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랭킹 뉴스

"결식아동에겐 무한 삼겹살~ 눈치보면 혼난다... 어서먹어"

노컷뉴스 이 시각 추천뉴스

닫기

- +

이 시각 추천뉴스를 확인하세요

익산 북도회관, 결식아동에게 고기도 무료제공
결식아동 식비 日5천원, 편의점 라면 가격 수준
'선한영향력 프로젝트' 업체 중 한 곳으로 참여
'좋은 일 하면 꼭 돌아온다' 가족들이 먼저 나서
7개월 간 6~7팀 정도 방문... 많이들 찾아왔으면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정총명(북도회관 사장)

전북 익산에 가면 희한한 경고문을 내걸고 있는 삼겹살집이 있습니다. 내용은 이래요. ‘얘들아, 그냥 삼촌, 이모가 밥 한 끼 차려준다는 생각으로 가볍게 와서 먹자. 몇 개만 지켜주기를 부탁할게. 첫째, 가게에 들어와서 쭈뼛쭈뼛 눈치 보면 혼난다. 둘째, 뭐든 먹고 싶은 거 있으면 얘기해 줘. 눈치 보면 혼난다. 셋째 오기 전에 꼭 삼촌한테 전화해 주고 와줘라. 고기 불판에 열 올려놓을게.’ 이런 건데요. 이게 무슨 소리인고 하니 바로 끼니를 챙기기 어려운 아이들에게 고기를 마음껏 먹게 해 주겠다는 고깃집 주인장의 경고문입니다. 아니, ‘결식아동 카드가 있는데 이렇게까지 해야 되나’ 싶으시죠? 직접 만나보죠. 오늘 화제의 인터뷰 이 고깃집의 사장님 정총명 사장, 연결이 돼 있습니다. 사장님 안녕하세요.

◆ 정총명>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결식아동이면 누구라도 가서 마음껏 먹을 수 있어요?

◆ 정총명> 네, 결식아동이면 누구나 가능한 거예요.

◇ 김현정> 고기를요?

◆ 정총명> 네, 고기뿐 아니라 가게에 나오는 모든 음식들이 다 가능한 거예요.

◇ 김현정> 고기는 특히 비싸잖아요.

◆ 정총명> 그런데 그거 생각하면 아무것도 못 하는 거죠.

◇ 김현정> 언제부터 이 결식아동들에게 마음껏 와서 먹어라, 이런 좋은 일을 시작하셨어요?

◆ 정총명> 저희도 시작한 지는 그렇게 오래되지는 않았는데 관심을 가지고 좀 찾아보니까 (결식아동 문제가) 좀 많이 심각한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시작하게 되었어요, 저희도.

◇ 김현정> 그런데 결식아동들은 끼니 챙길 수 있도록 정부에서 카드를 주거든요. 꿈나무 카드라고. 그런데 ‘그거로는 뭔가 좀 부족하다’ 생각하신 거예요?

◆ 정총명> 현실적으로 금액이 너무 적다 보니까.

◇ 김현정> 얼마인데요?

◆ 정총명> 5000원 그렇게 알고 있거든요. 하루에 5000원이면 걔들이 먹을 수 있는 게 국밥 같은 경우에도 7000~8000원 정도 되고 애들이 좋아하는 돈가스며 짜장, 짬뽕도 6000원 이상 그렇게 줘야 되는데 애들이 그 돈 가지고 먹을 수 있는 건 동네 분식점이라든지 그냥 편의점에서 라면이나 과자 사는 정도? 그 정도밖에 안 되는 금액이라서 이런 봉사를 하고 싶다, 하고 싶다 하다가 (홍대 '진짜 파스타'가 시작한 선한영향력 프로젝트를 소개하는) 방송을 통해 저도 참여하게 되었어요.

(사진=연합뉴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 김현정> 아니, 어때요? 아이들이 많이 찾아와요? 지난 몇 개월 동안.

◆ 정총명> 제가 지금 대충 셌을 때 한 6, 7팀 이렇게밖에 못 오는 것 같아요.

◇ 김현정> 지금 한 7개월 됐는데 6~7팀밖에 안 됐어요?

◆ 정총명> 네. 이게 홍보가 부족하다 보니까 애들이 또 미성년자다 보니까 눈치보고 좀 그런 게 심한 것 같아요.

◇ 김현정> 그럴 수 있죠. 아직 많은 팀이 와서, 많은 아이들이 와서 먹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그 아이들 중에 제일 기억에 남는 아이가 있다면?

◆ 정총명> 가장 기억에 남는 손님 같은 경우에는 결식아동은 아닌데 저희 밖에 이거(입간판)를 보시고 어르신께서 손주랑 같이 와서 고기 드시고 하신 분이 제일 기억에 남는 것 같아요.

◇ 김현정> 그걸 보고 어르신이 들어오셨다는 건 무슨 말이에요?

◆ 정총명> 이제 손주한테 따뜻한 밥은 먹이고 싶은데 형편상 고기 먹일 수 있는 상황이 안 돼서 혹시 저희가 결식아동은 아니지만 그렇게 저희 손주랑 같이 밥을 먹을 수 있나 하면서 오더라고요.

◇ 김현정> ‘우리 형편이 고기를 아이에게 펑펑 먹일 수 있는 형편은 안 됩니다. 좀 먹어도 될까요?’ 이렇게 용기내서 말씀하신 거군요. 할아버님이.

◆ 정총명> 네. 봉사라는 게 아기가 됐든 어른이 됐든 그 기준을 두고 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그래서 엄청 기분 좋게 드시고 나가셨어요.

◇ 김현정> 더 홍보가 돼서 아이들이 더 많이 찾아왔으면 좋겠다 어딘가에서 그러셨더라고요. 진짜 많이 가도 감당되시겠어요?

◆ 정총명> 그런 거는 전혀 문제없을 것 같아요. 저희 가게가 망하기 전까지는 (웃음)

◇ 김현정> 이건 제가 그쪽 익산에 안 살아서 잘 모르겠는데 장사 잘 되는 가게입니까?

◆ 정총명> 그냥 꾸역꾸역 잘 버티고 있습니다. 타지에서 와서 저희 어머니, 누나, 와이프, 이렇게 가족끼리 열심히 해서 지금까지.

◇ 김현정> 그런데 그렇게 꾸역꾸역 되는 식당에 아이들이 너도나도 고기 먹겠다고 몰려가도 이것도 조금 사장님 걱정되는데요, 저는.

◆ 정총명> 그런데 기분이 좋잖아요. 항상 일하면서 쉬는 날 없이 항상 지쳐 있는데 그래도 그런 친구들이 와서 맛있게 먹고 또 나중에 기억해 주고 하는 게 기분이 좋아서 그렇게 하는 것 같아요.

 



◇ 김현정> 지금 가족끼리 식당 운영하신다고 했는데 혹시 가족 중에 반대한 분은 안 계셨어요?

◆ 정총명> 제가 좀 더 그랬던 것 같아요. 어머니나 누나는 더 적극적이었고 와이프도 마찬가지로.

◇ 김현정> 그럼 최초 아이디어는 누구 아이디어였는데요?

◆ 정총명> 처음 아이디어는 제 누나였어요. 제 와이프랑.

◇ 김현정> 누나와 아내가 아이디어를 내셨고, 오히려 사장님은 ‘이게 조금 괜찮을까’ 이러셨어요?

◆ 정총명> 네, 아무래도 저는 걱정이 좀 앞섰거든요.

◇ 김현정> 뭐라고 설득을 하던가요? 누님과 아내 분이.

◆ 정총명> 좋은 일 하면 무조건 돌아온다고. 그랬던 것 같아요.

◇ 김현정> ‘좋은 일 하면 언젠가는 복 받는다. 그만큼 돌아온다.’

◆ 정총명> 네, 생각하지 말라고, 많이.

◇ 김현정> 굉장히 멋진 올케와 시누이 사이네요. 식당 이름 그냥 말할게요. 좋은 식당 이야기 해도 되죠. 북도회관이죠?

◆ 정총명> 네, 전라북도 할 때 북도회관.

◇ 김현정> 그럼 지금 전국에 끼니를 조금 챙기기 어려운 아이들이 듣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아이들을 향해서, 전국 방송이에요. 연결된 김에 한 말씀하시죠.

◆ 정총명> 당연히 제가 그때 됐더라도 눈치를 볼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혼자 오라는 얘기는 저희는 안 하거든요. 그냥 친구랑 와서 친구한테는 잘 아는 삼촌 가게에 가자고 해서 친구한테는 한 턱 낸 것처럼 행동하고. 저한테는 나중에 눈짓만 주면 센스껏 계산됐다고 해서 하면 되니까 그냥 신나게 먹고 당당하게 걸어나가기만 하면 되는 것 같아요.

◇ 김현정> 통큰 사장님이세요. 그 아까 아내분하고 누님이 그러셨다고 그랬잖아요. ‘언젠가 좋은 일 하면 언젠가 나에게 그대로 돌아온다.’

◆ 정총명> 네.

◇ 김현정> 저는 그 말 믿거든요. 아이들이 많이 찾아가서 배불리 먹고 행복감 느끼고 그 느낌만큼 사장님도 복받으실 거라고 믿습니다.

◆ 정총명> 감사합니다.

◇ 김현정> 오늘 여기까지 말씀 나누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정총명>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선한 영향력으로 어려운 가정의 아이들에게 따뜻한 밥 한 끼, 고기를 선사하고 있는 곳, 그 식당의 주인이세요. 정총명 사장이었습니다.

1

0

전체 댓글 3

새로고침
  • NAVERyam2020-06-05 18:52:20신고

    추천0비추천0

    그래.. 지밥그릇 안뺏길려는 무리들과, 어떻게든 같이 살려고 하는 무리들이 있지.

  • NAVER장나영2020-06-03 13:57:36신고

    추천0비추천0

    인터뷰내용을 보는 내내 사장님 마음을 읽을수 있어서 마음이 따뜻했습니다. 결식아동학생들은 어디가서 쉽게 본인이 배고프다 밥좀주라고 말할 형편도 안되고.매일 편의점에서 컵라면과 간식으로 한끼를 먹는데 매일 고기가 너무 먹고 싶었을듯 합니다. 고기를 먹어도 배가 부르지 않게 눈치 보면서요..하지만 사장님 배려덕에 그들은 행복도 먹고 사회의 따뜻함도 먹었다 생각합니다. 사장님 정말 훌륭하시고 멋지십니다.

  • NAVER노란리본2020-05-21 13:20:14신고

    추천24비추천0

    익산 북도회관 꼭 기억하겠습니다..너무 좋은일 하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