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대 국회의원선거 경기 고양갑에 출마한 정의당 심상정 후보가 10일 오전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청에 마련된 화정1동 사전투표소에서 한 표를 행사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경기 고양시갑에서 4선에 도전한 정의당 심상정 대표가 거대 양당 후보들과의 대결에서 또다시 승리했다.
이로써 심 대표는 헌정 사상 유일한 진보정당 소속 4선 국회의원이라는 기록을 세웠지만 전국적으로 정의당이 고전한 상황에서 홀로 지역구에 당선돼 마냥 기쁠 수 만은 없는 처지가 됐다.
이번 선거에서 심 대표는 2만2천여표 차이의 압도적인 승리를 거머쥐었던 지난 총선과 달리 선거운동 초반부터 고전했다.
특히 이번 선거에서 심 대표가 그동안 공들였던 지역인 '식사동'이 갑자기 선거구획 변경으로 고양시병 선거구에 편입되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게다가 선거법 개정 뒤 치르는 첫 선거였던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과 통합당이 위성정당을 창당하면서 애초 개정 취지를 무력화한 것에 반발, 정의당이 비례연합정당 참여 불가 입장을 밝히면서 당의 입지도 더욱 좁아졌다.
첫 여론조사에서 미래통합당 이경환 후보와 더불어민주당 문명순 후보한테도 밀리는 3위로 나오면서 위기감은 더욱 고조됐다.
선거 개표 과정에서도 개표율이 30%를 넘어서는 순간까지 통합당 이 후보와 엎치락뒤치락하며 접전을 펼쳐 한때 박빙 승부처로 분류됐다.
그러나 자정을 넘어서면서 표차가 벌어지기 시작해 다음 날인 16일 오전 1시가 돼서야 승기를 잡았다.
이번 심 대표의 당선으로 정의당은 이번 선거에서 무소속 당선자를 제외하면 민주당과 통합당이 아닌 정당에서 지역구 당선자를 배출한 유일한 정당이 됐다.
심 대표는 "한국 정치에서 진보정치가 필요한 이유를 국민들께서 확인해 주셨다고 생각한다"면서도 "한편으로는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당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심 대표는 "실력을 갖춘 진보 정치인들이 함께 하지 못한 게 아쉽다"며 "진보가 우리 사회의 주류가 되는 방안에 대해 깊고 넓게 이야기해 보겠다"고 덧붙였다.
심 대표는 또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초당적 논의와 '텔레그램 n번방'과 같은 집단 성착취 영상거래 범죄 해결을 위한 국회 속행도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