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무부 장관.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채널A 기자가 수감자에게 접근해 여권 인사의 비위를 요구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법무부가 1일 감찰 가능성을 시사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이날 오전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사실 여부에 대한 보고를 먼저 받아보고, 그것에 대해서 합리적으로 의심을 배제할 수 없는 단계라고 본다면 감찰 등 여러 방식으로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해당 의혹의 전말은 이렇다.
MBC는 전날(3월 31일) 밤, "채널A 기자가 고위 검사와의 친분을 과시하며, 불법 투자 혐의로 현재 수감중인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VIK) 대표측에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비위 제공을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채널A는 "해당 기자를 상대로 진상을 조사하고 있으며, 다만 MBC 보도가 취재윤리에 어긋난다"고 즉각 반박하고 나선 상태다.
구체적으로 MBC는 전날, 채널A의 법조팀 이모 기자가 신라젠의 대주주였던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먼트코리아 대표에게 유 이사장의 비위 제공을 강압적인 방식으로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이 전 대표는 불법으로 투자금을 모은 혐의로 지난해 9월 징역 12년의 대법원 확정판결을 받고 남부구치소에 수감 중이다.
유시민 이사장 (사진=연합뉴스)
MBC는 이 기자가 이 전 대표에게 편지를 보내 접근했다고 말했다. 해당 편지에서 이 기자는 "검찰이 '신라젠 미공개 정보이용 의혹' 관련 수사를 재개했다. 알아보니 윗선에서 모든 책임을 이 전 대표에게 넘기면서 '꼬리자르기'를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기자는 "이 사태와 관련해 유시민 이사장 등 여권 인사들의 관련성을 알고 싶다"고 덧붙여 이 전 대표 측 지인과 채널A 본사에서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해당 기자는 "유시민을 치면 검찰도 좋아할 것이다. 여권 인사의 비위를 제공하지 않을시 더욱 가혹한 검찰 수사를 받게될 것이다"라는 말도 했다고 MBC는 보도했다.
MBC는 또한 이 기자가 윤석열 검찰총장의 측근인 모 검사장과의 친분을 언급하기도 했다면서 이같은 의혹을 뒷받침할 이 기자와 이 전 대표 측 지인 사이의 대화 녹음도 공개했다.
이에 대해 채널A는 "소속 기자가 이 전 대표에 대한 검찰의 선처 약속을 받아달라는 부적절한 요구를 받아온 사실을 파악하고 즉각 취재를 중단시켰다"며 "해당 기자에게 취재과정 조사 결과와 회사 내부 규정에 따라 책임을 묻는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고 해명했다.
다만 "취재원과 이 기자가 만나는 장면을 몰래 촬영한 MBC의 보도는 취재윤리에 어긋난다"고 지적하며" '신라젠 사건' 본류와 무관한 취재에 집착한 의도와 배경은 무엇인지 궁금하며, 사실과 다른 부분에 대해서 법적절차에 따라 엄정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MBC 측에서 채널A 기자와 연락했다고 추정한 해당 검사장은 "신라젠 수사를 담당하고 있지 않았고, 해당 기자와 보도 내용같은 통화를 한 적도 없다"며 연관성을 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