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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컷 리뷰] 외화 '엽문4: 더 파이널(감독 엽위신)

(사진=㈜키다리이엔티 제공)

 

※ 스포일러 주의

세계적인 무술 배우 이소룡의 스승으로도 유명한 엽문(葉問)과 어느덧 '엽 사부'로 친숙해진 견자단과의 작별의 때가 드디어 왔다. '엽문 4: 더 파이널'은 제목 그대로 영춘권의 '일대종사'(一代宗師·한 시대의 으뜸가는 스승이란 뜻)를 보내는 마지막 장이다.

'엽문 4: 더 파이널'(감독 엽위신)은 이소룡이 존경했던 단 한 사람인 엽문의 마지막 가르침을 담고 있다. 바로 무예를 익힌 자로서 부당함에 눈감지 않고 맞서야 한다는 것이다.

엽문을 연기한 홍콩의 배우 겸 무술 감독 견자단은 태극권 최고 고수였던 어머니의 영향으로 어릴 적부터 무술을 연마했다. 그는 '엽문' 시리즈 중 3, 4편의 무술 감독이기도 한 원화평에 의해 영화계에 입문한다. 홍콩 영화의 전성기인 1990년대를 대표하는 액션 배우 이연걸, 성룡 등에 가려졌던 견자단은 '살파랑'(2005), '도화선'(2007)을 거쳐 '엽문'을 통해 진정한 전성기를 맞았다.

왜 그가 '엽문'을 통해 전성기를 맞았는지는 영화 속 영춘권을 구사하는 모습을 보면 알 수 있다.

액션 대가답게 견자단은 '엽문'에서 유려하면서도 힘 있는 동작으로 근거리에서의 빠른 공방이 이뤄지는 영춘권의 특성을 제대로 살려낸다. 또한 시리즈는 견자단이 이전 영화에서 보여줬던 화려하고 공격적인 액션보다는 차분하게 한 템포 쉬어가며 공격에 나서는 등 절제된 모습이 강하다.

그렇기에 어떻게 보면 견자단의 무술 내공이 가진 진가를 더 제대로 보여주는지도 모른다. '엽문'의 견자단과 다른 영화에서의 견자단의 무술을 비교하며 본다면 또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사진=㈜키다리이엔티 제공)

 

'엽문' 시리즈는 한 명의 영웅이 거대한 불의의 세력에 맞서 승리한다는 게 기본 줄거리다.

일본 제국주의와 서구 열강에 맞서 중국인을 지키고, 중국 문화의 정수라 할 수 있는 전통무술의 자존심을 지키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전 시리즈에서 그래왔듯이 '엽문 4'도 중국 문화에 대한 자부심이 담겨 있다.

'엽문' 마지막 편에서 엽문은 미국에서 핍박받고 차별받는 중국 이민자를 대표해 부당하게 폭력을 행사하는 백인들에 맞선다. 그가 강조한 '무예의 정신'으로 말이다.

그래서 서구 내지 외부 세력은 '악'이요, 자신들은 곧 '선'이라는 이분법적 사고와 '우리가 곧 문화'라고 외치는 중국의 중화사상의 성격, 민족주의를 넘어서 국수주의적 성격까지 보이는 '엽문'은 다소 불편하게 다가올 수 있다.

그러나 '중국인' 혹은 '동양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증오하고 차별하는 세력에 맞서 굴복하고 나를 깎아내릴 것이 아니라 '나'라는 정체성을 지켜야 한다는 것은 어느 정도 타당성을 지니고 다가온다.

영화는 엽문의 죽음을 직접적으로 그려내지 않는다. 대신 그동안 시리즈에서 활약한 엽문의 모습을 하나하나 훑어본다. 그렇게 영화는 일대종사 엽문과 그를 연기한 견자단에게 찬사를 보내며 떠나보낸다. '엽문 4'가 자신의 마지막 정통 액션 영화라고 한 견자단의 말을 떠올린다면, 그들을 보내는 아쉬움은 더욱 크게 다가온다.

그간 액션 팬들을 들썩거리게 한 '엽문'의 모습을 다시 확인하고자 하는 관객이 있다면, 홍금보가 무술 감독을 맡은 1, 2편과 원화평이 참여한 3, 4편의 서로 다른 액션 스타일을 비교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4월 1일 개봉, 105분 상영, 12세 이상 관람가.
(사진=㈜키다리이엔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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