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신입생이 온다]배준영 "근자감에 총선참패…집권위해 중도 잡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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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선 릴레이 인터뷰⑧] 미래통합당 인천 중구·강화·옹진 배준영 의원
인천에서 통합당 후보로 유일하게 당선
"총선 패배는 '이리로 오라'식 근거없는 자신감 때문'
"중도층 잡기위한 정책 변화는 '시대정신'…온정적 보수주의 필요"
"수도권은 전국 평균민심…좌클릭 편견깨고 지지층도 변화 따라주셔야"
"청년에 책임과 권한줘야…조국 사태로 등돌린 청년민심 충분히 회복 가능"
"與, 법사위·예결위 가져가는건 '통법부' 만든다는 것…소탐대실 말라"

※ 21대 국회에 입성한 초선의원은 151명. 전체 의석수의 절반을 넘은 만큼 입김도 세졌다. 여야 정치권 모두 '일하는 21대 국회'가 돼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초선 당선인들의 역할에도 남다른 관심이 모아진다. 이들이 기성 정치에 어떤 변화의 바람을 일으킬지, 조금은 거칠지만 그래서 솔직한 초선 '뉴비(newbie)'들의 거침없는 포부를 들어본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초선 릴레이 인터뷰①] 더불어민주당 서울 동작을 이수진 당선인
[초선 릴레이 인터뷰②] 더불어민주당(시민당 출신) 비례대표 전용기 당선인
[초선 릴레이 인터뷰③] 더불어민주당 대전 중구 황운하 당선인
[초선 릴레이 인터뷰④] 미래통합당 부산 남구갑 박수영 당선인
[초선 릴레이 인터뷰⑤] 더불어민주당 서울 동대문을 장경태 당선인
[초선 릴레이 인터뷰⑥] 더불어민주당 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갑 소병철 당선인
[초선 릴레이 인터뷰⑦] 더불어민주당 전남 목포 김원이 당선인
[초선 릴레이 인터뷰⑧] 미래통합당 인천 중구·강화·옹진 배준영 당선인
(계속)
"중도층한테 어필할 수 있는 보편타당한 원칙에 의한 경제정책이라든지, 복지정책이라든지, 미래에 대한 비전이라든지, 이런 것이 저는 좌클릭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다른 워딩으로 말씀드리면 '시대정신'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미래통합당 의원으로는 유일하게 4·15총선 인천지역 선거에서 당선된 배준영 당선인(인천 중구·강화·옹진)은 CBS노컷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통합당이 4·15총선 참패의 아픔을 딛고 수권정당으로 거듭나려면 결국 확장성이 키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총선 패배가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정부·여당의 대응 등 외부적 요인 뿐 아니라 '요즘 국민'들이 원하는 정치의 모습을 제대로 읽지 못한 내적 요인에도 기한 만큼,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가 당이 그동안 해왔던 '나를 따르라'식 리더십 대신 국민들이 '기대고 싶은' 리더십을 발휘해 중도, 청년 등 다양한 계층의 목소리를 담아내야 한다고도 제언했다.

1970년생으로 이른바 '86세대'와 이후 80~90세대 사이의 '낀 세대'인 배 당선인은 세대 간 관계 설정이나 시대적 유불리를 따지기 보다는 유권자들에게 자신만의 역량을 호소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묵묵히 맡은 역할을 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인천 출신인 배 당선인은 김영삼 정부 정무1장관실 비서로 정치에 입문했다. 김대중 정부 청와대에서 행정관으로 근무했으며, 한나라당 부대변인, 국회의장 공보비서관, 국회 부대변인 등을 역임했다. 2016년 총선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인천 중구·동·강화·옹진에 출마했으나 무소속이던 안상수 후보에게 패배했고, 이번 총선에서는 같은 지역구에서 더불어민주당 조택상 후보를 제치고 당선됐다.

미래통합당 배준영 당선인(인천 중구·강화·옹진)이 국회 사랑재에서 CBS노컷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이준규 기자)

 


다음은 배 당선인과의 일문일답.

-지난 총선 패배를 딛고 국회에 입성하는데 성공하셨다. 소감 한 말씀.
=4년 전에는 1.3%p 차로 떨어졌는데 이번에는 2.6%p 차이로 신승했다. 민심의 무서움을 누구보다 잘 알게 됐다. 초심을 잃지 않고 열심히 하겠다. 코로나19로 경제가 어렵기 때문에 주민들만 바라보고 열심히 국회에서 일하겠다.

-정치 입문은 김영삼 정부에서 했는데, 청와대 근무는 김대중 정부였다. 계기가 있었나. 후배 격인 문재인 정부 청와대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나.
=학사장교를 마치고 김영삼 정부 정무1장관실에 입사를 했는데 머지않아 정권이 교체됐다. 김대중 대통령 인수위원회로 파견을 갔는데 이후에 청와대까지 업무가 연결됐다. 당시의 청와대는 김 대통령을 중심으로 대통령 보좌에 충실했던 기관이라면 지금은 인원 등 규모가 크게 늘어난, 국정을 총괄적으로 컨트롤하는 조직이 됐다. 관료화된 성격이 있는데 정부 부처들이 소신껏 일할 수 있게 하려면 각종 권한을 과감하게 부처에 이양하는 것이 필요하다.

-총선 패배의 키포인트는 무엇인가.
=간단하다. 유행어처럼 '근거 없는 자신감'이다. 문재인 정부 들어 소득주도성장으로 빈부격차가 늘고 수출은 줄어드는 등 경제가 힘들었고, 코로나19도 초기 대응에는 문제점이 있었다. 그래서 '반사이익으로 우리가 이길 것'이라는 자신감이 있었고, 그 연장선상에서 '샤이(shy) 보수' 얘기까지 나왔지만 사실은 존재하지 않았던 우리 지지층이다. 공천과 선거운동에서도 민심을 정확하게 읽지 못했다. 적극적으로 유권자를 태우고 목적지로 가려는 '내비게이션' 역할을 해야 되는데 오히려 '우리를 지지하고 싶으면 이리로 오시오'라는 '교통표지판'이 돼 버렸다. 상황을 오판해서 자신감이 나왔고, 그 결과 호소력이 없었다.

-코로나19 같은 감염병 사태와 맞물린 선거는 세계적으로도 드문 사건이다. 왜 잘못 판단을 하게 된 것인가.
=1945년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치러진 영국 총선에서 뜻밖에 노동당이 승리했다. 전쟁을 승리로 이끈 윈스턴 처칠 총리의 보수당이 당연히 이길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노동당이 전쟁이라는 국난이 끝난 후 국민들을 어떻게 지원하고 보살펴야 하는지에 초점을 맞췄는데 그런 전략이 통한 것이다. 정부·여당은 의료문제나 긴급재난지원금 등 공적 부조 등으로 잘 대처한 반면 통합당은 특별한 지원 수단이 없었다. 이번 선거는 최선보다는 차악을 선택하는 선거였는데 정책적 수단과 자산이 있는 여당이 차악으로 선택을 받은 것이다.

-정쟁으로 얼룩졌던 20대 국회에서보다는 좀 더 적극적인 변화가 당에 필요해 보인다.
=그래야 한다. 최근 보수가 무엇인지, 통합당이 보수의 미래인지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는다. 러셀 커크의 '보수주의 10계명' 중 10번째는 영속성과 변화가 동반되지 않으면 보수가 발전할 수 없다는 내용이다. 보수가 단지 옛 것만을 지키는 것이 아니라 변화도 함께 해야 한다는 의미다. 온정적 보수주의(Compassionate Conservatism)라는 표현이 있다. 보수주의의 얼굴이 '사람의 얼굴'이어야 한다는 의미다. 사람들을 보살펴주고 감싸줄 수 없으면 보수의 이념으로서의 가치를 잃어버릴 수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지역구 소상공인들이 '고용보험을 소상공인들에게 폭넓게 적용될 수 있도록 해 달라'는 부탁을 하셨다. 입법화를 하려 마음을 먹고 있었는데 마침 문 대통령께서 추진을 하셨다. 이에 대해 당내에서 예산 부족 등을 언급하며 '어떻게 미래에 빚을 떠넘기느냐'는 발언이 나왔을 때, 그 모습은 정말 인간의 얼굴이 아니었다. 통 큰 그릇, 온정이 필요하다.

-대구경북(TK)·부산경남(PK) 지역은 예상보다 호성적을 거둔 반면 수도권은 말 그대로 참패다. 본의 아니게 인천의 야당 맹주가 됐다. 어떻게 해야 수도권 민심을 회복할 수 있겠는가.
-인천은 전국 선거의 바로미터로 알려져 있는데 이번에 바닷바람을 아주 세게 맞았다. 민심을 못 읽은 탓이다. 수도권 인구는 전국 인구의 절반이다. 대한민국의 평균 민심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다. 당이란 결국 사람들의 모임이고, 김종인 비대위가 어떤 리더십과 정책을 보여주느냐가 중요하다. 김 위원장은 국정 운영 경험, 경제민주화 등 화두에 대한 메시지 파워가 있다. 과거 우리가 포퓰리즘이라 지적했던 재난기본소득을 최근에 여야 합의로 전국민이 받게 됐다. 여야 공히 생각하고 있는 청년기본소득 등 복지정책에 대한 논의가 당내에서도 본격화될 시기다. 이런 것들을 다 아울러 수도권의 평균적 삶의 시각으로 바라본 정책을 내고 평가를 받으면 된다.

미래통합당 배준영 당선인(인천 중구·강화·옹진)이 국회 사랑재에서 CBS노컷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이준규 기자)

 


-좌클릭에 대한 부담, 집토끼로 불리는 전통적 지지층의 반발에 대한 부담은 없나.
=정당은 정권창출을 위한 기관이다. 지지층에만 매몰되고 중도층을 끌어들이지 못한다면 정권을 창출할 가능성은 '제로'다. 중도층에 어필할 수 있는 보편타당에 기반한 경제·복지 정책을 '좌클릭'으로만 봐선 안 된다. 다른 워딩으로 말씀드리자면 '시대정신'이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집토끼에 대한 우려도 사실이지만, 결국 집토끼가 원하는 것도 우리가 정권을 창출해 경제, 외교안보 등을 바로세우라는 것이다. 당내에선 '이제는 골수당원들과 투쟁해야 한다'는 농담조의 발언까지 나오고 있다. 열렬한 지지자들께서 그간 당을 끌어주시고 밀어주셔서 고맙지만, 이제는 그 분들도 시대정신, 보편타당한 원칙으로 중도층을 이끌어야 한다는 그 전략적 대오에 합류를 하셔야 한다.

-변화를 하려면 당내 추동력이 커야 한다. 당내 청년들의 지도부 참여 요구에는 어떻게 생각하시나.
=꼭 필요하다. 그 분들이 큰 역할을 해야 한다. 우리 정당사를 보면 청년들을 선거 때만 모셔 와서는 마스코트처럼 선전에 활용하다가 선거가 끝나면 나 몰라라 하는 경우가 허다했다. 심지어는 모셔온 분이 후보조차 되지 못한 적도 있다. 비대위에서는 청년들에게 실질적인 권한과 책임을 줘서 청년이 생각하는 정책을 현실화함으로써 과거의 과오를 반복하지 말아야 한다. 통합당의 과거 개발독재시절 전신 정당들의 역사를 모르는 요즘 30대 이하의 젊은 층 중 상당수는 최근의 취업난과 조국 사태 등을 겪으면서 '정의란 무엇인가'에 의구심을 표하는 한편 통합당을 향해 '대안이 되어 달라'고 말씀하신다. 당내 새로운 청년주자가 나와 정책적인 제스처로 어필한다면 청년지지층이 다시 돌아올 수 있을 것이다.

-청년 세대 얘기를 했는데, 현재의 주류인 이른바 '86세대'와 80~90세대 사이에 낀 이른바 '낀 세대'이다. 세대교체 요구 속에서 선·후배들과의 관계 설정, 또는 동년 세대들과의 교감이나 협력은 어떻게 하실 계획인가.
=하하하. 정확한 표현이다. 저는 '낀 세대'다. 재수를 해서 90학번인데 참 애매하다. 선배들은 안 끼워주고, 후배들은 어려보이고. 그래서 아노미 현상을 겪었는지 모르겠다. 정치는 희망이다. 제가 새로운 희망과 미래를 보여드렸느냐는 온전히 유권자들이 판단하실 몫이다. 70세대가 이제는 40대다. 사회 돌아가는 원리도 좀 알고, 이런 저런 풍파들도 겪어봤고, 후배들과도 어떻게 얘기할지 조금은 알게 되는 나이대다. 후배들이 자기 능력을 어필해 올라오는 것은 그 분들의 몫이고, 저 또한 젊은 생각으로 비전을 보여드리며 제 위치에서 열심히 하려고 하고 있다.

-원내 부대표가 되셨다. 여당이 너무나 덩치 큰 원내 1당이 됐다. 어떻게 관계를 만들어갈 생각이신가.
=이른바 동물국회를 막기 위해 국회선진화법을 만들었더니 이제는 식물국회가 돼 아무 것도 이루지 못한 국회로 20대 국회가 불명예스럽게 막을 내렸다. 그 결과 21대 국회는 약 180석에 이르는 거대여당이 생겼다. 야당은 물리적으로나 법적, 제도적으로 여당을 막을 아무런 힘이 없다. 그래서 국회운영의 모든 책임도 거대 여당에게 있다. 그간 관행적으로 야당이 맡았던 법제사법위원회나 예산결산특별위원회를 '국정운영이 안 된다'는 이유로 무력화시키거나 여당이 가져가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만일 그렇게 되면 국회는 '입법(立法)부'가 아니라 '통법(通法)부'가 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여야가 대화하고 타협할 필요가 없다. 여당 나름대로 운영하면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힘으로 밀어붙인 역대 여당들이 선거에서 어떤 평가를 받았는지 잘 알고 있다. 전부 다 실패했다. 통합당은 국민을 바라보고 정치를 할 것이다. 명분을 꾸준히 쌓아간다면 매일매일의 전투에서는 지더라도 다음 지방선거나 대선, 22대 총선이라는 큰 전쟁에서는 이길 수 있다. 통합당은 5·18민주화운동에 대해 사죄와 상호용서의 메시지를 보냈고, 고(故) 노무현 대통령도 참배했다. 소탐대실하지 않는 대통합의 디딤돌이 하루속히 마련됐으면 한다.

-상임위원회 활동, 1호 법안은 어떻게 준비하고 있나.
=상임위원회는 국토교통위원회나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를 고려하고 있다. 지역구에 공항, 항만, 경제자유구역, 농어촌, 섬 등 다양한 환경이 펼쳐져 있고 물론 북방한계선(NLL) 까지 인접해있어 다양한 산업의 개발, 균형발전, 교통 등 각종 문제가 공준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인천 의원 13명 중 저만 야당 의원이어서 나머지 12곳을 야당 입장에서 챙겨야 할 필요도 있다. 1호 법안은 지역구에 인천공항이 있는데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심각한 고용위기에 직면해 있다. 이런 팬데믹이 올 때 마다 그때그때의 예산에 맞게 지원을 한다면 중구난방이 된다. 이런 것을 제도적으로 매뉴얼을 만들고 법률적으로 보완할 수 있는 입법안을 살펴보고 있다.

-인천지역의 여당의원들과 소통은 자신 있나.
=얼마 전 박남춘 인천시장과 함께 인천지역 당선자들이 모여 오찬 간담회를 했다. 핑크색 넥타이를 맨 사람도, 초선도 저밖에 없었다. 연설을 하라고 해서 견제와 균형을 위해 제1야당의 대표격으로 할 말은 하겠다면서도 인천 전체의 공통 현안에 대해서는 원팀이 되서 열심히 하자고 했다. 두 내용 모두 진심이다. 다행히 막내라서 잘 봐주시는데, 여당 의원들과도 잘 지내려 애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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