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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앞에 놓인 이 여름, 청춘 '너의 새는 노래할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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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컷 리뷰] 외화 '너의 새는 노래할 수 있어'(감독 미야케 쇼)

(사진=㈜디오시네마 제공)

 

※ 스포일러 주의

"젊음이란, 정말 사라져 버리는 걸까"라는 물음에 "괜찮아! 어차피 알 수 없어"라는 대답을 던지는 게 청춘이다. 그 청춘의 한 자락을 다시금 건드려 보고 싶은 순간이 있다. 영화 '너의 새는 노래할 수 있어'는 복잡하면서도 단순한, 그러면서도 끝나지 않을 것 같은 여름의 이야기이자, 여름과 같은 청춘을 소환한다.

'너의 새는 노래할 수 있어'(감독 미야케 쇼)는 서점에서 일하는 나(에모토 타스쿠)와 여자친구 사치코(이시바시 시즈카), 룸메이트 시즈오(소메타니 쇼타), 친구와 연인 사이인 세 남녀의 마치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 같은 청춘을 그려낸 영화다.

봄철에 비유해 청춘이라 부른다지만, 우리는 청춘의 시간을 '여름'에 은유한다. 한낮을 불태울 것 같이 작열하는 태양, 푸른 이파리들과 파란 바다의 시간, 길어진 낮만큼 길게 이어지는 여름밤, 뜨거운 공기와 더위, 그리고 그사이를 가로지르는 바람 한 줄기에 행복하면서도 여운이 긴 계절.

세 명의 청춘은 각자만의 사정과 어려움이 있다. 그렇지만 그것만이 인생의 전부는 아니다. 책을 읽고, 영화를 보고, 거리를 걷고, 술을 마시고, 연애하고, 일을 한다. 고뇌 없는 인생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모든 걸 내던지지도 않는다. 관계 안에 흔들리고, 사랑 앞에 서성이고, 삶 앞에 머뭇거린다. 어디서나 볼 수 있는, 그리고 누구나 겪었던 청춘, 그 모습 그대로다.

닮은 듯 다른 청춘이 모인 사랑과 우정은 빤하게 그려지지 않는다. 같은 서점에서 일하는 나와 사치코는 연인인 듯 연인 아닌 관계로 발전한다. 사치코는 '나'를 통해 그의 룸메이트 시즈오와 친구가 된다. 질척거리는 관계가 싫다는 사치코와 그런 사치코의 요구를 가볍게 받아준 나, 그리고 시즈오 사이의 형성된 미묘한 삼각관계.

그러나 보통의 삼각관계를 다룬 로맨스처럼 질척거리지 않는다. 셋이 같이 혹은 나와 사치코, 나와 시즈오, 시즈오와 사치코가 어울리며 사랑과 우정 사이에 미묘한 감정이 생겨난다. 선을 넘을 듯 말 듯 한 세 청춘 사이의 심리가 섬세하게 묘사된다.

(사진=㈜디오시네마 제공)

 

영화는 잔잔하다. 화려한 화면 전환보다 그들의 삶을 오래, 진지하게 바라볼 수 있도록 한다. 때로는 청춘의 중심에서 때로는 중심에서 벗어나 그들을 따라 걷고, 그들의 대화를 들으며 함께한다. 그렇게 안팎으로 세 명의 인물과 관계 맺기를 해나간다. 마치 이름 없이 '나'로 등장하는 주인공처럼 말이다.

영화는 종종 인물들을 클로즈업해 그들의 눈빛과 감정에 조금 더 몰입하길 바란다. 설명적으로 그들의 감정을 표현하기보다 관객이 직접 그들의 얼굴을 마주하며 나, 사치코, 시즈오의 감정선을 따라가도록 권한다. 이 시대 청춘들은 어떠한 얼굴을 하고 있는지, 어떠한 감정을 느끼는지 조금 더 세밀하게 들여다볼 수 있다.

영화를 보면서 눈에 띄는 것은 한여름의 풍경만큼이나 존재감 있게 다가오는 조명이다. 여름을 이야기하는 영화여서 그런지 조명에서도 여름의 빛이 느껴진다. 파란색과 빨간색, 초록색의 조명이 하나 혹은 둘, 셋을 비춘다. 조명들이 마치 서로가 서로에게 맞물려 있는 나, 사치코, 시즈오의 유기적인 관계를 비추는 듯하다.

영화의 엔딩은 열려 있다. 캠핑을 다녀온 후, 시즈오와 연인 관계가 되겠다고 말한 사치코를 떠나보내며 나는 하나, 둘, 셋, 숫자를 센다. 그러나 얼마 못 가 사치코를 향해 소리친다. "난 너를 사랑해."

영화의 시작, 사치코가 나의 팔을 살짝 꼬집으며 관심을 드러냈을 때도 속으로 세어간 숫자가 100이 넘도록 그 자리에 서 있던 '나'였다. 아무래도 좋을 것 같던 '나'는 여름의 끝자락, 그렇게 변화한 모습을 보인다. 이 열린 엔딩에서 관객은 나와 사치코, 시즈오의 청춘 끝자락을 어떻게 바라볼까.

'나'가 영화 처음 혼자 독백한 대사를 떠올리게 된다. "나는 이 여름이 끝나지 않을 것 같았다. 9월이 돼도, 10월이 돼도, 다음 계절은 오지 않을 것만 같았다."

영화의 타이틀은 비틀스의 노래 '앤드 유어 버드 캔 싱'(And Your Bird Can Sing)에서 가져왔다. 영화를 본 후 노래를 들으며 "넌 네가 원하는 모든 것을 가졌다고 말하지. 너의 새는 춤을 춘다고 하지만 너에게는 내가 없어. 너에게는 내가 없어"라는 가사를 음미해본다면 또 다른 감정이 다가올 것이다.

4월 16일 개봉, 106분 상영, 15세 관람가.
(사진=㈜디오시네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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