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혼란 속 중국이 바라본 한국의 '원격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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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불인원(道不遠人)', 한국의 원격교육을 말하다

초등학교 1,2,3학년 개학으로 3차에 걸친 온라인 개학인 마무리된 지난 20일 서울 종로구 서울농학교에서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개학식에 참석해 축사를 했다.(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중국 곳곳의 학교들마다 개학일을 늦추고 있다. 그러면서도 학습 진도를 맞추기 위해 각 초·중·고들은 다양한 교습수단을 동원하고 있고, 이로 인해 전례 없는 대규모 온라인 강의가 이루어지며 교육사를 새롭게 쓰고 있다.

앞서 17년 전 '사스(SARS)'가 발병했을 때 필자는 '비상시기'의 특별 교습방식을 체험한 바 있다. 당시 대학생 신분으로 베이징(北京)에 거주했었는데, 학기 일정을 절반 정도 남겨놓고 전염병 방역으로 인해 가정학습을 해야만 했던 것이다. 그 시절 필자는 해당 학기의 대부분 강의를 여름방학 기간에 이수했고, 일부 과목에 대해서는 교내 전자게시판(BBS)에서 자료를 구한 뒤 온라인 상에서 메시지로 토론을 하며 과제물을 제출했다. 이는 당시 많은 대학들이 취한 방법이었다.

반면 초·중·고교들은 TV '공중 교실(空中課堂)'을 통해 같은 내용을 수업했다. 인터넷 통신기술의 한계로 인해 당시의 온라인 수업으로는 지금과 같은 상호 교류 학습을 진행하기 어려웠지만, 그러나 사고의 기본 맥락은 갖추어져 있었다. 바로 이론 전달·학업 전수·궁금증 해소의 각 단계를 첨단 기술수단을 통해 원격 상호 교류를 실현할 수 있고, 무리적 거리에 구애 받지 않고 지식을 전파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미디어가 발달한 한국에서는 중국 보다 일찍 원격 교육의 첫 걸음을 뗐다. 1974년 한국교육방송(EBS)은 라디오를 통해 원격 교육을 시작했다. 미디어와 통신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단일했던 교육 라디오는 점차 TV·인터넷 등 멀티미디어로 동시 운영되는 대형 사업조직이 되었고, 각기 다른 교육 내용과 대상에 맞춤화에 힘을 기울여 EBS는 현재 초등학교·중학교·공무원 등을 위한 다양한 전문 교육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원격수업(사진=연합뉴스)

 

중학교 채널을 예로 들어 보면, 학생들은 학년별·과목별로 상응하는 온라인 강의를 시청할 수 있다. 관련 교재 또한 발매되고 있으며, 공식 홈페이지에서는 교사와 학생, 학부모를 위한 온라인 교류 공간도 제공하고 있다. 객관적 이유로 학교에 다닐 수 없거나 지역 발전 불균형으로 인해 최신 정보를 얻기 힘든 학생들에 대해 EBS는 계층간·지역간 차이를 메울 수 있는, 상대적으로 평등하고 자유로운 학습 플랫폼을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중대한 공중보건사건은 원격 교육의 중요성을 부각시켰다. 최근 한국의 코로나19 사태가 점차 심각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EBS는 초·중·고 학생들의 자기주도학습을 위해 온라인 클래스를 제공하고 있고, 더 큰 '공중 교실'의 책임을 짊어졌다. 물론 공중방송만으로는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가운데, 3월 11일 경기도 교육청은 학생 자율형 온라인 학습을 교사-학생 쌍방향 소통 방식으로 운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른바 '우리집 온라인 클래스'는 교사들에게 쌍방향 소통 플랫폼인 '학교온'을 통해 학습 자료를 업로드하고 학생과 직접 소통할 수 있도록 주문하고, 더불어 EBS 등 공개 방송플랫폼 자원을 활용하여 학습자료와 진도의 균형을 이루게 하는 것이다.

맞춤화한 교사와 학생 간 소통을 결합시킴으로써 공중 원격 교육은 '차별 없는 교육(有教無類)'을 가능하게 했고, '대상에 맞는 교육'을 더욱 효과적으로 실현했다.

기초교육뿐만 아니라 한국의 대학교 이상 교육에서 원격 기술은 더욱 유연하고 광범위하게 응용되고 있다. 필자는 한국에서 박사 과정을 이수하는 동안 본과와 독일·일본·멕시코 등이 협력한 e스쿨 온라인 강의에 참여한 적이 있다. 강의실에 설치된 특수 통신시스템에 기반한 화상강의로서, 화질이나 음질·멀티미디어 공유와 실시간 소통의 품질 모두 PC보다 뛰어났고, 각기 다른 대륙에 있는 사람들이었지만 마치 같은 공간에 있는 것처럼 실시간 교류가 가능했다.

서울 영등포구 대림중학교에서 선생님들이 다문화 한국어 온라인수업을 하는 모습.(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이 밖에도 대학교의 성숙한 강의 시리즈에 기초한 온라인 대중 공개수업(MOOC)과 비슷한 류의 강의가 대량으로 업로드 됨으로써 지식의 전파는 담장을 뛰어넘게 되었다. 필자는 앞서 한 대학교의 평생교육 온라인 수업을 통해 재학중인 학과에서는 제공할 수 없는 관련 학과 지식을 얻었다. '인터넷 강의'는 지식 보급 측면에서 많은 이들의 수요를 충족시킬 뿐 아니라 학과 내외의 적극적 교류와 공동발전까지 촉진했다.

최근에는 스트리밍 미디어의 발전 또한 원격 교육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중국과 마찬가지로 한국에서도 수 많은 크리에이터들이 1인 미디어·라이브 방송을 통해 자신이 알고 있는 것과 배운 것을 전달하고 있다. 코로나19가 유행 중인 가운데, 한국 명문 대학교의 교수들은 권위를 내려놓고 보다 개방적인 라이브 플랫폼에서 강의를 하고있다.

'사람이 도를 행하면서 사람들을 멀리한다면 이로써 도가 행해지지 않는다(人之為道而遠人, 不可以為道)'는 말이 있다. 교육의 목표가 구학자(求學者)에게 미래의 길을 열어주기 위함이라면, 원격 교육은 우리에게 '아무리 먼 길이라도 가고자만 한다면 반드시 도달할 것'임을 말해주는 것이다.

※본 기사는 중국 인민화보사에서 제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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