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4·15 총선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2일 전국 각 선거구에서는 유권자에게 얼굴을 알리기 위한 후보들의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됐다.
각 후보는 예전 선거와는 달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주민과 직접 만나기가 쉽지 않자 톡톡 튀면서도 강한 인상을 남길 수 있는 선거운동을 선보이며 유권자에게 다가서고 있다.
이날 인천 서구을에서는 무소속 이행숙 후보가 말을 타고 기마 행진 출정식을 열어 눈길을 끌었다.
이 후보는 미래통합당 소속이었지만 채널A 앵커 출신 박종진 후보가 단수 추천을 받자 단기필마의 자세로 출마한다는 의지를 보이기 위해 말을 동원했다.
이 후보는 민간 승마장 지인이 무료로 빌려준 말을 타고 잔 다르크 복장을 한 채 선거구를 돌며 지지를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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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동구에서는 민중당 김종훈 후보가 로봇태권V 가면을 쓴 선거운동원들과 함께 율동에 맞춰 선거운동을 벌였다.
김 후보는 코로나19 때문에 어려운 시기를 다 함께 이겨내자는 취지에서 로봇 태권V 선거운동을 고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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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여수갑에서는 공룡으로 변신한 선거운동원들이 대거 출몰하기도 했다. 무소속 이용주 후보는 자기 이름의 '용(龍)'자를 따 선거운동원 30명으로 공룡군단을 조직했다.
이들은 공룡 인형으로 분장하고 거리를 다니며 시민에게 인사를 하고 춤을 추며 지지를 호소했다.
선거운동의 필수품이나 다름없는 유세차 대신에 전동 킥보드나 세발자전거를 타고 유권자들을 만나는 사례도 늘어났다.
킥보드나 자전거는 시끄러운 확성기를 사용하는 유세차 대신 코로나19 시국을 고려한 차분한 선거운동을 할 수 있고 경비도 절감 효과도 있다는 점에서 후보들 사이에 인기를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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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북구에서 출마한 정의당 김진영 후보는 아파트 단지나 상가를 방문할 때는 전동 킥보드를 타고 구석구석을 움직이면서 구민들과 만나 인사도 하고 얼굴도 알렸다.
김 후보는 킥보드를 탈 때 '국회의원 후보 김진영'이라고 자신의 이름이 적힌 피켓을 목에 걸고 다니며 홍보했다.
부산 남구갑의 정의당 현정길 후보는 노란색 점퍼와 어울리는 노란색 세발자전거를 자체 제작해 선거운동에 활용했다.
코로나19 사태를 고려해 아예 선거운동원들과 방역복과 방역 장비를 챙겨 들고 나온 후보도 있다.
인천 서구갑에서 출마한 통합당 이학재 후보는 이날 서구 서경백화점 앞에서 '방역봉사단' 출정식을 열고 선거운동을 방역 봉사로 대신하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선거운동원들과 함께 이날부터 오전과 오후 각각 2시간씩 버스정류장·상가·놀이터·공원 등지를 중심으로 방역 봉사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코로나19로 대면 접촉이 쉽지 않자 반려견을 동원해 관심을 유도하는 후보도 있다. 울산 중구에서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임동호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 첫 주말에 선거운동원들이 키우는 반려견과 함께 태화강국가정원 등지에서 유세할 예정이다.
그는 자신의 동물복지 공약도 알리고 유권자 눈길도 잡는 두 가지 효과를 한 번에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임 후보 측은 "유권자들이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사람에게는 접근하지 못해도 애완견에겐 다소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첨단 정보통신기술(ICT) 시대에 맞게 QR코드를 활용한 선거운동도 확산하는 분위기다. 경기 고양을의 민주당 한준호 후보는 선거사무소 외벽에 내건 대형 현수막에 4m 크기로 디자인된 QR코드를 넣었다.
QR코드를 휴대전화로 인식하면 한 후보의 이야기를 담은 영상이 재생된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요란하고 시끄러운 로고송은 예전 선거 때보다는 다소 줄어든 양상이다.
경남 창원에서는 선거캠프마다 로고송을 미리 만들었지만, 유세차에서는 틀지 않았다. 창원 성산의 모 후보 측은 "코로나19 시국에 튀는 선거를 하면 눈총을 받을까 봐 로고송은 틀지 않았다"며 "선거캠프마다 로고송을 내보낼지 말지 고민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