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오전 8시 전주 효천초등학교 교문 울타리를 사이에 두고 부모와 자녀의 첫 등교 모습. (사진= 남승현 기자)
처음 학교에 입학한 자녀는 물론, 이를 지켜본 학부모들의 마음은 어느 때보다 설레었다.
27일 오전 8시 전주 효천초등학교는 울타리를 사이에 둔 부모와 자녀의 첫 등교 모습이다.
"학부모님들은 학교 안으로 들어가시면 안 됩니다. 정문에서만 배웅해주세요."
효천초 입구를 지킨 한 교사가 자녀의 손을 잡고 학교로 들어오려는 학부모를 막아서며 이렇게 말했다.
학부모들은 자녀의 손에 실내화와 물통 등이 담긴 보조 가방을 손에 쥐여줘야 했다.
"오늘 수업이 끝나면 정문 앞에 서 있겠다"며 재회를 약속하는 것으로 아쉬움을 달랬다.
학부모들은 발길을 돌리지 않았다. 멀찍이 운동장에 모인 자녀들의 모습을 스마트폰 카메라에 담는 데 여념이 없었다.
한 학부모는 "올해 입학하는 아이가 친구를 만날 수 있다는 생각에 학교에 가는 것을 기뻐했다"며 "입학식을 직접 못 보고 멀리서 지켜봐야 하는 안타까운 마음에 이 모습을 사진으로 대신 찍고 있다"고 말했다.
전주 효천초등학교 밖에서 자녀의 첫 등교를 지켜보는 학부모. (사진= 남승현 기자)
반마다 줄을 선 학생들의 분위기는 사뭇 진지했다. 서로의 얼굴을 처음 본 학생들은 인사를 하거나 안부를 묻는 모습은 없었다.
올해 처음으로 문을 연 효천초등학교가 학생을 받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처음 학생을 맞는 교사들의 마음도 떨리긴 마찬가지였다.
1학년 7반 교사는 "선생님도 이런 입학식은 처음이에요. 고생이 너무 많았어요"라고 말하자 한 학생은 "선생님 물병이 엎어졌어요. 도와주세요"라고 외쳤다.
큰 칠판에는 1교시부터 4교시까지 시간표가 적혀 있었다. 3교시엔 입학식이 진행됐는데 운동장에서 다 같이 모여 축하를 받는 자리가 아닌, 방송으로 대체됐다.
전북은 이날 효천초를 비롯해 유치원과 초중고 총 924곳이 첫 등교와 등원 수업에 돌입했다.
도내 두 번째 대면 수업 대상은 병설 유치원 319곳을 비롯해 초등학교 252곳, 중학교 3학년 210곳, 고등학교 2학년 133곳이 포함됐다.
도내 등교 학생 총 8만6000여명은 등교 전 발열 체크와 손 소독제 사용을 비롯해 식사할 때를 제외하고 교내에선 마스크를 쓰는 등 기본 생활수칙을 따라야 한다.
등교 수업은 지난 20일을 시작으로 27일, 다음 달 1일, 8일 등 단계적으로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