명으로 분류되는 김두관 의원이다.
김 의원은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2차, 3차 재난지원금을 각오해야 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이 지사의 주장을 전폭적으로 지지하고 나섰다.
그는 "전국민 1인당 20만원의 재난지원금 지급을 중앙정부에 요청한 이재명 지사의 제안에 동의한다"면서 "어떤 면에서는 IMF보다 더 위중한 상황인 만큼 2차 재난지원금과 함께 3차 재난지원금의 가능성도 열어두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두관 의원은 특히 △개인 단위로 지급대상 변경 △소득과 재산 구분 없는 보편적 지급 △지방정부로 지급 주체 변경 △카드형 지역화폐로 지역 내 소비 등 재난지원금 지급 각론에 있어서도 이 지사와 방향이 같았다.
이 지사는 '지원금'이라는 용어 대신 '기본소득'이라는 용어를 즐겨 쓴다.
'복지정책'이 아닌 경제의 선순환을 일으키는 '복지적 경제정책'이라는 개념을 부각하고 '시혜'가 아닌 '당연한 권리'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또 '한시적'이 아닌 '정기적 지급'이어야 한다는 의미도 담겼다.
더불어민주당 김두관 의원(왼쪽)과 정의당 박원석 정책위원장(오른쪽). (사진=자료사진)
◇ 박원석 "기본소득제 '상한가'…경제 효과 아주 컸다"정의당에서는 박원석 정책위원장이 '기본소득제'를 지지하고 나섰다.
박원석 정책위원장은 3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뉴스닥' 코너에 출연해 일반적인 기본소득제를 '상한가'로 뽑으면서 "이 지사의 재난지원금 20만원 추가 지급 요청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그는 "1차 재난지원금의 소비 진작과 내수경제 활성화 효과가 아주 컸다"면서 "경제가 계속 바닥을 향해 가는 만큼 2차 재난지원금 편성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경기도에 따르면, 재난기본소득 지급 이후 연매출 10억원 이하의 소상공인과 전통시장 점포 매출이 크게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경기연구원이 'BC카드 매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전년 동기 매출을 100%로 가정했을 때 재난기본소득 가맹점의 매출이 경기도 재난기본소득 지급이 시작된 15주차(4.6~4.12)에 118.2%에서 20주차(5.11~5.17)에는 149%까지 뛰어올랐다. 6주 평균으로는 39.7% 증가했다.
하지만, '김현정의 뉴스쇼'에 박 위원장과 함께 출연한 이준석 미래통합당 전 최고위원은 "앞으로 돈을 쓰는 방법론보다는 재원 조달을 어떻게 할 건가에 대해 굉장히 심각한 고민을 해야한다"고 선을 그었다.
◇ 미래통합당도 '기본소득제' 만지작… 이재명, '국토보유세' 도입 주장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의원총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이재명 지사는 이와 관련해 지난 대선 때부터 '기본소득형 국토보유세' 도입을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다.
기본소득형 국토보유세는 부동산으로 인한 불로소득을 목적세인 국토보유세로 환수해 이를 모든 국민에게 '기본소득'으로 돌려주는 것을 골자로 한 제도이다.
일부 변경 가능성은 있지만, 지금까지 논의된 세부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기존 국세 보유세인 종합부동산세를 폐지하는 대신 국토보유세를 도입하고 지방세인 재산세는 현행 유지 △용도별 차등과세 폐지 △토지분 재산세 환급 △비과세·감면을 원칙적으로 폐지하고 모든 토지에 과세 △공정시장가액비율(과표현실화율) 폐지 △세수 전액 기본소득 지급 등이다.
1년 전만 해도 개념조차 생소했던 '이재명표 기본소득제'는 이제 정부·여당을 뛰어넘어 미래통합당 내에서도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다.
조해진, 성일종 의원과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이 '기본소득정책'을 가다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초선의원 대상 강연에서 '물질적·실질적 자유'를 언급하며 사실상 기본소득 추진을 공식화했다.
김 위원장은 지급 대상을 '청년'으로 한정해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기본소득제를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