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날밤도 치르기전 마릴린먼로가 한국에 온 사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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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사랑도 발명이 되나요?_김형민
마릴린먼로-조 디마지오, 문익환-박용길 등
세기의 사랑이야기

1954년 마릴린먼로의 한국공연 모습(사진=어마어마제공)
"눈이 내리기 시작했어요. 그런데도 난 아주 따뜻했어요. 마치 햇살이 비추는 것처럼. 그 때까지는 청중이 두려웠어요. 어떤 청중도 말이죠. 가슴이 막힌 듯 답답하고 머리가 멍해져 목소리가 나오지 않으면 어쩔까 불안했어요. 그런데 내리는 눈 속에서 환호하는 군인들 앞에 섰을 때 난 처음으로 두려움이 없어졌어요. 그저 행복할 뿐이었어요"
- 마릴린먼로와 조 디마지오 <전설을 잊지 못한 전설> 중에서


세기의 영화배우 마릴린 먼로와 미국 메이저리그 역사상 56경기 연속 안타 기록에 빛나는 대스타 조 디마지오. 마릴린 먼로는 남편인 디마지오와 신혼여행차 일본에 들렀다가 미군 장교의 부탁을 받고 미군 위문 공연을 위해 한국행 비행기에 오른다. 마릴린 먼로의 회고에 따르면 '첫날밤을 치르기도 전'에 남편을 일본에 두고 10여 차례 한국 공연을 펼친다. 그녀는 훗날 "가장 인상 깊었던 방문지는 한국"이라고 회고했다.

그러나 디마지오와의 결혼 생활은 순탄치 못해 가정 폭력을 겪다 결국 이혼에 이르게 되고 재결합하기로 약속한 날을 불과 사흘 앞두고 마릴린 먼로는 '수면제 과다 복용'으로 세상을 뜬다. 케네디 가(家)가 그녀를 죽였다고 굳게 믿었던 그는 케네디를 쏙 빼닮은 바람둥이 빌 클린턴을 만나서는 악수를 거부하기도 했다. 마릴린 먼로를 평생 잊지 못했던 그는 그녀의 묘에 시들지 않는 장미를 꾸준히 바쳤고 세상을 떠날 즈음에도 "이제야 마릴린 곁으로 갈 수 있게 됐군"하며 오히려 편안해 했다고 한다.


"그 마음이 수천 년 시간을 넘어 오늘에 이어지고 공감되었기 때문일까요.
'발다로의 연인'이라 이름 붙은 유골들은 평소 하던 방식대로 조각조각 '채집'되지 않고 바닥 전체를 들어 내서 박물관으로 옮겨집니다. 학자들과 관계자들 역시 "수천 년 헤어지지 않은 그들을 떨어지게 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세웠던 것이죠"
- 체르노빌과 발다로의 연인 <그대와 영원히 함께 가리> 중에서


1986년 체르노빌 핵발전소 참사 당시 진화 작업에 참여했던 젊은 소방관 바실리 이그나덴코. 방사능 방호복 없이 불을 끄다 쓰러진 그는 가족들도 모르게 비밀리에 입원했고 아내 루드밀라는 그를 찾아 나선다. 그녀는 방사능이 염색체를 파괴해 온몸이 물집으로 덮여 있던 그를 보고 의사의 만류에도 망가진 남편을 지극 정성으로 돌본다. 그러나 바실리는 세상을 뜨고 그 후에 딸을 낳았지만 딸도 피폭돼 태어난지 4시간 만에 아빠 곁으로 떠나게 된다


2007년 '로미오와 줄리엣'의 무대가 된 이탈리아 북부 베로나와 만투아 근처의 발다로에서 서로 끌어안은 채 얼굴을 마주보고 있는 남녀의 유골이 발견됐다. 그 사연을 두고 갖은 추측들이 많지만 작가는 "두 사람은 인간에게 최고의 공포인 죽음 앞에서 둘이 함께 있다는 마음으로 버텼고 그리고 절대로 떨어지지 말자는 믿음으로 서로를 감싸 안았으리라"고 전한다.

2007년 이탈리아 북부 베로나와 만투아 근처의 발다로에서 서로 끌어안은 채 얼굴을 마주보고 있는 남녀의 유골이 발견됐다.(사진=어마어마제공)

"오늘 새벽에 당신을 만났었죠, 그 꿈이 아쉬워서 오래오래 누웠다가 늦게 일어났지요. 지난 번 접견 때의 그 신선한 아름다움이 봄길의 향기로 코끝에 남아있는 거죠. 30대의 젊음이 내 몸에 옮아 온 것 같군요. 이 편지를 많은 사람들이 보리라고 생각되어 이 정도로 우리의 젊음을 토로하고 이야기를 다른 데로 옮기기로 하겠소"
- 문익환과 박용길 <늦봄에 걷는 봄길>


'닭살' 커플이었던 '늦봄' 문익환과 '봄길' 박용길 부부.
투옥 중이던 통일운동가 문익환 목사가 아내인 박용길 장로에게 쓴 편지는 그야말로 요즘 말로 꿀이 떨어진다. 평생 나눈 편지는 1000통이 넘는다. 폐결핵 환자이던 문 목사와의 결혼을 반대하는 친정 식구들에게 "6개월만 살더라도 그와 결혼하겠다"던 박용길 장로는 1976년 '3.1 구국선언' 이후 11년 넘는 세월을 옥바라지하게 된다. 문익환 목사 사망 1년 후에 박용길 장로는 김일성 주석 1주기를 맞아 정부의 허락없이 방북했다가 76살의 나이에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수감생활을 하게 된다. 박용길 장로는 "남편을 통일재단에 바친 사람으로서 지도자를 잃은 북쪽 동포들과 유가족에게 위로의 말을 전하고 싶었다"고 했다. 작가는 이 말이 "'여보, 이번에는 내가 대신 갔다 올게요'라고 저 하늘 위의 남편을 향해 외치는 것으로, 아울러 11년이 넘도록 옥살이했던 남편의 고통을 자신도 느껴보리라 다짐하는 것으로 들렸다"고 전한다.

김형민 작가의 신간 '사랑도 발명이 되나요?'는 사랑 이야기 모음집이다. 마릴린 먼로와 조 디마지오에서부터 타이타닉에 탑승했던 이름 모를 커플, 사랑에 숙맥이었던 시인 윤동주의 이야기 등이 감칠맛 나게 소개돼 있다.

'한국사를 지켜라', '딸에게 들려주는 역사 이야기' 등 타고난 글발로 유명한 글쟁이인 김형민 작가는 "언젠가 부산경찰청에서 부산의 경찰들을 대상으로 가족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하도록 강요(?)하는 동영상을 찍어 공개한 적이 있다"며 "대부분 사랑한다는 말을 입 밖으로 내지 못해 도망가거나 울상 짓고 안절부절못하는 모습이 폭소를 자아내는 광경을 보면서 사랑한다는 말을 습관적으로라도 더 해야겠다고 생각했다.우리 삶에서 사랑을 빼면 뭐가 남겠는가. 책 속 인물들의 사랑이 역사를 이뤘듯 우리들의 사랑은 일상을 완성한다"고 말했다.

사랑도 발명이 되나요? (사진=어마마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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