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심상정(정의당 대표)
총선 인터뷰, 오늘은 1부에 진행합니다. 이번 총선 이제 보름 정도 남았는데요. 돌이켜보면 준 연동형 비례대표제 개정 당시만 해도 이번 총선 최대 수혜자는 정의당이 될 거란 의견이 압도적이었습니다만 막상 뚜껑을 열고나니까 상황은 영 다르게 진행이 됐고 오히려 20대 총선보다 더 안 좋은 성적표가 나올 수도 있다는 그런 위기에 직면한 당, 정의당 심상정 대표의 분석과 대안 직접 들어보죠. 심상정 대표님, 안녕하세요?
◆ 심상정> 안녕하세요.
◇ 김현정> 정의당의 슬로건 굉장히 멋있네요. 원칙을 지킵니다, 당신을 지킵니다.
◆ 심상정> 네. 좋게 평가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가 3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제21대 총선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김현정> 원칙을 강조한 슬로건. 그런데 슬로건은 참 멋있는데 지지율은 지금 2년 만에 최저치 찍었다. 이런 얘기 나오고 있어서 속상하실 것 같아요.
◆ 심상정> 우선 지금 진행되고 있는 위성 정당 경쟁은 훗날 민주주의 교과서에 한국의 정당 정치를 가장 후퇴시킨 역사로 기록될 겁니다. 정치 개혁이라는 30년간의 숙원이 단 3개월 만에 무너져버렸어요.
여야 4당 공조로 선거제 개혁을 밀고 온 한 사람으로서 정말 허탈하고요. 이 참담한 상황을 지켜보는 국민들께 송구스러울 뿐입니다. 정의당이 승리해야 정치 개혁을 지켜갈 수 있다는 그런 강한 사명감으로 남은 시간 임하도록 하겠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연동형 비례 대표제의 취지를 훼손하고 미래통합당이 비례형 정당을 만들자 더불어민주당에서도 연합 형태의 비례용 정당을 만든 건데 그거 만들면서 사실은 정의당한테 함께하자고 했었던 거잖아요. 그런데 끝내 정의당은 거절했습니다, 합류하지 않았습니다. 혹시 우리가 그때 좀 참여했었어야 됐나. 이런 얘기는 안 나와요?
◆ 심상정> 아까 초반에 최악의, 최저치라는 정의당 지지율을 말씀하셨는데 그건 지난주 초까지 상황이라고 봅니다. 위성 정당들의 꼼수 논란이 극대화됐던 입후보 등록을 전후한 시점부터는 지금 반등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그런 이유가 지난주 금요일 발표된 한국갤럽 조사에서는 비례 투표 정당 지지율이 9%였고요. 어제 발표된 경향신문 조사에서는 14.9%, SBS에서는 13.5% 기록했거든요. 좀 엇비슷한 흐름입니다. 그러니까 정당 지지도와 비례 투표 경향을 묻는 지지도가 차이가 나는데 결국은 선거일에 어떻게 투표할 것이냐를 보여주는 지표라고 봐요.
그런데 제가 말씀을 드리고 싶은 것은 이런 반등의 변화에 이유가 있다고 생각해요. 선거 연합당 논란이 생기고 정의당이 참여하지 않겠다고 할 때 그때까지만 해도 정의당이 원칙을 지키는 걸 굉장히 고집스럽다. 이렇게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았거든요. 그렇지만 선거 연합 정당에서 시민 사회 원로들이 버림받고 또 소수 정당인 녹색당, 미래당 모두 참여하게 되지 못했죠. 그리고 이제 입후보 등록 막판에 의원 꿔주기, 공천 개입. 이런 참 상상하기 어려운 일들이 일어나면서 정의당이 왜 원칙을 지켰는지 이해하시기 시작했다고 생각합니다.
위성 정당은 위헌 정당이거든요. 그리고 우리가 30년 동안 추진해 온 선거 제도 개혁을 훼손하는 그런 일이기 때문에 정치를 바꾸기 위해서 만들어진 정의당에서조차 이 원칙을 버린다면 아마 국민들의 정치 혐오가 더 심해지지 않았겠나 그런 생각을 합니다.
◇ 김현정> 원칙. 결국 원칙 없는 승리보다 좀 손해를 보더라도 원칙을 지키는 게 낫다고 그 당시도 판단했고. 지금 지지율 예상치에는 못 미친다고 하더라도 이 길이 맞다고 지금도 생각하신다는 말씀.
◆ 심상정> 김대중 대통령께서 예전에 그런 말씀을 하셨어요. 두렵지 않아서가 아니고 두렵지만 이 길이 우리가 가야 되는 길이기 때문에 간다. 그런 말씀을 하셨는데 저희가 이번 비례 정당 참여 여부를 둘러싼 고민의 심정이 꼭 그랬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대표님, 이대로 다음 총선도 치를 수 있을까요?
◆ 심상정> 바꿔야죠. 우리가 연동형 비례 대표제를 추진한 것은 왜 나를 대표하는 국회의원이 없나. 이 질문에서 시작된 거거든요.
◇ 김현정> 그러니까 이거 결국은 다시 돌아가야 되는 게 아니야? 예전 게 차라리 나은 게 아니야? 이런 얘기들을 하시는 분들이 계셔서요.
◆ 심상정> 그러면 결국은 이제 지금처럼 극단적인 대결 정치로 날을 세우는 그런 양당 정치로 돌아가는 거죠. 이 양당 정치를 가지고는 국민을 위한 정치가 가능하지 않다는 그런 확신 속에서 우리가 연동형을 추진한 것이고. 그동안 국민들의 다양한 목소리, 배제된 목소리도 국회에서 희망을 얻을 수 있도록 합의해서 만들어낸 정치 개혁 아니겠습니까?
30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더불어시민당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이종걸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박종민기자
◇ 김현정> 그런데 이렇게 꼼수가 나오고 이게 결국은 흐트러지지 않습니까. 이게 보완이 될까요?
◆ 심상정> 결국에는 국민들이 국회를 바꿔주실 때 가능할 것 같아요. 우리가 자유한국당이 그토록 개혁을 거부했지만 여야 4당이 어쨌든 힘을 모아서 최소한의 변화를 만들었는데 이조차도 지금 거대 양당에 의해서 이제 도루묵이 된 거 아니겠습니까?
그런 거라면 결국은 이 정치 개혁을 국회의원들이 해야 되는데 이 국회를 국민들이 바꿔주실 때 이제 두 당이 서로를 이기기 위해서 목숨 거는 정치가 아니라 다양한 국민들의 삶을 대표하는 그런 정치가 가능하게 된다. 결국은 국민들이 해결해 주셔야 합니다.
◇ 김현정> 원칙이 훼손된 총선판. 그 판 자체도 문제겠습니다만 정의당의 내부 문제를 지적하시는 분들도 적지 않아요. 비례 1번이라는 건 상당한 상징성을 갖는 건데 이번 정의당 비례 1번 후보는 온라인 게임 대리 논란이라는 참 이례적인 논란에 휩싸였고 결국 유권자 마음을 사로잡는 데 이게 실패한 거 아니냐. 정말로 정의당의 상징성을 갖는 것인가. 이런 지적들 어떻게 생각하세요?
◆ 심상정> 정의당이 후보 검증 과정에서 미숙함이 있었습니다. 국민 여러분께서 특히 정의당에 대한 잣대가 다른 당보다 더 높다는 것을 저희가 더 철저히 유념했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제 다른 당과 저희 당의 차이는 이제 번호를, 순번을 공천심사위원회나 이런 작은 단위에서 하는 게 아니라 당원과 13만 명이 참여하는 선거인단이 직접 투표를 해서 순번을 매겼거든요. 그런 점에서 이제 저희가 갖고 있는 특수성이 있다는 말씀을 드리고요. 다만 저희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년 정치를 위해서 그리고 사회적 약자들의 목소리를 위해서 1번, 2번, 11번, 12번을 청년 후보에게 전략 명부를 부여했습니다.
하여튼 다른 당처럼 여러 논란에 대해서 기민하게 대응하기는 구조적으로 좀 어려운 점이 있었다는 말씀을 드리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희가 지금 21대 국회에서, 국회 구성에서 고려해야 할 청년 정치 또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는 그런... 그 어느 정당보다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는 점을 꼭 좀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대리게임' 문제로 도덕성 논란이 된 정의당 류호정 비례대표 후보가 16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마치고 자리를 이동하고 있다. 윤창원기자
◇ 김현정> 지금 투표 방식의 아쉬운 점을 말씀하셨는데요. 그런 식으로 투표에 의해서 순위를 매기는 식의 비례 공천을 하다 보니까 표를 많이 모을 수 있는 어떤 특정 정파의 힘에 휘둘린 거 아니냐. 이런 지적이 나오더라고요.
◆ 심상정> 저희 이번 명부를 보면 처음에는 주로 노동조합 조직을 가진 분들이 다 앞 순위가 되지 않을까 하는 그런 전망들이 있었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이번 당선 가능성이 높은 순번에 청년, 여성, 장애인, 소수자 이런 분들이 골고루 배정이 됐고요. 오히려 앞 순위를 석권할 것으로 생각했던 조직 비중이 높은 이런 후보들이 대거 탈락했습니다.
다만 이게 청년들을 앞순위에 전략 명부로 배치하다 보니까 지금 논란이 된 이런 부분들과 관련해서 충분히 고려되지 못한 점이 있다. 그것은 전적으로 당의 후보 검증 과정에서의 미숙함이라고 생각을 하고요.
또 1번 류호정 후보의 이른바 롤 대리 논란은 저희 당에서도 사전에 검증을 했는데 이게 이제 대학교 저학년 시절의 일이었고 또 본인이 깊이 성찰하고 사과하고 책임져 왔기 때문에 우리 대한민국 정치 현실에서 만들어진 청년 정치는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다시는 그런 잘못을 반복하지 않으리라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에 저희가 이제 수용을 한 거죠. 저희 당에서 어쨌든 미숙한 부분을 잘 보완하고 또 청년 정치인들을 잘 훈련시켜서 국민들에게 믿음을 드릴 수 있는 훌륭한 정치인을 만들겠습니다.
◇ 김현정> 지금 미숙함이 있었다는 부분에 대해 사실은 인정을 하고 하지만 청년이니 기회를 주십시오. 저희를 믿고 잘 키우겠습니다. 지금 이런 말로 들립니다. 그런데 이제 1번이다 보니까 아무래도 더 그런 것 같아요. 당의 상징 1번이다 보니까 그런 부분들이 조금 더 부각이 되는 것 같은데. 아무튼 알겠습니다.
그런데 심 대표님, 지금 지역구 쪽이 녹록지가 않다는 얘기가 나와요. 고양갑 분위기는 어떤가요?
◆ 심상정> 고양갑 분위기도 좀 팽팽합니다. 아무래도 양당 구도의 쏠림 현상이 매우 크고 또 중앙 정치에서 양당의 대결 정치가 심화되니까 아무래도 양당 프레임으로 결집되고 있는 추세가 있습니다.
◇ 김현정> 사실은 민주당 후보와 이른바 범진보 단일화. 이럴 가능성은 지금 전혀 없는 거잖아요?
◆ 심상정> 당대당 인위적인 후보 단일화는 없다고 저도 어제 기자 간담회에서도 말씀드렸고요. 영남 지역같이 노동조합 후보의 특수성을 감안한 그런 작은 규모의 단일화는 있을 수 있다고 봅니다. 저를 비롯해서 또 우리 창원성산의 여영국 후보나 또 인천에서 지금 분투하고 있는 이정미 후보 다 반드시 승부를 볼 겁니다. 그런데 창원성산은 정의당의 그저 하나의 지명이 아니지 않습니까. 저희 진보 정치의 자존심이 되어 있는 지역이기 때문에 반드시 승부를 보겠다는 말씀드리고요.
◇ 김현정> 반드시 승부를 보겠다는 말씀이 단일화 가능성?
◆ 심상정> 반드시 승리하겠다는 말씀입니다. 이정미 대표는 이제 민경욱 후보랑 대결을 합니다. 질 수 없는 한판이고요. 여론 조사에서 단순 지지도에서는 어렵게 나오는 경우도 있는데 그러나 민경욱 후보를 이기기 위한 경쟁력은 더 높게 나오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다른 당 얘기기는 합니다만 1분 남았는데 이거 하나 질문하고 갔으면 좋겠어요. 미래통합당에는 김종인 대표가 다시 합류를 했습니다. 총괄 상임선대위원장. 쭉 오랫동안 정치계에 계셨던 분으로서 이 컴백은 어떻게 보세요? 얼마나 효과가 있을 걸로 보세요?
◆ 심상정> 이번에 코로나19 대책 말씀하시는 걸 보니까요. 이분이 과거에는 전형적인 대표적인 확대 재정론자셨거든요. 그리고 정부의 역할을 강조하는 분이었는데 지금 기재부의 재정 건전성을 말하고 계시더라고요. 과거에 이제 선거 기술자로서 의미가 있으셨을 때는 늘 앞을 보셨던 분인데 지금은 과거를 보고 계신 게 아닌가. 좀 그렇게 생각합니다.
◇ 김현정> 그분이 어쨌든 선거에 손대면 좀 다 잘 됐거든요, 그쪽이. 이번에는 효과 없을 거라고 보세요?
◆ 심상정> 그거는 그분이 앞을 보는 전망이 있으셨기 때문에 좋은 성과를 만드셨다고 봤는데요. 이번에 코로나19 대책을 말씀하시는 걸 보니까 지금 국민의 삶을 위해서 지금은 500조, 1000조를 아끼기 위해서도 50조, 100조 이렇게 쏟아 부어야 될 때입니다, 지금은. 그런데 지금 기재부가 이야기하는 재정 건전성 논리를 말씀하시는 걸 보면서 실망이 컸습니다. 이분이 예전에는 앞이셨는데 지금은 과거이구나.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 김현정> 지금은 뒤를 보는 게 아니냐. 여기까지 오늘 말씀을 나누죠. 조금 전에 심상정 대표께서 밝힌 그 여론 조사 내용은 한국갤럽이 24일 한 거 그리고 매트릭스리서치가 27일 실시한 조사고요. SBS가 입소스에 의뢰한 28일 여론 조사도 말씀하셨습니다.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여러분 참고하시면 자세한 내용 보실 수 있겠습니다. 심 대표님, 오늘 고맙습니다.
◆ 심상정> 감사합니다.
◇ 김현정> 정의당 심상정 대표였습니다.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김현정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