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노원구 상계동에 있는 용화여고 학생들은 학교에서 겪은 추행을 고발하기 위해 창문에 '미투'라는 모양을 새겼다. (사진=연합뉴스)
스쿨미투 가해자인 용화여고 전 교사가 한차례의 무혐의 처분 끝에 불구속 기소됐다.
서울북부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유천열 부장검사)는 스쿨미투 가해자로 지목된 용화여고의 전 국어교사 A(55)씨를 청소년성보호법상 강제추행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22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2011년 3월부터 2012년 10월까지 용화여구 생활지도부실 등에서 제자인 피해자 5명을 강제추행한 혐의를 받는다.
앞서 용화여고는 지난 2018년 3월 졸업생들로 구성된 '용화여고 성폭력 뿌리뽑기 위원회'가 피해사실을 SNS를 통해 신고하며 '스쿨미투'의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피해자들은 "가슴 부위, 엉덩이를 치거나 교복 치마 속에 손을 넣어 허벅지를 쓰다듬는 행위, 볼에 키스를 하고 포옹이나 팔을 쓰다듬는 불필요한 신체접촉이 있었다"고 증언했다.
전수조사를 거친 서울북부교육지원청은 가해교사로 지목된 18명 중 강체추행 혐의를 받는 A씨에 대해 경찰 수사를 의뢰했다. 경찰은 사건을 일부 기소·불기소 의견으로 나눠 검찰에 넘겼지만, 검찰은 지난 2018년 12월 증거 부족에 의한 무혐의로 판단하고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결국 지난 2019년 2월 '노원 스쿨미투를 지지하는 시민모임'이 재수사를 요구하는 진정서를 접수했고, 검찰은 재수사를 결정한 바 있다.
검찰 관계자는 "종전에는 피고인이 혐의를 부인하는 상황에서 당시 확보된 증거만으로 피고인의 변론 내용을 반박하기 어려워 검찰 시민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혐의없음 처분을 내렸다"며 "그러나 이번에는 다각도의 보완수사를 거쳐 다수의 증거를 확보해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이어 "향후에도 검찰은 교내 미투 사건을 엄정히 처리하고 피해자에 대한 보호 및 지원에도 만전을 기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