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日 어디로 가야 하나' 한신 외국 선수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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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리 샌즈(사진) 등 일본 프로야구 한신 소속 외국 선수들은 고국인 미국 대사관의 귀국 독려에도 일본에 남을 뜻을 밝혔다.(사진=한신 구단 SNS)

 

그야말로 진퇴양난이다. 고국에서는 오라고 부르는데 쉽게 갈 수가 없다. 돈을 벌기 위해서는 일단 타지에 남아 있어야 하는 신세다. 코로나19로 묶인 일본 프로야구 외국 선수들이다.

특히 선수단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한신이 그렇다. 지난해까지 KBO 리그에서 뛰었던 제리 샌즈도 그들 중 하나다.

일본 스포츠 전문지 데일리스포츠는 6일 "미국 국적의 한신 외국인 선수 4명이 귀국하지 않고 일본에서 머물 의사를 보인 것으로 5일 알려졌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주일 미국 대사관이 귀국을 재촉하는 상황에서 구단이 본인들에게 의사를 확인한 결과 일본에 머물겠다는 뜻을 보였다"고 덧붙였다.

데일리스포츠는 "용병들의 공동 선언"이라는 표현을 썼다. 이들 외인은 구단을 통해 "지금이 가장 인내해야 할 시기라는 것을 이해하고 있다"면서 "한신의 일원으로서 언젠가 개막할 수 있다고 믿는다. 시즌을 위해 할 수 있는 것을 준비하고 싶다"고 밝혔다.

한신에서는 지난달 말 투수 후지나미 신타로 등 3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지난달 중순 오사카에서 회식을 하면서 동석한 여성들까지 확진자가 쏟아졌다. 이에 한신은 모든 훈련 일정을 취소하고 선수단에 자택 대기를 지시했다. 한신과 평가전을 했던 주니치도 마찬가지다.

샌즈는 최근 이런 상황을 자국 매체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SI)에 전했다. 샌즈는 "구단이 제공하는 숙소에만 머물고 있다"면서 "코로나19는 우리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밝혔다. 샌즈는 지난해 키움에서 뛰면서 KBO 리그 타점왕에 올랐고, 올해는 일본 무대에 진출했다.

일본 프로야구 구단들의 평가전 모습.(사진=연합뉴스)

 

이 때문에 일본야구기구(NPB)는 시즌 개막을 세 번째로 연기했다. 당초 오는 24일 개막을 목표로 했지만 4월 말에서 5월 중순 사이에 시즌이 개막할 전망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장담할 수 없다. 일본에서는 도쿄올림픽 1년 연기 발표 이후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공영 방송 NHK에 따르면 5일 오후 11시 30분까지 코로나19 확진자는 362명 늘어 사흘 연속 300명 이상을 기록하며 총 4570명으로 늘었다. 외신들은 그동안 정부의 소극적인 대처로 일본이 코로나19 온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주일 미국 대사관은 지난 3일 자국민에게 귀국을 독려했다. 그러나 미국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미국은 5일(현지 시간) 확진자가 33만 명을 넘고, 사망자도 9500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한신의 미국 국적 선수들이 쉽게 귀국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이유다.

여기에 이들이 미국으로 돌아간다 해도 일본으로 재입국을 장담할 수 없다. 일본은 지난 1일 입국 거부 대상에 한국을 비롯해 미국, 중국, 유럽 대부분 국가 등 49개 국가를 포함시켰다. 섣불리 미국으로 갔다가 시즌을 치르지 못할 수 있다. 일본도 안전하지 않지만 잔류를 선택한 이유다.

이에 비해 KBO 리그의 외국 선수들은 한국에서 안전하게 머물고 있다. KBO 리그에서는 아직 선수 확진자가 나오지 않았고, 자체 청백전 등 훈련도 온전히 소화하고 있다.

물론 입국이 늦은 외국 선수들은 2주 자가 격리를 해야 한다. 그러나 제이미 로맥(SK)이 "고국인 캐나다보다 훨씬 안전하고, 사재기도 없다"며 만족감을 드러낼 만큼 한국의 상황은 미국, 일본에 비할 바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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