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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폭설에도 끝까지 알 보듬은 러시아 황새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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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5-08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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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탑 위에 둥지 잡아 영향 못 미쳐
극동서 희귀 조류…현지 언론 관심

번지는 불길에도 둥지를 떠나지 않는 황새. (사진=연합뉴스)

 

들불과 폭설에도 꿋꿋이 둥지를 지킨 멸종위기종 황새 한 쌍이 최근 러시아 극동 아무르주(州)에서 결실을 봐 현지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8일 현지 매체인 '아르구멘티 이 팍티'(논증과 사실) 등에 따르면 세계자연기금(WWF) 러시아 아무르지부는 지난 2일 아무르주에 있는 황새 둥지에서 새끼들이 태어났다고 밝혔다.

러시아 아무르지부가 공개한 사진에서는 솜털이 빽빽하게 난 황새 새끼 3마리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이 둥지의 주인인 황새 부부는 화재와 폭설에도 알을 끝까지 지켜 내 현지 언론들의 관심을 받아왔다.

러시아 아무르지부는 지난 3월 이 황새 부부 가운데 한 마리가 둥지 주위에 불이 번지는 상황에서도 알을 끝까지 보듬고 있는 모습의 CCTV 동영상을 게시하기도 했다.

철탑 위에 둥지가 자리를 잡아 황새 부부에게 별다른 영향은 미치지 않았다고 현지 전문가들은 전했다.

지난달 폭설이 내렸지만, 이때도 황새 부부는 둥지를 꿋꿋하게 지켰다.

(사진=연합뉴스)

 

러시아 아무르지부 관계자는 "황새들에게 있어서 제일 중요한 새끼 양육 시기가 됐다"면서 "황새들은 자신들이 새끼를 몇 마리 키울 수 있는지를 먼저 파악한 뒤 알 낳는 수를 조정한다"고 말했다.

아무르 지부는 황새를 러시아 극동에서 가장 희귀한 조류 중 하나이며 멸종 위기에 있다고 소개했다.

한국에서는 교원대 황새 생태연구원이 1996년 러시아 아무르강 유역에 서식하던 새끼 황새 암수 한 쌍을 데려다 복원을 시작한 바 있다. 충남 예산군과 함께 2015년부터 번식한 황새의 자연 방사 작업을 하고 있다.

이런 중요성 때문인지 환경부 산하 국립생태원 역시 러시아 아무르지부와 공동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양 기관은 공동으로 내년까지 러시아 연해주 항카호 습지와 두만강 유역 인근에 높이 6m, 지름 1.2m 크기의 인공 둥지 탑을 설치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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