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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맨홀 질식사고, 현장 노동자들 '산소호흡기' 착용 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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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자 3명 산소호흡기, 마스크 등 미착용
현장에 안전책임자 있었지만, 허술하게 작업 이뤄져

부산에서 작업자 3명이 숨진 사고와 관련해 현장에서 작업자들이 산소호흡기 등을 착용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 사하구 하수도 공사장에서 구조대원들이 가스에 질식된 작업자를 구조하고 있다. (사진=부산소방재난본부 제공)

 

부산의 한 하수도 공사장에서 작업자 3명이 숨지는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이들이 작업에 반드시 착용해야 하는 '산소호흡기'를 착용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해당 공사는 밀폐된 공간에서 이뤄지는 위험한 작업이어서 안전책임자도 현장에 있었지만 안전매뉴얼은 전혀 지켜지지 않는 등 안전 관리가 허술했다.

부산시는 10일 맨홀 질식사고와 관련해 브리핑을 열고 "현장에서 노동자들이 산소호흡기 착용과 마스크 착용 등 안전수칙을 지키지 않은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하수관로공사는 밀폐된 공간에서 작업이 이뤄지기 때문에 현장 산소 농도 점검, 분진용 마스크 착용, 산소호흡기 착용 등 안전매뉴얼이 있다.

현장 안전책임자는 작업 전 이같은 수칙을 지켰는지 점검해야 한다.

당시 현장에는 안전책임자가 있었지만, 산소호흡기 착용 등 수칙을 점검하지 않은 것이다.

해당 작업은 지상에서 먼저 지름 2m, 깊이 4m가량의 강관 케이싱인 관을 뚫고 다시 수평으로 강관을 뚫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일주일 가량 진행된 공사에서 관은 지름 80cm에 16m 길이로 뚫었다.

최초 숨진 노동자 A(52)씨는 관 안에서 포복 자세로 기어 16m를 이동한 뒤 약 10분간 굴착작업을 위해 산소절단기로 철근과 생활 쓰레기를 절단하던 중 변을 당했다.

공사가 이뤄지는 지하부지는 매립지로 40여 년 전 각종 생활 쓰레기와 철근, 콘크리트 등이 많이 묻혀 있어 관을 뚫는데 방해되는 철근 등을 절단하며 진행한다.

A씨가 혼자 작업 도중 폭발음이 들리자 작업자 B(59), C(56) 씨가 연이어 맨홀 안으로 들어갔고 결국 숨진 채 발견됐다.

폭발음을 듣고 현장으로 간 B씨 등 2명도 산소호흡기나 마스크를 쓰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A씨가 숨진 원인이 가스 질식인지 폭발인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B,C 두작업자가 산소마스크를 쓰고 관에 진입했다면 질식은 막을 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한편 이번 사고는 9일 오후 3시 20분쯤, 부산 사하구 하단동 일대 하수관로 공사장에서 발생했다. 해당 공사는 부산시 건설본부가 발주한 하수관로 확충 공사이다.

발주처인 부산시는 지난 2015년 10월부터 사하구 하단동 일대에서 장림하수처리장 효율을 높이고 하수가 낙동강으로 유입되는 것을 막기 위한 목적으로 하수관로 공사를 진행해왔다.

부산에서는 최근 5년간 이와 유사한 방식으로 하수관로 공사 13개가 이뤄졌고, 이번 사고 현장을 제외한 12곳은 사고 없이 완료됐다.

현재 2곳에 대한 공사 발주가 진행중이다.

시 건설본부는 숨진 중국 동포의 유족들과 연락을 취하는 한편, 현장 안전책임자와 목격자 등을 중심으로 정확한 사고원인을 조사해 강력히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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