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대 총선에서 대구 수성을에 출마하는 무소속 홍준표 후보(왼쪽)와 수성갑에 출마하는 무소속 이진훈 후보가 26일 오전 대구 수성구선거관리위원회에서 후보 등록을 하며 악수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보수의 심장으로 일컬어지는 대구의 4·15 총선 판세가 '무소속 연대' 변수로 출렁이고 있다. 대구 수성구을에 출사표를 던진 자유한국당 홍준표 전 대표부터 정태옥(북구갑), 곽대훈 의원(달서갑) 등까지 선전하는 양상이다.
이들은 이번 공천을 '막천'이라 규정하며 인물론을 내세워 표심을 호소하고 있다. 미래통합당 후보들의 위기를 감지한 황교안 대표는 무소속 출마자들에 대한 '복당 불허'를 선언하기도 했다.
◇수성을 홍준표 선두, 이인선 바짝 쫓아…"51%까지" vs "하향추세"무소속 출마로 이목이 집중되는 곳은 단연 대구 수성을이다. 터줏대감 주호영 의원(4선)의 수성갑 이동으로 빈자리가 된 이곳에 홍준표 전 대표가 무소속으로 나섰다. 홍 후보는 당 공천관리위원회로부터 수도권 험지 출마 요구를 받다가 결국 컷오프(공천 배제) 됐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대구경찰청장 출신인 이상식 후보가, 통합당에서는 경북도 경제부지사를 지낸 이인선 후보가 나선 상태다. 이인선 후보는 지난 20대 총선에서도 이곳에 도전했다가 고배를 마신 바 있다.
최근 지지율에서는 홍준표 후보가 선두로 나섰다. 다만 이인선 후보도 바짝 뒤를 쫓는 양상이다. TBC와 매일신문이 ㈜소셜데이타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28일 대구지역 18세 이상 남녀 101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홍 후보 33.5%, 이인선 후보 32.9%, 이상식 후보 25.7%로 나타났다.(응답률 4.9%,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참조)
홍 후보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우리 목표는 하루에 1%씩 올리는 것이다. 그래서 51%까지 갈 것"이라며 "자신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무소속으로 받은 기호 8번을 강조하며 "수성을은 8번 찍고 팔(8)자 고칩시다"라고도 했다.
반면 이인선 후보 측은 "홍 후보는 지지율이 꼭지점에 올라서 점점 하향에 접어들고 있다"며 "본선에 접어들어 당대당 분위기로 가면 무소속은 떨어질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래픽=안나경 PD)
◇정태옥, 곽대훈, 서상기 등 무소속 도전장…인물론·동정론 호소컷오프된 지역 현역 정태옥 의원(초선)이 무소속으로 출마한 대구 북구갑도 격전지로 부상했다. 민주당 이헌태 후보, 통합당 양금희 후보, 무소속 정태옥 후보 3파전이다.
여론조사에서는 양금희 후보가 다소 앞서는 모습이다. 매일신문과 TBC가 소셜데이타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28~30일 만 18세 이상 남여(1천10명)를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양금희 후보 34.3%, 정태옥 후보 26.8%, 이헌태 후보 23.0%로 나타났다.(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는 ±3.1%포인트(p).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참조)
지지 이유로는 양 후보가 소속 정당(44.4%), 자질과 경력(21.0%) 순으로, 정 후보가 자질과 경력(64.3%), 무소속(10.2%) 순으로 나타났다. 양 후보가 당세를 통해 힘이 실리는 반면, 정 후보는 인물론과 동정론이 작용하는 셈이다.
양 후보는 통화에서 "전반적으로 대구에 대해선 무소속 보다는 통합당을 밀자고 하는 것이 전체적인 분위기로 잡혀가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반면 정 후보는 "살아 돌아가 당으로 복귀할 것이라는 소식이 알려지면 지지율은 금방 역전될 것"이라며 "그것이 저의 가장 큰 공약"이라고 강조했다.
통합당 대구 선대위는 최근 양 후보 선거사무실에서 회의를 열고 당 차원의 화력 지원을 논의하기도 했다. 이에 정 후보는 기호 9번을 강조, '북9를 9할 9번 정태옥'이라는 슬로건을 걸고 바닥민심을 훑고 있다.
대구 달서갑의 경우 컷오프된 지역 현역 곽대훈 의원(초선)이 무소속 출사표를 던지며 민주당 권택홍 후보, 통합당 홍석준 후보와 3파전이 됐다. 곽 의원이 인지도와 기존 조직을 통해 유세를 하는 반면, 홍 후보는 신선함과 전 대구시 경제국장 이력을 살려 경제 전문가로 표심을 호소하고 있다.
홍 후보 측은 통화에서 "지역민들이 바라는 기대치가 그간 부합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 새로운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며 "우리는 경선에서도 압승할 정도로 경쟁력을 입증했다"라고 말했다. 반면 곽 후보는 "이번 공천이 막천이라는 사실을 지역에서 잘 알고 있다"며 "구청장 출신으로 지역을 잘 아는 저에 대한 호응이 높다"라고 말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대구 달성군은 지역 현역 추경호 의원(초선)이 공천을 받아 뛰는 가운데, 3선 출신인 서상기 전 새누리당(통합당 전신) 의원이 무소속으로 도전장을 던졌다. 친황교안계 추 후보는 20대 총선에서 전국 최고 득표율을 얻은 만큼 이번에도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이에 서 전 의원은 박 전 대통령과의 인연을 강조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추 후보는 통화에서 "문재인 정권 심판론과 함께 무조건 통합당 중심으로 모여야 한다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에 서 전 의원은 "박 전 대통령이 재판 받을 때 빠지지 않고 개근한 사람이 저"라며 "이 지역 테크노폴리스도 박 전 대통령이 만들었는데, 과학기술전문가인 제가 계승 발전 시켜야 한다"라고 말했다.
한편 무소속 연대 출연으로 통합당에서는 '표심 분열'을 우려하고 있다. 황교안 대표는 지난 30일 무소속 출마자에 대해 영원히 복당을 불허하는 방향으로 당헌당규를 개정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무소속 출마자들은 일제히 반발하는 양상이다. 홍준표 후보는 "종로 선거에나 집중하라"며 "그 선거 지면 그대로 아웃이고 야당 세력 판도가 바뀐다"라고 지적했다. 정태옥 후보 역시 "총선이 끝나면 그것이 지켜질리가 없다"라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