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서울 시내 한 영화관이 한산한 모습이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우리나라 최대 멀티플렉스 CJ CGV가 전국 직영점의 30%에 대한 영업을 중단한다.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운영난을 극복하기 위한 고육책이다.
26일 CGV에 따르면 전국 CGV 직영점 116곳 가운데 30%에 해당하는 35곳이 오는 28일부터 휴점에 들어간다.
영업을 중단하는 극장은 서울 △대학로 △명동 △수유 △청담씨네시티 △피카디리1958 △하계점, 경기 △김포풍무 △의정부태흥 등이다.
운영을 이어가는 극장 역시 일부 상영관만 운영하는 '스크린 컷 오프'(Screen cut off)에 들어가며, 용산아이파크몰·왕십리·영등포점을 제외하고 하루 상영회차를 기존 7회 이상에서 3회차(9시간)로 줄인다.
이와 함께 모든 임직원이 주 2일 휴업에 들어감으로써 주 3일 근무 체제에 돌입하는데, 고통 분담을 위해 대표 30%·임원 20%·조직장 10% 비율로 연말까지 월 급여를 자진 반납하는 한편 휴업에 따른 휴업수당을 지급한다. 또한 희망하는 임직원에 한해 무급 휴직을 시행하고, 근속 기간 10년 이상 근무자에 대해서는 희망퇴직을 받는다.
CGV는 입점해 있는 모든 극장의 임대인에게 임차료 지불 유예를 요청할 계획이다. 향후 6개월간 임차료 지급을 보류하고, 정상화 이후 12개월간 분할 지급한다는 것이다.
올해 새로 문을 열 예정이던 6곳 극장은 내년 상반기로 개장을 미뤘으며, 리뉴얼 예정이던 2곳의 투자 계획도 전면 보류했다.
CGV 측은 "임차료·인건비 등 고정비 부담이 높은 극장 사업 특성상 오는 5월까지 주요 신작들이 없는 상황에서 부분 중단보다 모든 극장의 영업을 중단하는 것이 더 맞는 상황"이라면서도 "영화관 매출을 영화업계 전체로 분배하는 수익 구조상 영화관 매출 급감은 영화 투자·제작·배급 등 전 분야의 고사로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 아래 우선 35개 직영 극장만 휴업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 집계에 따르면 하루 영화관객수는 22일과 23일 이틀 연속 2만 명대까지 떨어졌다. 이는 집계가 시작된 2004년 이래 가장 낮은 수치다.
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 한국독립영화협회, 한국영화감독조합, 영화수입배급사협회, 여성영화인모임, NEW,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씨네Q 등 총 19개 단체와 극장 체인은 이날 공동 성명을 내고 "영화 관람객은 하루 2만 명 내외로 작년보다 85% 감소하며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들은 정부에 △영화산업을 특별고용지원 업종으로 선정 △영화산업 피해 지원을 위한 정부의 금융 지원 정책 시행 △정부의 지원 예산 편성·영화발전기금 긴급 투입 등을 요청했다.