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약 1년6개월간 진행된 삼성바이오로직스(삼성바이오) 분식회계 및 합병 의혹 수사가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었다. 검찰이 관련 의혹의 최종 책임자로 지목되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소환할지 주목된다.
26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이복현 부장검사)는 다음달 말쯤 삼성바이오 사건을 마무리하고 관련 피의자들을 재판에 넘길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검찰은 삼성바이오 관련 의혹의 주요 피의자들을 연달아 소환해 막판 혐의 다지기에 들어간 모양새다.
지난 22일에는 김태한 삼성바이오 대표를 다시 소환해 삼성바이오 회계처리 과정에 관여했는지 등에 관해 조사했다. 김 대표는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의혹에 관여한 의혹을 받고 있다.
앞서 검찰은 김 대표에 대해 분식회계 및 횡령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에 의해 기각됐다. 주요 범죄가 성립하는 지에 다툼의 여지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검찰은 김 대표를 다시 소환해 그동안의 수사기록을 검토하고 분식회계 관련 막판 혐의 다지기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김 대표 조사로 분식회계 관련 의혹 수사를 일단락하고 최근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의혹을 집중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팀은 삼성 합병 과정 부분이 가장 핵심이라고 보고 비중있게 수사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검찰은 관련 혐의를 정리하기 위해 김종중 전 미래전략실 전략팀장과 장충기 전 미전실 차장, 최지성 전 미전실장 등을 잇따라 소환해 조사했다.
지난 24일에는 이영호 삼성물산 대표를 처음으로 불러 조사하기도 했다. 검찰은 이 대표가 당시 미전실 관계자들과 함께 합병 의사결정 과정에 부당하게 개입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다음달 초까지 삼성바이오 수사를 최종 정리한 뒤 이 부회장 소환 절차에 들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수사팀 내부에서는 이르면 다음달 중순쯤 이 부회장을 소환하는 방향으로 의견이 모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코로나19 여파 등으로 어려워진 경제상황 등을 고려하면 이 부회장 소환이 어렵지 않겠냐는 관측도 나왔다.
그러나 수사팀은 장기간 수사를 진행했고 불거진 의혹이 중대해 최종 책임자인 이 부회장 소환이 불가피하다고 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 부회장을 상대로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이 부회장의 그룹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한 조직적인 개입이 있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할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삼성물산은 2015년 합병 전에 자사주의 전부를 매각한 바 있다. 국민연금공단은 제일모직이 보유한 삼성바이오 지분(46.3%) 가치를 6조6천억원으로 추산하고, 제일모직에 유리한 합병 비율(1:0.35)에 찬성했다.
이후 제일모직의 대주주였던 이 부회장은 삼성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삼성물산의 최대 주주가 됐다. 검찰은 이 합병이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해 그룹 지배력을 강화하는 과정이라고 의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