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25~20:00)
■ 방송일 : 2020년 4월 13일 (월요일)
■ 진 행 : 정관용 (국민대 특임교수)
■ 출 연 :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 정관용> 범진보 180석, 이 발언이 지금 일파만파 파장이 큽니다. 그래서 노무현재단 유시민 이사장 바로 연결해 봅니다. 안녕하세요.
◆ 유시민> 안녕하십니까?
◇ 정관용> 범진보라고 하면 어디서부터 어디까지입니까?
◆ 유시민> 그런데 우선 이거 보도가 엄청 많던데요. 가짜뉴스 내지 왜곡보도가 하도 많아서 제 발언 내용을 정확하게 우선 정리하고 얘기하는 게 맞는 것 같아요.
◇ 정관용> 정리해 주세요, 그럼.
◆ 유시민> 우선 제가 민주당이 비례 포함해서 180석을 얻을 거다라고 말한 적 전혀 없고요.
◇ 정관용> 없죠.
◆ 유시민> 또 범여권이 180석을 할 거다 그렇게 표현하지도 않았고요. 그리고 제가 표현한 건 범진보 180석. 범진보는 민주당, 더불어시민당, 열린민주당, 정의당, 민생당까지 다 포함한 겁니다. 그렇게 했고요. 제가 180석을 예측하지 않았습니다.
◇ 정관용> 그럼요?
◆ 유시민> 제가 얘기한 건 2시간 반 방송 중에 시청자 질문에 민주당 180석 안 될까요, 비례 포함해서? 그렇게 질문이 와서 그거 불가능하다. 과한 욕심이다. 그런데 투표를 열심히 하면 아까 제가 말씀드린 그건 범진보를 다 합쳐서 180석은 불가능한 일, 목표는 또 아니지 않겠느냐. 그래서 어서 투표합시다 그렇게 희망사항으로 얘기를 했던 거거든요. 그런데 일부 언론에서 민주당 180석이라고 칼럼을 써대고 또 보수야당의 책임 있는 당직자분들이 제가 한 이런 희망사항에 대한 얘기를 무슨 현 정권이나 집권당에서 얘기한 것처럼 이렇게 이야기하는 것은 의도적 왜곡이고 가짜뉴스이고 거짓말이다. 우선 그 점은 좀 제가 말씀드리고 싶네요.
◇ 정관용> 그런데 범진보 180 말씀하시기 바로 전에 “민주당 사람들은 지금 쉬운 표현으로는 몸조심하느라고 자꾸 낮춰서 말하는데” 이렇게 전제를 두셨잖아요. 그렇죠?
◆ 유시민> 그건 늘 그렇죠. 앞서가는 정당은 조금 지지층의 긴장을 유발하기 위해서 좀 적게 얘기하는 게 지금까지 모든 선거에서 거의 대부분 그랬고요. 조금 이기는 정당은 자기가 이긴다고 큰소리치고요. 그다음에 많이 지는 정당은 살려달라고 읍소하고. 그게 일반적인 패턴이었거든요. 역대 선거에서. 그래서 민주당 지도부에서 조금 보수적으로 그러니까 조금 겸허한 목표를 설정하는 거. 이런 건 저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일이다 이렇게 봅니다.
◇ 정관용> 그런데 그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유시민 이사장은 지금 총선 전망을 낙관하고 계신 건 맞는 거 아닌가요?
◆ 유시민> 낙관이 아니고요. 제가 이거 참 말하기가 그런데 우선 제의 모든 말은 저의 제 개인적인 견해예요. 저는 민주당의 후보도 아니고 당직자도 아니고 당원도 아니에요. 저는 그냥 비평하는 사람이거든요. 그런 점에서 범보수가 200석 이상을 가졌던 선거도 있었는데 범진보는 그러면 안 되냐. 그런 희망을 가지면 안 되냐. 우선 그 말씀드리고 싶고요. 그 다음에 미래통합당이 자유한국당 시절에 그러니까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이후에 갈라섰다 합쳤다 이렇게 하면서 지난 몇 년간 국회를 마비시켰던 그 일을 제가 똑똑히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미국 의회가 코로나19 때문에 나흘 만에 천문학적 규모의 예산을 만든 반면 우리 국회는 그런 거 못하잖아요, 지금까지를 보면. 그래서 이 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지금까지 무작정 반대만을 일삼고 국회를 마비시켰던 이 정당의 의석이 줄었으면 좋겠다라고 저는 생각하는 거예요. 그래서 그런 말씀드린 거고요. 제가 그렇게 예측하지도 않았고 전망하지도 않았다. 그 말씀드리고 그러나 그런 목표와 희망사항을 가지는 건 당연한 권리이고 그것이 대한민국의 발전을 위해서 미래통합당의 의석이 줄면 줄수록 좋다는 것이 저의 개인적인 견해이고 또 희망사항임은 분명히 말씀드립니다.
◇ 정관용> 견해, 희망사항이지 낙관, 전망, 예측 이런 건 아니다.
◆ 유시민> 제가 뭔데 낙관을 하며 제가 뭘 근거로 그렇게 전망을 하고 예측을 하겠습니까?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사진=이한형기자)
◇ 정관용> 그런데 그 파장이 지금 상대당에서는 심지어 ‘개헌 저지선도 위태롭다, 이런 얘기를 막 하면서 살려달라’ 작전으로 하는데, 거기에 유시민 이사장의 발언을 일종의 빌미로 사용하고 있어요. 그 점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 유시민> 그걸 어떻게 하겠습니까? 그분들이 제가 하지 말란다고 안 할 분들도 아니고 그 얘기는 지금 미래통합당 쪽이 이 선거에서 굉장히 불리하다. 공식적으로는 1당이 될 수 있다고 주장을 하고 그렇게 말하고 있지만 지금까지 정권심판론을 펼쳐왔지 않습니까? 자기들이 1당이 되겠다고 얘기를 하고. 그런데 아마 그렇지 않은가 봐요. 그래서 이제는 견제론으로 돌아서서 읍소전략으로 전환한 걸로 보면 이 선거는 지금 미래통합당 쪽이 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저는 봅니다. 그런 상황이 낳은 증상이라고 봐요. 그리고 제가 한마디 덧붙이면, 이렇게 범진보의 의석이 많아지기를 바라는 이런 마음을 그분들이 비난하고 있는데요. 얼마 지나지 않은 일이긴 합니다마는 18대 총선 때 그러니까 2008년도에 이명박 대통령 집권 초기에 그때 보면 한나라당이 무려 153석을 했고요. 그다음에 더 보수적인 자유선진당이 18석을 했고요. 친박연대 14개에 대부분이 친박이었던 무소속 25, 이렇게 해서 범보수가 210개를 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 전국 투표율이 몇 퍼센트였냐면 46.1%예요. 그러니까 지금 범진보의 승리를 바라는 유권자들이 투표하지 않으면 지금도 선거를 질 수 있죠. 모레 투표일인데 투표를 적게 되면 지게 되고요. 투표를 정말 남김없이 다 참여했다 하게 되면 그러면 국회선진화법 현행 국회법에 따라서 원만하게 그런 코로나19 대책 추경예산 이런 걸 진행할 수도 있는 의석 180석을 확보할 수도 있죠. 그런 아주 상식적인 얘기를 제가 한 거거든요. 왜 보수는 과거에 범보수는 이렇게 200석이 넘는 의석을 가진 적도 있는데 범진보는 이 국가위기 극복을 위해서 최대한 의석을 가져보자라는 희망을 얘기하는 것이 무엇이 오만이고 무엇이 폭주인지 저는 잘 모르겠어요.
◇ 정관용> 그런데 아무튼 이제 다들 조심하느라고 그런지 딱 부러지게 숫자를 언급 안 하는데 이제 유시민 이사장께서 딱 부러지게 숫자를 이야기를 하다 보니까 모두가 관심을 여기에 집중시키고 심지어는 민주당 내에서도 아니, 지금 살얼음판 마지막 조심조심하고 있는데 너무 낙관적 얘기를 그 숫자를 얘기해서 역공을 받고 있다. 이게 굉장히 불만스러운 반응이 나오지 않습니까?
◆ 유시민> 그분은 제가 잘 이해를 하고요. 저 때문에 물의가 빚어진 점에 대해서 미안하게 생각하고요. 그분들이 그렇게 하시는 것도 아주 현명한 일이라고 저는 봅니다. 그리고 숫자는 이 180석은 제가 만들어낸 숫자가 아니고요. 이번 총선에서 숫자는 3개가 중요합니다. 첫째 과반 150석이요. 여권이 과반이 되냐 안 되냐. 둘째 180석이에요. 국회법에 따라서 원만한 의사진행을 할 수 있는 숫자를 확보하느냐 못 하느냐. 셋째가 지금 박형준 위원장이 얘기한 200석 그게 거의 개헌선이거든요. 이 숫자는 그냥 객관적으로 주어져 있는 거예요. 향후에 한국 정치의 변화와 관련해서 이번 총선에서 나올 수 있는 여러 숫자 중에 하나거든요. 그래서 특별한 의미를 부여 안 했으면 좋겠고요.
◇ 정관용> 알겠습니다.
◆ 유시민> 저의 이 말 때문에 민주당 지도부가 굉장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제가 미안하게 생각하고요. 앞으로는 남은 이틀 동안은 이런 숫자에 대해서는 다시는 말하지 않겠습니다.
◇ 정관용>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이 저의가 의심된다라고 했던데 그건 뭔 얘기일까요?
◆ 유시민> 저 보고 한 말이 아닐걸요. 아마. 저 보고 한 말이라고 하더라도 저는 제가 한 비평 때문에 생긴 비평이기 때문에 그건 뭐 그렇게 말할 수도 있겠다 그렇게 생각하죠.
허종식-남영희 후보 지원 유세하는 이낙연 위원장 (사진=연합뉴스 제공)
◇ 정관용> 일각에서는 이런 해석까지 합니다. 민주당 의석은 충분하니 정의당 좀 도와줘라 이런 얘기로 깔린 거 아니냐 이렇게 해석하기도 하더라고요.
◆ 유시민> 그 해석은 각자의 자유이기 때문에 말이라는 것은 하는 사람의 뜻이 있고 또 듣는 사람의 해석이 있는 법이니까요. 제가 굳이 뭐하러 그런 의도를 가지고 얘기를 하겠습니까?
◇ 정관용> 더불어시민당과 열린민주당 두 당의 결과 그 후 정국의 변화랄까. 이런 대목에 대해서 어떻게 보세요? 한때 왜 유시민 이사장께서 두 당을 합쳐서 교섭단체 만드는 이런 구상을 언급하신 바 있었죠?
◆ 유시민> 구상이 아니고요. 선거 결과가 나오면 일어날 수 있는 여러 일들 중에 하나죠.
◇ 정관용> 논리적 가능성 중의 하나.
◆ 유시민> 논리적으로 따지면 온갖 가능성이 다 있으니까요. 그런 문제고 이제 일단 정해진 표를 두고 경쟁하는 관계니까 선거 시기에는 이렇게 우호적인 정당 사이에서도 마찰음이 날 수 있고 그렇죠. 그런 일들이 진행되는 거라고 저는 생각을 합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두 당이 합쳐 교섭단체는 논리적 가능성일 뿐 유시민 이사장께서는 그렇게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보신 건 아니다.
◆ 유시민> 그럼요. 그분들이 선택할 문제죠. 그리고 이제 그 당들의 앞으로의 진로도 아직은 유동적이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더불어시민당은 원대 복귀를 원래 소속정당으로 할 분들도 계시고 또 시민사회 추천으로 비례대표 상위 순번에 되신 분들은 또 선택들 하셔야 될 거예요. 그러니까 이제 더불어시민당은 아마도 민주당하고 합치는 것을 전제로 지금 선거운동을 하고 있기 때문에 그렇게 가게 될 거고요. 또 열린민주당은 지금 당원 투표로 진로를 결정한다고 이미 얘기들이 나와 있으니까 그렇게 하겠죠. 어디 가겠습니까?
◇ 정관용> 알겠습니다. 이번 21대 총선 역사적인 어떤 의미가 있다고 보시는지 마지막 한 말씀.
◆ 유시민> 저는 역사적으로는 모든 총선이 다 중요하다고 보고요. 다만 코로나19 사태가 이대로 종식된다 하더라도 굉장히 큰 경제적인 위기가 예측이 되기 때문에 이럴 때에는 위기 극복을 위해서 필요한 그런 일들을 잘 할 수 있는 신속하게 할 수 있는 국회의 구성이 됐으면 좋겠다. 그런 소망을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가지고 있습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사전투표 하셨어요?
◆ 유시민> 네, 저는 했습니다.
◇ 정관용> 그래요. 여기까지. 고맙습니다.
◆ 유시민> 감사합니다.
◇ 정관용> 노무현재단 유시민 이사장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