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정 후보는 경희대 수원캠 재학 시절, 주사파(NL파) 성향의 운동권 동아리 민중가요 노래패 '작은연못'에서 활동했고 여기서 회장까지 했다. 고민정은 지금도 민중가요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고 한다. 역시 임종석 동무가 지지할 수밖에 없는 인재다!"9일 트위터 등 온라인상에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과 더불어민주당 고민정 후보를 합성한 사진이 나돌기 시작했다. 조악하게 편집된 이 사진은 고 후보가 대학시절 '주사파' 성향의 민중가요 동아리에서 활동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사진에는 '주체사상 신봉자 임종석이 자신있게 지지하는 광진을 고민정 후보!'라고도 적혀있다. 임종석 전 실장이 지난 2일 고 후보의 선거운동을 지원한 것에 대해 비꼬아 표현한 것이다.
(사진=트위터 캡처)
◇고민정 후보가 '주사파'라는 근거는 무엇?
과거 고 후보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민중가요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대학시절 민중가요 노래패 '작은연못'에서 활동하며 세상을 보는 시각이 달라졌다면서 "민중가요에는 사람들의 삶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고 말하며 '작은연못'에서 회장을 역임했다는 점도 언급한다.
다만 합성사진에서 그를 '주사파'로 지칭한 이유는 무엇일까.
고 후보는 과거 민중가요 동아리 '작은연못'에 가입하려 하자 선배들의 만류가 있었다고 전했다. '작은연못'이 이른바 '운동권 동아리'라는 이유에서다. 합성 사진과 같이 '민중가요 동아리=주사파 단체'라는 공식이 성립된 것인데 이같은 논란은 과거 임 전 실장이 한양대 재학시절 '소리개벽'이라는 민중가요 노래동아리에 가입해 학생운동을 시작했던 것과도 관련이 있어 보인다.
아이러니하게도 임 전 실장은 21대 총선 공식 선거운동 첫 날인 지난 2일 서울 광진을 지역구를 방문해 청와대에서 함께 일한 고민정 후보 지원유세에 힘을 보탰다.
과거 한양대 총학생회장 시절인 1989년 전대협 3기 의장을 맡아 임수경 전 의원의 '평양 축전 참가'를 진두지휘해 '주사파가 아니냐'는 의혹이 꼬리표처럼 따라붙는 임 전 실장의 고민정 후보 유세지원이 합성사진을 만들어 유포한 사람에겐 1998년 대학에 입학한 고 후보를 '주사파'로 몰아갈 수 있는 이유가 된 것이다.
합성사진에 대해 고 후보 측은 "명백한 가짜뉴스다. 대응할 가치를 못 느낀다"고 밝혔다.
한편, 고 후보가 회장을 역임한 민중가요 동아리 '작은연못'은 현재도 경희대 외국어대학 홈페이지 동아리 소개란에 올라와 있다. '작은연못'은 소개란에서 '"민중가요"를 배우고 익히는 동아리입니다. 민중가요를 배움으로써 그 시대상을 알 수 있고, 문화를 배우고자 하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고 동아리를 소개하고 있다.
고민정 후보 관련 합성사진과 최춘식 후보가 올린 SNS 게시물 (사진=온라인커뮤니티 캡처)
◇수준 낮은 '흑색선전' 현재도 진행중
고 후보의 사례와 같이 수준 낮은 흑색선전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선거유세가 거듭될수록 거친 언어를 내뱉고, 해묵은 색깔론을 동원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실제 지난 7일 미래통합당 최춘식 후보(경기 포천·가평)는 SNS에 한반도 지도에 "4·15 총선, 보수가 이기면 좌파와 주사파들은 이 지역(북한지역)으로 이주한다. 보수가 지면 이 지역(남한지역)은 공산화된다"는 글을 올려 논란이 됐다.
논란이 커지자 최 후보 측은 "SNS를 담당하는 직원이 최 후보의 스마트폰으로 게시물을 실수로 올린 것"이라고 궁색한 변명과 함께 게시물을 삭제했지만 '노골적인 색깔론'이라는 비판 여론은 피할 수 없게 됐다. 최 후보의 SNS 글에는 "딱 수준이 80년대에 머물러 있다. 국민 수준을 무시하는 것들"(sunm****), "색깔론 빼고는 도저히 안되나"(csju***) 등의 반응도 나왔다.
해당 글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현근택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8일 "반헌법적 색깔론으로 국민을 기만하는 최춘식 미래통합당 포천가평 후보는 즉각 사퇴하라. 지역유권자는 물론 국민 모두를 모욕하는 무도한 발언에 책임져야 한다"며 "선거 때마다 보수정당이 근거없는 색깔론으로 유권자를 현혹시키는 구태적 발상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시대착오적 시대착오적 색깔론에 기인한 구태정치, 후진정치로 일관한다면 국민이 엄중한 단죄를 내릴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