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대 국회의원 선거 서울 동작을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이수진(왼쪽부터), 미래통합당 나경원, 정의당 이호영 후보가8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반포대로 현대HCN 서초방송에서 열린 후보자 토론회에서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4·15총선에서 선후배 판사 간 맞대결로 주목을 받고 있는 격전지, 서울 동작을 후보들 간의 TV토론회가 8일 열렸다.
서울 서초구 현대HCN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이날 토론회에는 더불어민주당 이수진, 미래통합당 나경원, 정의당 이호영 후보 등 3명이 참석했지만 이수진 후보와 나경원 후보 간의 날선 설전으로 도배됐다.
이 후보는 나 후보의 통합당 원내대표 시절 패스트트랙 법안 처리를 막기 위해 이른바 '민식이법' 처리를 지연한 점과 '유치원 3법'을 반대한 점 등 어린이 관련 법안에 대한 협상 태도를 지적하며 공격의 포문을 열었다.
이 후보는 "아이들 이름을 딴 어린이 안전법을 볼모로 협상을 시도한 이유가 뭐냐"며 "저는 아이들 관련 문제에 대해서는 무엇과도 협상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나 후보는 유치원 3법이 지나치게 "민주당이 밀어붙인 것"이라며 "저희 안이 훨씬 좋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라고 맞대응 했다.
나 후보는 이 후보가 과거 자신을 사법부 블랙리스트의 피해자라고 발언했던 점을 언급하며 거짓말장이 프레임으로 토론을 이끌었다.
나 후보는 같은 판사 출신인 "민주당 이탄희 후보의 책을 보면 오히려 국제인권법연구회 모임 저지에 힘을 보낸 사람이 이 후보다"라고 지적했다.
국제인권법연구회는 양심적 병역거부나 대체복무제도 등 인권법 분야와 관련한 법률문화를 다룬 연구회로 박근혜 정부 당시 양승태 대법원장과 법원행정처가 탄압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후보는 "이미 언론을 통해 사실이 아니라고 충분히 말했다"며 "이런 프레임으로 몰고 가는 것이야 말로 정치 공세"라고 맞받아쳤다.
그러자 나 후보도 "블랙리스트 피해자였는지 대답을 안 하지 않았느냐"며 "답이나 제대로 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코로나19 피해자에 대한 대응책으로 여야가 가리지 않고 제안 한 전국민 대상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에 대해서도 논쟁이 오갔다.
이 후보는 "총선용 포퓰리즘이라는 비판이 통합당 내에서도 나온다"며 "저는 동작에 오자마자 구청장을 찾아뵙고 민생경제 회복 대책을 논의했다"며 여당 후보의 장점을 강조했다.
반면 나 후보는 최근 통합당의 입장과 달리 "전 국민에게 주는 것은 선뜻 동의가 어렵다"며 소신 발언에 나섰다.
그러면서 "민주당 이낙연 후보가 대신고 이전 반대를 1호 공약으로 내놨다"며 "공약 원팀이라는데 이 후보를 꺾고 대신고를 가져올 수 있겠느냐"고 따져물었다.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서울 동작을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이수진(왼쪽부터), 미래통합당 나경원, 정의당 이호영 후보가8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반포대로 현대HCN 서초방송에서 열린 후보자 토론회에서 손가락으로 기호를 표시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938년에 개교해 종로구 행촌동에 위치한 대신고는 최근 교세가 약화되자, 강남 등으로 학교 위치를 옮긴 다른 고등학교들처럼 경쟁력 강화를 이유로 동작구 이전을 희망하고 있다.
그러자 이 후보는 답변 대신 "나 후보가 5선에 성공하면 서울시장에 나간다는 말이 많다"며 "지방선거에 나가면 보궐선거를 할 수밖에 없지 않느냐"고 질문으로 반박했다.
나 후보는 "지역구에서는 대통령 나가보라는 말씀도 하신다"고 대응한 후 "공약은 다 비슷하다. 실천의 힘은 정치인의 크기에 달린 것"이라며 본인이 다선 의원임을 드러냈다.
두 후보의 난타전에 정의당 이호영 후보는 '텔레그램 n번방' 사건에 대한 대응 등 거대 양당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두 후보를 모두 비판했다.
나 후보에 대해서는 통합당 황교안 대표의 'n번방 호기심' 발언이 잘못됐다며 "정치권이 (이 문제를) 안이하게 판단하고 있는 것을 보여줬다"고 지적했다.
이 후보에 대해서도 "동작구와 아무 연고도 없는 낙하산 판사 출신이 아니냐"며 "배우자가 2000만원이나 되는 명품시계를 재산으로 신고했는데 '흙수저 마케팅'을 하는 것은 도가 지나치다"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